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프로야구> "보크는 몰라도, 응원가는 술술 나와요"

목청껏 응원가 부르다 보면 3시간도 순식간
지난해 KBO가 지불한 응원가 저작권료는 3억원
10개 구단 응원가 모아놓은 앱도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사직야구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노래방입니다."

응원가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야구장을 함축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

선수가 타석에 등장하면, 야구팬은 자리에서 일어나 '떼창(떼 지어 함께 노래 부르는 걸 표현한 말)'에 들어간다.

안타가 나오면 응원가는 환희의 외침으로 변하고, 아쉽게 호수비에 걸리면 긴 탄식이 터져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한국 야구장의 이러한 모습을 '떠들썩한 외침과 오징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야구장은 엄청나게 시끄러우면서도 조직적인 응원가가 함께 어우러진다. 마치 축제 현장과도 같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선수마다 등장음악은 있다.

일본 역시 선수마다 등장음악과 응원가가 있지만, 다 같이 목청껏 노래하는 응원가는 한국 야구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다.

올해 고척 스카이돔 연간 회원을 신청한 허형민 씨는 "솔직히 보크 몰라도 야구 보는 데 아무 문제 없지만, 응원가를 모르면 야구장에서 큰 재미를 놓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야구팬을 사로잡은 응원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응원가, 이렇게 만듭니다 = 2013년부터 넥센 히어로즈 응원단을 맡은 김정석 응원단장은 "대부분의 응원가는 각 구단 응원단장이 만든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응원가는 최신 유행가부터 트로트, 팝송까지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유일한 조건이 있다면 다들 따라부르기 쉽고, 중독성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정석 단장은 "비시즌에는 새 응원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래를 듣는다. 우선 따라부르기 쉽고, '떼창' 유도가 쉬운 노래가 좋다. 그런 곡들을 미리 선별해놨다가 새 응원가가 필요할 때 선수 이미지에 맞춰서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선수의 특징도 응원가를 고르는 데 영향을 준다.

김정석 단장은 "발 빠른 선수한테는 빠른 노래를 붙여주고, 거포는 웅장한 곡을 응원가로 만든다. 이렇게 곡을 정하고, 또 가사를 붙이면 편곡과 녹음은 전문 스튜디오에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응원가는 응원단장과 스태프의 합작품이다.

간혹 응원가가 마음에 들지 않아 교체를 희망하는 선수도 나온다.

김정석 단장은 "2년 전 강정호 선수가 '내 응원가에 넥센이나 히어로즈라는 단어가 안 들어간다. 두 단어를 넣어서 새 응원가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수가 요청하면 응원가도 바꿔준다"고 귀띔했다.

◇ 응원가, 다 같이 따라 해요 = 새로 응원가를 만들었으면, 그다음은 야구팬의 귀를 사로잡아야 한다.

응원단장은 입을 모아 "야구장에 왔다가 집에 가는 길에 자꾸 따라부르게 되는 응원가가 가장 좋은 곡"이라고 말한다.

보통 응원가는 한 곡에 15초 안팎이고, 이마저도 같은 가사를 반복하는 형태라 야구장을 자주 찾는 팬은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쉽게 따라부를 수 있다.

넥센은 올해 고척 스카이돔으로 보금자리를 옮기면서 왼쪽 펜스 뒤에 4억원을 들여 보조 전광판을 설치했다.

야구장을 찾은 팬이 쉽게 응원가를 따라부를 수 있도록 가사와 응원 유도 문구를 노출하는 게 주요 기능이다.

인천 SK 행복드림구장·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등에 설치한 띠 전광판 역시 관객이 쉽게 응원가를 따라 부르도록 계속해서 응원가 가사를 노출한다.

최근에는 10개 구단 응원가를 모두 모아 들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구단과 선수를 골라 손가락 끝으로 살짝 누르면, 언제 어디서든 야구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응원가, 공짜는 아닙니다 = 노래의 일부분만 잘라낸 뒤 새로 가사를 써서 붙이지만, 프로야구 응원가도 저작권료를 지불한다.

작년 KBO가 저작권 관련 3개 단체에 지불한 총 저작권료는 3억원이며, 10개 구단이 동일하게 3천만원씩 부담했다.

KBO의 마케팅 사업을 담당하는 KBOP 최원준 팀장은 "원래 입장수익이 많은 팀이 더 많은 저작권료를 내야 하지만, 구단 협의에 따라 같은 액수를 내기로 했다. KBOP는 각 구단에 돌아가야 할 수익사업 관련 배당금에서 저작권료를 공제해 대신 저작권 단체에 지불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KBO 총 입장수입은 약 730억원이었는데, 저작권료 3억원은 0.4% 정도다.

입장수입만으로 구단 운영을 하는 건 아니지만, 팬이 지불한 야구장 입장료에 저작권료가 포함된 셈이다.

1만원짜리 자리에 앉는다고 해도 저작권료는 수십 원에 불과하지만, 응원가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단순히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들다.

<프로야구> "보크는 몰라도, 응원가는 술술 나와요"1
<프로야구> "보크는 몰라도, 응원가는 술술 나와요"2

4b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8 12:03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AD(광고)
광고
AD(광고)

위키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