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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로비' 한 축…검찰 수사관들은 왜 수사대상 됐나

송고시간2016-06-29 17:35

'브로커 돈' 이어 '정운호 금품' 수수 체포…감찰·자정 실종 우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에서 로비 대상으로 검사와 함께 검찰 수사관들이 등장하고 있다.

벌써 정 전 대표나 브로커에게서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현직 수사관 2명이 체포됐다. 다른 수사관들의 이름도 몇 명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통상 검찰 수사관은 검찰청에서 근무하는 검찰직 공무원을 통칭한다.

각종 사건 수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범죄 정보를 수집·분석하거나, 공판이나 조직 내 행정까지 검찰청에서 일어나는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 단적인 예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검찰의 대형 압수수색 현장에서 볼 수 있는 인력 상당수가 수사관이다.

이들은 국가공무원 시험을 통해 선발돼 초기에는 검찰청 내 집행과, 사건과 등 각종 과에 배치돼 근무한다. 수사 기능이 있는 수사과나 조사과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다. 이외에 기획·예산·총무·감사·출입국·행정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다.

7급 주사보 부터는 일선 검찰청의 수사부서를 본격적으로 경험한다. 검사실에 들어가 조사에 입회할 수도 있다. 통상 한 부서에서는 2년, 한 검찰청에서는 5년 넘게 머물 수 없다.

사무관인 5급부터는 간부로 분류된다. 수사 경력이 풍부한 일부 서기관이나 고참 사무관 중에는 '검사 직무대리'로 운영규정에 명시된 특정 종류의 사건을 직접 처리하기도 한다.

수사부서에서는 인사철에 특정 우수 수사관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날 정도로 수사관이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직접 수사를 맡는 인력은 범죄 관련 정보도 갖고 있다 보니 정 전 대표의 경우처럼 수사관에게 접근하는 상황도 일어난다.

또 검사는 매년 인사 발령이 나 자리를 옮기지만 수사관은 장기간 근무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이런 과정에서 '토박이'나 '터줏대감' 역할을 하면서 영향력을 키우는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28일 체포한 수사관 김모씨는 중앙지검 조사부에서 근무할 당시 정 전 대표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씨가 자신이 연루된 사기 사건을 직접 맡은 김씨에게 선처를 부탁하며 2억여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검찰이 체포하거나 구속한 수사관 2명 외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또 다른 수사관은 정 전 대표의 원정도박 사건 수사를 맡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거진 정 전 대표를 둘러싼 로비 의혹 외에도 검찰 공무원이 금품수수 당사자로 수사를 받는 경우는 심심찮게 나타난다.

'희대의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 측에서 수사 무마 등 부탁을 받고 17억여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대구지검 서부지청 오모 서기관이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을 선고받기도 했다.

검사처럼 수사관에 대해서도 감찰 기능이 작동되지만, 감찰 인력이 풍부하지 않은 사정 등으로 모든 직원의 비위를 감시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게 현장 안팎의 목소리다.

수사관에 대한 제보나 진정이 들어오더라도 단순 불친절 등이 주를 이루고, 금품 거래까지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예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수사관이 수사선상에 오른 것은 결국 검찰의 자체 감찰이나 자정 기능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수사관 사이에선 불만 섞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비리를 저지른 건 잘못이지만, 법조 비리 수사에서 검사가 '현관(現官) 로비' 타깃으로 주목을 받다가 서울고검 박모 검사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실적이 없자 수사관들만 줄줄이 적발해 '희생양'으로 삼고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결국 주변에서 서로 감시자가 돼야 하지만, 각 방에서 말을 하지 않으면 알아채기가 쉽지 않다"며 "예전에는 기수 문화가 강해 후배의 부적절한 행동을 꾸짖을 수 있었지만, 요즘은 공무원도 개인화돼 문화가 바뀌면서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전관로비 수사 등을 계기로 자체 감찰 시스템의 강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수사관들에 대해서도 '제식구 감싸기'를 벗어나 보다 확고한 감시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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