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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밖에서도 품위 유지'…MLB·KBO, 점점 엄해지는 규제

송고시간2016-07-07 10:06

MLB '가정폭력·성폭력·아동학대 방지 협약'…무혐의 처리에도 징계

KBO도 음주운전, 사회적 물의 사건에 강경 조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선수들의 '경기장 밖 생활'에 관대한 편이었다.

사건에 연루됐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징계하지 않았다.

추신수(34)는 2011년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구류 27일에 집행유예 1년, 벌금 675달러를 선고받았으나 메이저리그는 출장정지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에 한 해 엄격한 제재조항을 만들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는 지난해 8월 22일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했다.

토니 클락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선수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 아들, 남자친구다. 어떤 폭력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는 대체로 가정폭력, 성폭력 등 사건이 일어나면 사법 처리가 나온 뒤 움직였다.

하지만 협약 이후 어느 정도 혐의가 밝혀지면 사무국이 먼저 나서, 중징계를 내렸다.

올해에만 여자 친구를 폭행한 의혹을 받은 아롤디스 채프먼(30경기)과 아내를 폭행한 호세 레예스(51경기), 실내에서 여성을 폭행한 엑토르 올리베라(82경기)가 중징계를 받았다. 채프먼과 레예스는 수사기관이 '무혐의'로 결론 내렸음에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관용은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대한 규제를 명문화한 건, KBO가 더 빨랐다.

KBO는 2015년 1월 13일 규약을 손보며 '품위손상행위'의 제재 내용을 구체화했다.

야구규약 151조 3항에 '기타 인종차별, 가정폭력, 성폭력 등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처분, 직무정지, 참가활동정지, 출장정지, 제재금 부과 또는 경고 처분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KBO 선수들도 성폭행,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적이 꽤 있다.

하지만 아직 KBO가 이 문제로 상벌위원회를 연 적은 없다.

KBO가 징계를 내리기 전, 구단이 방출 등 강경한 조처를 했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고 팬들에게도 알려지지 않아, 상벌위원회에 회부할 명분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다양한 소식이 전파되는 시대다.

KBO 관계자는 "무조건 숨겨서 되는 시대가 아니다. 진위를 파악하고 징계를 내리고, 차후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는 걸 막는 게 최선"이라며 "물론 징계에 앞서 사실 여부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성우 징계'가 이런 과정을 거쳤다.

KBO 상벌위원회는 지난해 11월 2일 프로야구 선수와 관계자의 명예 훼손 논란을 부른 케이티 위즈 포수 장성우에게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과 사회 봉사활동 12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상벌위원회는 "장성우가 프로야구 관계자들을 비방하는 내용을 SNS에 직접 올린 것이 아니라 타인을 통해 사적인 대화가 노출되었다고 하지만, 해당 사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본인이 이를 대부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케이티는 50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2천만원을 부과하며 징계 수위를 더 높였다.

음주운전에 대한 상벌위원회 결과를 보면 KBO가 '경기장 밖 행동'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KBO는 음주운전을 하다 접촉 사고를 낸 LG 투수 정찬헌에게 시즌 잔여경기(63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했다.

도박에도 강경하다. 물론 이 부문에서는 '수사기관의 판단'이 중요하다.

KBO는 임창용(KIA 타이거즈)은 물론, 해외리그에서 뛰던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도 KBO 복귀 시 해당 시즌 50% 출장정지 처분을 했다.

둘은 해외원정 도박 파문 혐의로 벌금 1천만원을 냈다. KBO는 사법 처리 과정을 지켜본 뒤 징계 수위를 확정했다.

성폭력, 가정폭력 등에 대한 처벌은 최근 사례가 없어 명확하지 않다.

KBO 관계자는 "(성폭력 혐의로 미국 시카고 경찰 조사를 받는)강정호의 사례에 대해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렇다면 채프먼, 레예스처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수사기관이 무혐의 처리한 사건은 어떻게 처리할까.

KBO 관계자는 "벌금형 등 확실한 결과가 나온 뒤 상벌위원회를 여는 게 최선"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피해자와 합의 등으로 법적인 처벌을 면했어도 리그 전체의 품위를 훼손했다면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모호한 부분은 시즌 종료 뒤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장 밖에서도 품위 유지'…MLB·KBO, 점점 엄해지는 규제 - 2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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