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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서 반무슬림 정서 확산…사원습격 이어 대규모 시위

송고시간2016-07-04 10:19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혐오 정서가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의 주도 시트웨와 탄드웨 등에서는 승려들을 포함한 불교도 수천 명이 반무슬림 구호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아웅산 수치가 주도하는 미얀마 정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의 명칭을 '라카인주의 이슬람 공동체'로 규정한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힝야'라는 명칭은 로힝야족이 자신들을 부르는 이름이지만, 불교도들은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넘어온 불법 이민자라는 의미로 이들을 '벵갈리'로 낮춰 부른다.

불교도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로힝야 명칭 사용에 극도의 불만을 드러내자,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라카인주의 이슬람 공동체'로 부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시트웨 집회를 조직한 초우트 세인은 "라카인주의 무슬림 공동체라는 표현은 불교도가 주류인 라카인주에서 무슬림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라카인 청년단체 지도자인 포에 타 레이는 "벵갈리는 그냥 벵갈리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오늘 라카인주의 17개 지역에서 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이날 집회는 최근 잇따르는 불교도들의 이슬람 사원공격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북부 카친주(州) 파칸트의 론킨 마을에서 불교도 150여 명이 임시로 설치된 이슬람 사원을 습격해 기도실을 파손하고 불을 질렀으며, 지난달 23일에는 남부 바고주(州)에서 200여 명의 불교도가 이슬람 사원 건물 일부와 공동묘지 울타리 등이 훼손됐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로힝야족은 정식 국민으로 대우받지 못한 채 차별과 박해를 받아왔다. 특히 2012년에는 불교도와 무슬림 간의 집단 폭력사건이 발생해 200여 명이 사망한 뒤로는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이 훨씬 심해졌다.

최근 미얀마 인권실태 조사를 마친 이양희(60·성균관대 교수)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도 로힝야족 인권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 특별보고관은 "(이슬람 공동체에 대한) 구조화한 차별을 종식하는 것이 미얀마의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고, 불교도의 이슬람 사원공격에 대해서도 "분명 잘못된 신호다. 정부는 소수민족, 소수종교를 상대로 한 폭력을 조장하거나 실행하는 자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주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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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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