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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은 공매도 '몸통'…공시제 실효성 논란

송고시간2016-07-07 07:01

"외국계 헤지펀드들, 공시 피하려 증권사와 스와프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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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공매도 공시제도가 시행 초기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실제 공매도 세력보다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증권사들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매도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과도한 투기 수요를 잡겠다는 정부의 애초 취지가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공매도 공시 대상자 18곳 가운데 16곳은 증권사였다.

모간스탠리 인터내셔날 피엘씨 등 외국계 증권사가 9곳에 달했는데, 공시 건수는 사실상 이들이 싹쓸이했다.

국계 증권사의 공시 건수는 399건으로 전체(414건)의 약 96%를 차지했다.

삼성증권[016360],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005940] 등 국내 증권사들도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공시 건수는 모두 합해야 10건 안팎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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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공매도의 세력의 '몸통'으로 지목됐던 외국계 헤지펀드 업체는 한 곳도 공시 대상자 명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헤지펀드 등을 운용하는 국내 자산운용사 2곳(미래에셋자산운용·아샘자산운용)만 명단에 포함돼 대조를 이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된 공매도 세력으로 추정되는 외국계 헤지펀드들은 증권사들과 스와프(SWAP) 계약을 통해 공시 의무를 교묘히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한국보다 앞서 공매도 공시제를 시행한 일본에서도 일어났던 현상인 만큼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약간의 수수료를 주고 특정 주식을 매도하도록 스와프(교환)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증권사들을 국내 공매도 시장의 '바지사장'으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공매도 시장의 큰손을 자처하고 나선 증권사들 중 다수가 외국계인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국내에선 공매도 투자 기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이 생명과도 같은 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로선 스와프 계약이 공시로 인한 전략 노출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금 문제에서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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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 헤지펀드들은 숏(공매도)으로 차익을 내면 해당 국가에 따로 세금을 내야 한다"며 "숏을 하든 스와프를 하든 세금 규모는 비슷해 공시도 피할 겸 한국에선 당연히 스와프 거래를 활용한 공매도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숏도 주식 거래와 같은 것으로 보고 세금을 따로 부과하지 않지만 스와프에 대해선 양도세를 별도로 내야 하므로 국내 헤지펀드의 경우 스와프 거래가 빈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매도를 줄곧 '공공의 적'으로 삼아온 일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주체가 드러나지 않는 공시제는 의미가 없다며 아예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급진적인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날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공매도 제도 폐지 청원' 글에는 하루도 안 돼 1천 명이 넘는 누리꾼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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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공시제 도입에는 누가 공매도를 하느냐를 보고 싶었던 이유도 컸을 텐데 이를 들추기 위해 공매도의 스와프 거래량을 산출해 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국내 투자자들만 자기 패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셈"이라고 말했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팔고 나서 주가가 실제로 내려가면 싼값에 되사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정부는 지난 5일부터 공매도 보유 잔고가 상장주식 총수 대비 0.5% 이상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투자자가 자신의 인적사항과 해당 주식의 종목명 등을 공시하도록 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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