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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하나다"…선구적 과학자 훔볼트 전기 출간

송고시간2016-07-11 16:15

신간 '자연의 발명'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훔볼트는 자연을 '죽은 집합체'가 아니라 '살아 있는 전체'라고 불렀다. 그는 생명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유기적인 힘이 늘 작동한다고 말했다."

근대 지리학의 창시자이자 시대를 앞서간 과학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1769∼1859)는 자연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개별적 사건으로 보지 않고, '생명망'(Web of life)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결과로 해석했다.

그는 자연을 여러 색실로 짠 직물인 태피스트리에 비유하면서 실 하나를 갑작스럽게 잡아당기면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인이 당연시하는 자연관을 고안한 훔볼트의 생애를 정리한 전기인 '자연의 발명'이 출간됐다. 저자인 안드레아 울프는 훔볼트를 '잊힌 영웅'으로 평가하면서 그의 사상을 재조명한다.

지금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훔볼트는 '나폴레옹 다음으로 유명한 사나이'로 불릴 만큼 당대에 명성이 자자했다. 찰스 다윈은 "훔볼트가 없었다면 비글호를 타지도 않았을 것이고, '종의 기원'을 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독일 프로이센의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모친을 여의고 3년이 지난 1799년 스페인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그는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5년간 각지를 탐험했다.

당시 유럽 사람들이 가장 높은 산으로 생각했던 해발 6천400m의 침보라소 산에 올랐고, 열대우림에서 다양한 생물을 관찰했다. 또 안데스산맥을 넘으면서 고도에 따라 식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러한 훔볼트의 경험은 기후대, 식생대라는 개념으로 발전했다.

인구가 많지 않고 자연이 잘 보존돼 있던 남미를 돌아다니면서 훔볼트는 인간이 기후를 변화시키는 악한 존재인 반면, 숲은 대기에 수분을 공급하고 토양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훔볼트는 정치·사회 문제와 환경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고, 식민지는 불평등과 환경 파괴를 초래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저자는 훔볼트를 완벽한 인간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그는 남아메리카 혁명을 지지하면서도 프로이센의 왕을 섬겼고, 자유와 평등을 강조하는 미국 체제에 감탄했지만 노예제는 비판하는 양면성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훔볼트가 환경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한다.

자연을 예찬하고 문명을 비판한 책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신의 생각이 훔볼트의 자연관에 기초하고 있다고 고백했고, 레이철 카슨이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역설한 '침묵의 봄'도 훔볼트의 사상과 맥이 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훔볼트는 뉴턴이나 콜럼버스처럼 세계관을 바꾼 사람이지만, 그의 자연관이 우리의 의식 속에 깊이 스며들면서 집단기억에서 사라졌다"며 "기후변화가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훔볼트를 우리의 영웅으로 삼아야 할 적기"라고 말한다.

생각의힘. 양병찬 옮김. 648쪽. 2만5천원.

"자연은 하나다"…선구적 과학자 훔볼트 전기 출간 - 2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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