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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또 연구…이제는 상용화가 필요할 때"

송고시간2016-07-07 09:15

GRDC 협의회 "창조경제 달성하려면 연속성 있는 연구·개발 지원정책 필수"

(댈러스=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말로만 창조경제를 외친다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상용화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기초연구에 있어 한국의 최대 약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서울성모병원과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글로벌 의료기술 사업화를 위한 연구 협약'을 성공적으로 이끈 해외우수연구기관 유치 사업(GRDC·Global Research and Development Center) 협의회 전문가들은 6일 댈러스 텍사스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GRDC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정상급 연구기관을 유치함으로써 한국에 '글로벌 연구·개발 허브'를 구축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9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한전건 GRDC 협의회장(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은 "이번 스탠퍼드대학과 연구 협약 체결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GRDC 사업을 바탕으로 전 세계 각지에 분포해 있는 우수연구기관과 합동연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합동연구가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이제 우리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구 분야에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아직 갈 길이 먼 한국이 격차를 조금이라도 좁히기 위해서는 각종 연구사업 지원의 연속성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태석 가톨릭대학교 생체의공학연구소 소장은 "의료기기, 제약, 바이오 산업을 정부가 신성장동력 분야로 인정하고 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료기기 산업을 예로 들자면 벤처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하다가 인허가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부도가 나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이 단계를 벤처 또는 중소기업이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전건 회장도 "일본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기초연구 분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정부가 연구사업 지원이 끊기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가 선진국보다 자금력과 연구기술이 부족한 한국의 현주소를 망각하고 단기간 내 결과물만 내놓기를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전건 회장은 "대표적인 예로 플라즈마와 관련된 연구의 경우 일본이 3세대에 돌입했다면 한국은 아직 1세대에 그치고 있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연구 성과물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초부터 탄탄한 바탕을 갖춰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재영 나노종합기술원 원장은 "국방, 안보, 교육과 같은 특수한 분야가 아니라면 공공기관보다 민간기관이 더 효율성 있게 연구를 잘할 수 있다"며 "민간기관이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권한을 이양해야 하는데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공무원 특유의 평가 기준을 적용해 애를 먹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태석 소장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정부기관에 사업제안서를 내면 연구 취지와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무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가 실질적인 연구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 자체가 너무 까다롭다"고 토로했다.

승기배 서울성모병원 원장은 "우수 콘텐츠 상용화를 목표로 정부·산업계·연구기관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미래 먹거리' 창출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세계시장을 선도하려면 엄청난 노력을 쏟아야 하는데 우리는 초기 사업단계부터 네트워크 형성에만 너무 힘을 빼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전건 회장은 "박근혜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에서 나온 우수 성과물은 극히 드물다"며 "침체한 국내 경기를 살리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자의 아이디어가 상용화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중간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 회장은 "논문발표와 같은 연구실적을 쌓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상용화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활성화한 뒤 이를 바탕으로 또다시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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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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