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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추리 사태'로 짚어본 사드 배치 해법은

송고시간2016-07-07 07:30

"주민 의견 경청·투명한 정보 공개 선행돼야"

"대추리 갈등 장기화는 폐쇄성과 일방적 태도 탓"

(수원=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를 위한 한국과 미국 간 협의가 진전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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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로즈 미국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는 지난 2일부터 한국을 방문해 우리 정부의 외교·국방 당국자들과 연쇄 접촉했다.

한미 공동실무단이 논의 중인 사드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는 않아도 종종 사드 관련 언급을 했고 미사일 방어(MD) 체계 관련 업무도 담당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미는 현재 3∼5개의 사드 작전기지 후보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이며, 조만간 결론 낼 것으로 알려졌다.

배치 시기와 지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벌써 경북 칠곡, 충북 음성, 경기 평택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해당 지역마다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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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배치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으리라고 보여 험로가 예상된다.

지역주민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찬반으로 갈려 반목과 갈등을 겪었던 과거 주한미군기지 평택이전 문제를 반면 교사 삼아 이러한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고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짚어봤다.

◇ 평택미군기지 이전…935일 반대시위·사회손실 537억

한미 정부는 1990년 6월 용산기지를 1996년까지 오산·평택으로 완전히 이전하는데 합의하고 2003년 4월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1차 회의를 열어 이전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평택 지역 반발이 이어졌다. 그해 6월 FOTA 2차 회의에서 미국 측이 용산기지 대체부지로 546만평을 요구하면서 반발은 심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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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기지 확장에 반대해 고향을 지키려던 인근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급기야 2004년 9월∼2007년 3월 하루도 거르지 않고 935일간 팽성읍 대추분교 등에서 밤마다 촛불시위를 했다. 평택기지 주변과 시내 곳곳에서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이러는 사이에 국회 통일외교통상위는 2004년 12월 용산기지 이전협정 비준동의안을 가결했다.

국방부와 경찰은 물리적인 퇴거작전을 강행했다. 2006년 5월 4일 새벽 기지 확장 이전지역 내 대추분교에 대한 강제퇴거(행정대집행)와 기지이전 터 철조망 설치작업에 착수해 10시간 만에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대추분교에서 시위 중인 주민과 시민단체, 학생 등 524명이 연행됐고 210명이 다쳤다. 경찰도 120여명이 부상했다.

대추분교 행정대집행(2006.5.4), 기지이전 터 철조망 훼손(2006.5.5) 과정에서 시위 가담자 624명이 연행됐다.

시위 과정에서 600명 넘게 체포된 이틀간의 '평택사태'는 영장청구 규모로만 보면 한총련이 1997년 6월 5기 출범식을 강행하면서 시민 이석씨를 정보당국의 프락치로 몰아 숨지게 한 사태와 관련한 시위 가담자 195명이 구속기소된 이후 단일사건 최대규모로 기록됐다.

2년여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시위로 말미암은 사회적 비용 손실이 530억원대라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이성우·서문석 교수가 2007년 2월 발표한 '5대 공공분쟁의 사회적 비용 추산' 논문에 따르면 평택기지 반대시위로 537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추산됐다.

논문은 2004년 1월부터 2006년 9월까지 7만4천210명이 평택미군기지 반대 집회·시위에 참여하고 18만7천800명의 경찰병력이 동원돼 경제활동비용 103억원, 질서유지비용 134억원, 교통지체비용 298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사회적 비용은 시위대가 근로 활동을 하지 못한 데 따른 경제활동 비용과 경찰과 전의경 동원에 따른 질서유지 비용, 교통지체 비용을 합산한 액수로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사업지연 비용은 제외됐다.

반목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용산기지 평택이전에 합의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평택 미군기지(K-6 캠프 험프리)는 이전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5월 말 현재 공정률은 73%로 2017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K-6기지 면적은 1천467만7천㎡(444만여평) 규모로 여의도 면적(290만㎡·87만평)의 5배, 판교신도시의 1.6배에 달한다.

◇ 사드 배치 거론 지역 "강력 반대"…벌써 반발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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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과 칠곡군의회는 지난 5일 사드 배치 반대 설명을 발표했다.

칠곡군·칠곡군의회는 "사드 배치 후보지로 칠곡군이 검토된다는 소문에 군민이 동요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칠곡군은 1960년 미군기지(캠프캐롤)에 100만평을 제공한 이래 지역개발에 많은 제약을 받았고, 12011년 내 고엽제 매립 의혹으로 주민이 건강검진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어 사드 배치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충북 음성지역 반발도 거세다.

사드배치 반대 음성군 대책위원회는 지난 4일 출범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음성대책위는 "사드가 배치되면 극초단파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반경 3.6㎞에 사람 출입이 통제되고 5.5㎞ 내 주택은 모두 이전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역 여건과 주민 생존권을 고려하지 않고 사드 배치를 밀어붙일 경우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음성대책위는 이달 중순 음성 설성공원에서 2천여명이 참여해 반대 결의대회를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이에 앞서 음성군의회는 지난달 23일 사드배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민심 안정을 위해서라도 사드 배치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공재광 경기 평택시장은 지난 2월 페이스북 글에서 우리나라 안보를 위해서는 사드 배치에 공감하지만, 평택시가 거론되는 것에는 46만 시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K-6)에 레이더 반사각(130도) 기준으로 '사람 출입차단' 구역인 반경 3.6㎞에 1천305가구 2천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항공기 출입차단' 구역 반경 5.5㎞를 기준으로 할 때는 반경 안에 6천494가구가 1만4천여명이 거주해 배치 후보지로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평택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최근 대책위원회를 꾸려 활동에 나섰다.

◇ "지역사회 의견 경청, 정보 투명하게 공개해야"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 추진과정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정부가 배치될 지역주민들의 입장을 최대한 경청하고 지속해서 이해와 설득을 해나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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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미군기지 확장 이전 때 장기간 극심한 갈등과 불신을 유발했던 것은 정부가 보인 폐쇄성과 일방적인 태도가 문제였다며 한목소리로 이러한 해법을 제시했다.

신인균 자주국방 네크워크 대표는 "현지 주민들에게 최대한 그들의 입장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고 밝힐 것이 있으면 처음부터 확실하게 공개해 지역주민과 소통해 나가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속도를 좀 더디게 가더라도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들어 반영하고 외부 정치성향 세력 개입은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가상준 단국대 분쟁해결연구센터 소장은 "갈등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 얘기를 들어주는 것"이라며 "사드 배치가 결정됐다면 그 지역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불안해하는지 지속해서 들어주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주민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어 갈등이 불거졌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 공개 가능한 정보라면 투명하게 밝혀 주민들에게 신뢰감을 쌓고 불안감을 해소해야 사업이 완료되더라도 후유증이 적다고도 했다.

이은우 사드배치 반대 평택대책위원장도 "투명한 정보 공개와 협의가 토대가 되지 않으면 불신과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꺼내 놓고 같이 협의하는 자세를 보여야지 다 결정하고 발표해 받아들이라고 하면 어느 지역주민이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미 여러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밝힐 것은 밝히고 이것에 대해 필요하다면 그 이유를 가지고 지역주민을 만나는 게 옳은 수순으로 본다"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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