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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우려스러운 아베의 개헌 움직임

송고시간2016-07-11 14:55

(서울=연합뉴스) 10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연립여당을 비롯한 개헌 지지 세력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일본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종 개표 결과 자민·공명·오사카유신회·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개헌파 4개 정당은 선거 대상 121석 가운데 77석을 확보해 기존 의석 84석을 포함하면 161석으로 의석이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개헌을 지지하는 무소속 의원 4명을 더하게 되면 개헌파의 참의원 의석수는 165석으로 개헌 발의에 필요한 162석을 넘어선다.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현재 중의원에서도 개헌 발의가 가능한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범 국가'의 굴레를 벗고 군대 보유와 전쟁 수행이 가능한 '보통 국가'로 탈바꿈하는 것은 전후 일본 보수세력의 일관된 꿈이었다. 자민당은 이미 지난 2012년 군대 보유와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의 변경 등을 핵심으로 하는 헌법 개정 초안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헌법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 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거쳐 국민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안팎의 여건은 '임기 중 개헌'을 공언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유리한 국면이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듯 경제 성과에 힘입은 아베 총리의 인기는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이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 등은 일본의 재무장에 힘을 실어 주는 명분이 될 수 있다. 최대 우방인 미국도 일본의 '안보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국내 여론은 아직 개헌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NHK가 10일 벌인 투표소 출구조사에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응답과 '필요 없다'는 응답은 각각 33%와 32%로 팽팽했다. 나머지 유권자들은 '어느 한쪽을 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당시 조사 때에 '필요 없다'는 응답이 25%였던 것과 비교하면 헌법 개정에 대한 유권자의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늘었다. 일본 정가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우선 대규모 재해 때 총리 권한을 강화하는 '긴급 사태' 조항과 환경권 조항 등 거부감이 적은 부분을 반영하고 추후 헌법 9조를 개정하는 '2단계 개헌론'도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편법이 통할지는 의문이다. 더욱 근본적으로는 일본이 '보통 국가'가 되기 위한 필수적 전제라고 할 과거사 반성과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 문제가 있다.

전후 일본 정부 차원에서 과거의 침략에 대해 사과한 적이 몇 차례 있었지만, 이 나라의 보수 우익세력은 그때마다 퇴행적인 언동으로 어깃장을 놓기를 반복해 왔다. 때마침 한국에서는 15살에 일본군에 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던 유희남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살아생전에 일본의 진실한 사과를 듣고 싶다'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가운데 생존자는 겨우 40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일본 일각에서는 돈 몇 푼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치부하고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에 관해 있지도 않은 '합의'를 들먹이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것이 일본의 '복심'이라면 일본은 여전히 '전범국가'라고 해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이웃 국가의 신뢰와 존경을 얻는 것이 우선이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웃 나라 국민까지 전쟁의 참화에 몰아넣은 과거 '대일본제국'의 역사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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