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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공급률 높이자" 출판사 요구에 서점가 반발

송고시간2016-07-11 14:07

문학동네, 도매가 비율 60%→63%…"온라인서점 공급률 인상이 목표"

서점조합연합 "일방적 통보 유감…대책위 구성해 논의"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김계연 기자 = 출판사 문학동네가 도서 공급률을 전격 인상해 서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공급률은 출판사가 서점에 공급하는 책값의 정가 대비 비율을 말한다.

서점 입장에서는 공급률이 오를수록 마진이 줄어든다. 정해진 공급률은 없고 출판사와 서점이 협의해 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 손꼽히는 대형 출판사인 문학동네의 공급률 인상은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양측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11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문학동네는 이달 1일 도매서점에 공급하는 문학 서적의 공급률을 60%에서 63%로 인상했다. 출판사와 직거래하는 온라인·대형 서점을 제외한 중소형 서점들은 도매서점의 마진 10%를 더해 정가의 73%에 책을 공급받는 셈이다.

"도서 공급률 높이자" 출판사 요구에 서점가 반발 - 2

문학동네는 애초 5%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3% 인상을 사실상 통보했다. 학술서적은 75%에서 73%로, 인문서는 70%에서 68%로 각각 내렸지만 문학 서적에 비하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떨어진다.

서점들은 즉각 반발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문학동네의 일방적 통보는 유감"이라며 "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판사들은 그동안 공급률 인상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할인폭이 최대 15%로 제한됐지만 공급률이 같다면 줄어든 할인폭만큼의 이익은 고스란히 서점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서정가제로 전체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경영난이 갈수록 심해져 공급률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출판사들의 입장이다.

문학동네는 "오래 전부터 공급률을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출판사 못지 않게 어려운 서점 상황 때문에 미뤄왔다"며 "출판 활동을 지속하고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문학동네는 온라인·대형 서점 공급률 인상이 주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대형 서점은 도매 서점보다 다소 높은 공급률로 책을 매입해왔다. 도매가를 그대로 두고 온라인·대형서점 공급률만 높일 경우 가격 차이가 더 벌어져 대형서점들이 직거래를 포기하고 도매서점에서 책을 공급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동네는 "그렇게 되면 출판사는 대부분 책을 도매서점 공급률인 60%에 판매하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는 출판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질 낮은 출판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중소형 서점이 도매 공급률 인상에 따른 손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반면 정작 온라인·대형 서점 공급률은 인상이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주요 온라인·대형 서점들은 문학동네로부터 도매와 같은 폭의 인상안을 제시받았지만 협의가 필요하다며 유보하고 있다. 판매량을 무기로 공급률 인상을 저지하거나 인상폭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문학동네에서 공문을 보내와 논의를 해보자고 답신한 상태다. 공급률 조정은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지만 협의를 해야지 공문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학동네가 공급률을 올리면 대형서점도 타격이 굉장히 크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협상에는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학동네는 일종의 '상생 방안'으로 중소형 서점에 직거래를 제안했다. 도매를 거치지 않고 선입금 조건으로 정가의 68%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중소형 서점과 도매 서점 양쪽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중형서점 관계자는 "재고로 쌓일지 모르는데 누가 현금을 주겠느냐. 횡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도매서점 역시 직거래 확산하면 도매상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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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공급률 인상은 도서정가제로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왜곡된 가격구조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이어서 당분간 출판계 전반에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73개 주요 출판사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최대 30∼40% 급감하고 영업이익도 0.4% 줄었다. 예스24 등 온라인·대형 서점의 경우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영업이익은 최대 144% 늘었다.

창비 등 일부 출판사도 최근 문학동네처럼 온라인·대형 서점을 겨냥해 도매 공급률을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동네는 "온라인 서점의 공급률 인상에 출판계의 사활이 걸렸다"며 "중형서점과 동네서점이 살아나려면 출판 유통이 개선돼야 한다. 중간유통 단계를 축소하든지, 중간 마진을 줄이고도 유통 가능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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