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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폭력현장 '라이브 비디오' 적절한가?"

송고시간2016-07-11 15:33

WSJ "엄청난 사회 파급력·미지의 영역…업계 새로운 도전 직면"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최악의 일주일이었다".

지난 5일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에서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이 경찰관의 총격에 피살되고 6일에는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또 다른 흑인 남성 필랜드 캐스틸이 경찰의 총을 맞고 숨졌다. 이어 7일 밤에는 댈러스에서 흑인들의 반 경찰 항의 시위 중 저격범의 총탄에 경찰관 5명이 사망했다. 지난 주말에는 미전역에서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단체가 주도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5일 숨진 스털링을 추모하며 경찰의 과격 진압을 비난하는 배턴 루지 시위 현장에서는 이 운동의 대표적 활동가 디레이 매케손을 포함해 125명이 체포됐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담긴 실시간 영상과 그래픽 비디오는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마치 들불처럼 퍼져 나갔다.

SNS를 통해 나쁜 뉴스나 그래픽 이미지들이 전파되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과거 공유의 차원에 머물렀던 것이 이제는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다는 것이 큰 차이다. 미국의 IT 전문매체인 리코드는 "이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불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라이브 비디오'가 가능하게 됐다는 것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느 곳에 있는 누구라도 지금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가 더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뒤늦게 알게 되는 '수동적 뷰어'가 아니라 바로 그 순간 발생하고 있는 일들의 목격자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라이브 비디오는 소셜미디어 사이트의 새로운 영역이다. 이 서비스가 시작된 후 지난 1년 동안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간, 살인, 자살 등을 다룬 폭력적 행동이 생중계된 것은 최소한 18차례나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라이브 비디오는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알 수 없던 일들, 통상적으로 숨겨질 수 있었던 것들을 세상에 드러내기도 하지만, 무슨 일인지 파악도 되지 않는 일들을 갑작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뷰어들에는 충격적이고 고통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총격이나 경찰관 저격 같은 폭력적 상황을 다룬 실시간 비디오가 아무런 여과장치도 없이 서비스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은 간과할 수 없다고 WSJ는 강조했다.

"소셜미디어 폭력현장 '라이브 비디오' 적절한가?" - 2

페이스북 측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이 회사는 9일 게시물을 통해 "페이스북의 라이브 비디오는 새롭게 성장하는 포맷"이라면서 "우리는 지난 몇 달간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이을 토대로 새로운 향상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향상을 위한 조치 중 하나는 생방송으로 흐르는 게시물에 뷰어들의 부적합 표시가 뜨고 그것이 회사의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곧바로 이를 삭제하는 조치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록 부적합 표시가 뜨지 않은 게시물이라 할지라도 확산 속도가 빨라 뷰어 수가 일정 숫자 이상에 이른 생방송 물에 대해서는 곧바로 적합성 여부에 대한 실사에 들어가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트위터 역시 페리스코프를 통해 방영되는 실시간 비디오 클립들에 대해 공격적 행동 여부를 자동으로 판단하는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실시간 생방송 물이 해당 회사의 기준에 저촉되는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5월 미국 플로리다 거주 30세 남성이 자신을 병원 시설에 감금하려는 경찰관들과 3시간 동안 대치극을 벌인 장면이 페이스북에 생중계됐다. 그는 경찰을 향해 "나를 쏴라. 당신들은 죽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건 나 혼자만이 아닐 것이다"라며 위협했다.

이를 놓고 폭력성 문제가 제기됐지만, 페이스북은 이 비디오가 자신들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 아무런 경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경찰의 폭력을 즉각적으로 노출하는 실시간 동영상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경찰의 잔혹성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연합 대표 미셸 그로스는 "이런 종류의 실시간 정보의 활용은 (우리들의) 운동을 더욱 활성화 시킨다"며 옹호 입장을 보였다.

하루 수억 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실시간 생중계는 아직 역사가 1년도 채 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라이브 비디오'는 어쩌면 가장 강력한 미래 방송의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 정신은 "일단 출범시켜라. 문제가 있으면 나중에 고치자"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문제를 떠나 사회와 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문제를 실리콘 밸리에만 맡겨도 되는지는 곱씹어 봐야 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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