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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석유업체들, 이라크 침공 전 석유이권에 관심

송고시간2016-07-07 10:11

美, '협력 정부' 업체들 배려 사전 약속 <칠콧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염불보다 잿밥?".

영국의 주요 석유업체들이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에 앞서, 사담 후세인 정권 축출 후 이라크 유전 지대 이권 확보를 위해 정부에 적극 로비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국도 이라크 침공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사후 유전 이권 계약 과정에서 러시아 기업들을 '배려'하기로 사전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량살상무기(WMD) 때문이라는 대외적인 명분과 달리 실제로는 석유 자원 확보가 이라크 침공의 또 다른 배경 가운데 하나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앞서 공개된 영국의 이라크 침공에 관한 '칠콧 보고서' 문서들을 인용해 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P)과 로열더치셸 등 영국의 주요 석유업체들은 이라크 침공 수개월 전 미국과 러시아 측이 사전 협상을 벌이고 있음을 파악하고 영국 정부에 후세인 정권 붕괴 후 이라크 유전에 대한 영국 업체들의 이익을 확보해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BP와 로열더치셸 대표들은 이라크 침공 5개월 전인 2002년 10월 엘리자베스 사이먼스 당시 무역장관을 방문, 이라크 전후 재건 과정에서 그들의 잠재적 역할을 논의하는 가운데 특히 미국 측이 영국을 배제한 채 러시아를 포함한 석유 관련 업체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영국 관리들의 보고에 따르면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예프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총리와 만나 "계약 입찰에서 미국의 이라크 정책에 협력적인 나라들을 보다 호의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먼스 장관은 석유업체들의 요청에 영국의 이라크 정책은 상업적 이득 목표가 아닌 대량살상무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한편으로 당시 잭 스트로 외교장관을 만나 업체들의 '왕따' 우려를 전달하면서 이를 시급한 사안으로 다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업체들이 이라크 석유와 가스전 개방에 따른 일부 과실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을 벌인 사실은 칠콧 보고서 여러 곳에 나타나며, 당시 영국 정부는 이라크 참전 동기가 석유 때문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한편으로 사후 에너지 확보 경쟁에서 자국 업체들이 실패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정부 문서가 영국 업체들의 계약 확보를 (이라크 정책의)'2차 목표'라고 언급하고 있는 데 대해 크리스토퍼 메이어 당시 주미 영국 대사는 " 이 문제가 실제 영국의 전후 이라크 계획에서 최우선 사안이 돼야 했었다"면서 "영국이 영향력을 가지려면 블레어 총리가 부시 대통령과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라크 침공 수년 후 미국의 에너지업체들이 이라크 석유시장에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영국 업체들과 각료 및 관리들의 좌절감이 높아졌으며 이에 잭 스트로 외교장관은 블레어 총리에게 영국 업체들 건을 부시 미 대통령에게 강력 압박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레어 총리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과 경쟁하고 있는 독일 지멘스 그룹 영국지사의 이라크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우려를 부시 대통령에 제기했으며 수주 후 미국 주도의 이라크 당국의 지멘스에 대한 태도가 우호적으로 변했다고 문서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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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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