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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英 새총리 될 보수당대표 경선 개시…'독이 든 성배' 누가 잡나

분열된 국가 통합·EU와의 탈퇴 협상 이끌 책무…9월 초까지 선출
보리스 존슨·테리사 메이 2파전 관측…고용장관·보건장관·교육장관 등도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혼란 속으로 빠져 든 영국 정부를 이끌 보수당 차기 대표 경선이 2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9월 초까지 선출될 집권여당 보수당의 새 대표는 데이비드 캐머런의 뒤를 이어 영국 총리가 된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영국이 심각한 분열에 빠졌고 캐머런 총리가 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를 내놓은 만큼 새 총리는 안에서는 갈라진 나라를 통합하고 밖에서는 EU와 탈퇴 협상을 진행할 막중한 책무를 안게 된다.

이 자리를 가리켜 AP통신은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했다.

BBC 방송 등에 따르면 경선 과정을 감독할 보수당 원로그룹 '1922 위원회'는 이번 경선 시스템을 캐머런 총리가 당시에는 야당이었던 보수당 대표로 선출된 2005년 경선 때와 비슷하게 유지할 예정이다.

30일 정오까지 다른 하원의원 2명 이상이 서명한 후보 추천이 마감되면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후보가 3명 이상이면 보수당 하원의원 331명이 투표를 통해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하고 나서 모든 당원이 우편으로 투표해 대표를 최종 선출한다.

'1922 위원회'는 앞서 9월 2일을 새 대표 선출 시기로 권고했으나 보수당은 그 일주일 뒤인 9월 9일로 기한을 연기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투표에서 패배한 직후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시기로 10월 2일 시작되는 전당대회를 지목한 바 있다.

누구보다도 차기 당 대표 및 총리가 될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이는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52)과 테리사 메이 내무장관(56)이다.

존슨 전 시장은 캐머런 총리에 맞서 브렉시트 진영을 승리로 이끌었다.

미국에서 태어나 명문 이튼스쿨,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일간 더타임스, 텔레그래프를 거쳐 잡지 스펙테이터 편집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이다.

2001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에도 TV 출연과 저술을 병행해 인지도를 높인 그는 어수룩한 듯한 외모에 직설적이고도 화려한 언변으로 시민들로부터 '존슨 씨'가 아닌 '보리스'로 불릴 만큼 대중적 인기를 높였다.

재선 런던시장으로 지내면서 괴짜지만 추진력 있다는 평가를 받은 그는 애초 적극적인 유럽회의론자가 아니었지만 당권을 겨냥한 전략으로 브렉시트를 택해 적중시켰다.

다만 이 부분은 존슨 전 시장이 당권을 차지하는 데 장애가 될 수도 있는 요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존슨 전 시장은 캐머런을 물러나게 했다는 오점과 계속 싸워야 할 것"이라며 "충성심을 어떤 미덕보다 높게 치는 당에서 킹슬레이어(king-slayer·왕 살해자)들이 보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존슨이 투표에서 '승리'한 직후에는 차기 당권과 대권은 따놓은 당상으로 관측됐지만 메이의 등장으로 주춤한 상태다.

메이 장관은 29일 일간 더타임스에 보낸 편지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출사표에 "(새 대표는) 영국을 모든 사람을 위해 일하는 나라로 만들 임무가 있다"며 "평범한 노동자층 출신에게 삶은 정계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다"고 썼다. 명문가 자제로 상류층 이미지가 더 강한 존슨을 겨냥한 것이다.

메이 장관은 EU 잔류 진영에 섰으나 잔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중재적인 태도를 보여 투표 이후에는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로 비치고 있다. 특히 보리스 전 시장의 반대파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성공회 성직자의 딸로 태어난 메이는 영란은행과 민간기업에서 금융 컨설턴트로 일했고 1997년 하원에 입성한 이후 원내총무 등 당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0년 보수당이 정권을 탈환한 직후 내무장관에 기용돼 지금까지 맡고 있다. 지난 100년 기간에 최장 내무장관직 재임 기록이다.

이민·치안·사이버안보 등에서 물러서지 않는 태도를 고수해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보수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메이 장관이 31%로 1위를 차지해 24%인 존슨 전 시장보다 앞섰다.

스티븐 크랩(43) 고용연금장관도 29일 후보 추천이 시작되자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보수당의 샛별로 꼽히는 크랩 장관은 공공주택단지에서 비혼모 슬하에서 자라 자수성가한 인물로, 역시 같은 노동계층 출신인 사지드 자비드 현 기업장관을 재무장관으로 삼겠다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는 잔류파였지만, 국민투표 결과대로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 가겠다고 공약했다.

리엄 폭스(54) 전 국방장관은 30일 공식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미리 밝혔다. 2005년 경선에도 출마해 근소한 차이로 3위로 남았던 그는 이번 국민투표에서 탈퇴 진영에 섰다. 2011년 공식 회의 등에 친구의 접근을 허용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밖에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지는 인물로는 캐머런 총리가 브렉시트 문제를 국민투표에 올리도록 압박한 존 배런(57) 하원의원, 캐머런 총리에 등을 돌려 존슨 전 시장과 함께 브렉시트를 적극적으로 이끈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이 있다.

국민투표 이후 사실상의 재투표나 총선을 통한 브렉시트 재평가를 제안한 잔류파 제러미 헌트(49) 보건장관, 당내 중도좌파 인사로 EU 잔류를 강력하게 지지했던 여성 장관 니키 모건(43) 교육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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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or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30 10: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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