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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해제 6개월 "제재완화 더 적절한 표현…현실직시해야"

송고시간2016-07-11 18:11

금융 거래 제한 여전해…과실 송금 어렵고 현금 수송해야

이란 경기 안풀려 한국 수출액은 오히려 40% 감소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핵협상 타결로 올해 1월16일 대(對)이란 제재가 해제된 지 6개월이 지난 7월 현재 테헤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분위기는 '예의주시'로 요약할 수 있다.

제재해제 초기엔 이란발 호재가 쏟아질 것 같은 기대가 높아져 너도나도 뛰어들어보려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지에선 "제재해제가 아니라 '완화'가 현재 상태로선 적절한 표현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까닭은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가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대이란 제재를 풀면서도 미국인과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우선제재)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수출입대금과 외환 거래 시 달러화를 거쳐야 하는 한국 기업으로선 여전히 제재에 묶인 셈이다.

유럽 주요 금융기관은 제재 대상이 아니지만 미국 재무부가 확실하게 유권해석을 하기 전까진 이란과 거래를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란 외무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란은 한국과 금융 거래할 준비가 다 됐다"며 "자금 송금 문제는 한국이 미국과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우회로인 원화결제계좌를 우회적으로 운영하고는 있지만 이란산 원유 수입대금을 국내 수출기업이 이용하는 방식으로 자금거래 규모가 제한되고 이란중앙은행과 협의해야 해 지속적인 방법으로 보긴 어렵다.

최근 실물의 수출대금 외에도 이란 주재 지사의 운영비, 임대료, 인건비 등 일부 자본거래가 허용되긴 했으나 아직 이란에 진출한 기업이 이를 실제로 이용해 본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를 이용하면 이란의 이중환율제 탓에 15% 정도의 환차손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은 복잡한 절차와 인근 두바이에 열어놓은 계좌로 한국 본사가 송금하면 두바이로 정기적으로 건너가 현금을 뽑아 테헤란으로 직접 들고오는 방법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본격적으로 '이란 진출'이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지분취득, 시설투자, 부동산 취득 비용의 송금은 논의 중이다.

테헤란에 지사 설립을 추진 중인 A사 관계자는 "금융 제재가 여전해 이란에서 발생한 수익을 한국으로 보낼 방법이 없다"며 "하루빨리 원화-유로화 결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핵협상 타결로 미국의 제재가 풀린 이란인과 기업은 466개로, 아직 590개가 미사일, 인권, 테러지원 등 대이란 제재에 묶여있다. 유럽연합(EU)의 제재 역시 330개가 해제됐지만 315개가 제재 대상으로 남아있다.

이런 이유로 이란에서 발생한 수익을 본사로 보내는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

프랑스의 한 대기업은 이란에 함께 진출한 프랑스의 다른 기업과 현지에서 손실을 상계하고 이를 프랑스 본사끼리 정산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높은 수수료를 무릅쓰고 사설 환전업자를 통해 본국으로 송금하거나, 중국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이란에서 중국으로 송금하고 이를 다시 두바이로 보내는 국제 거래를 이용하는 회사도 생겨났다.

이란에 지사를 세운 B사 관계자는 "부품을 수출해 이란에서 완제품을 조립해 판매하는 경우, 부품의 수출단가를 부풀려 아예 이란에서의 수익을 장부상 '0'으로 만들어 송금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방법도 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재해제 뒤 한국의 대이란 수출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1∼5월 대이란 수출액은 1억4천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0.1% 감소했다. 수출품목도 다변화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코트라 테헤란무역관은 "제재해제로 변화가 감지되긴 하지만 이란 경제가 아직 어려워 한국의 수출이 줄었다"며 "이란중앙은행이 다른 외화와 균형을 맞추려고 원화 할당을 대폭 늘리지 않는 것도 수출이 제한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이란의 대한국 수출은 원유 수출량이 배 이상 증가한 덕분에 1∼5월 12억5천1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1% 늘었다.

저유가 장기화로 이란 정부의 재정 사정이 여의치 않다 보니 사업대금을 바로 회수할 수 없는 애로사항도 생겨났다.

병원 설립을 추진 중인 C사 관계자는 "사업비의 10% 정도만 이란 정부가 대고 나머지는 한국의 수출지원 자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이란 측에서 사업비는 병원을 운영해서 나온 수입으로 장기간 회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와 건설 사업을 논의 중인 D사 관계자는 "사업비 대신 국유지나 상가운영권을 양도하거나, 이란 리얄화로 사업비의 일부를 주겠다고 하더라"며 "이런 방법이 처음이고 이란 현지 사정을 잘 알지 못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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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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