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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우리 힘으로 새 역사 썼다"…새 운하로 날개 단 파나마

경제발전ㆍ고용창출 기대감 커…파나마, 운하 연계 시설 투자 확대
새 파나마 운하 첫 통과 선박
새 파나마 운하 첫 통과 선박새 파나마 운하 첫 통과 선박
(파나마 AP=연합뉴스) 대서양과 태평양의 관문 파나마 새 운하가 9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26일(현지시간) 칠레와 대만 등 8개국 정상을 비롯한 70개국 정부 대표와 초청 시민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확장 개통식을 가졌다. 2개의 갑문으로 이뤄진 기존 운하 옆에 들어선 제3갑문 개통으로 파나마 운하는 1914년 물길을 튼 지 102년 만에 통항 규모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세계 해운물류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확장으로 폭 49m, 길이 366m의 포스트 파나막스급 선박도 지나갈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이날 중국계 '코스코 쉬핑 파나마'호가 새 운하를 첫 통과하고 있는 모습.

(파나마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26일(현지시간) 오후 파나마 새 운하의 태평양 관문인 코콜리 갑문에 마련된 개통 기념식장에 모인 군중들이 갑자기 술렁거렸다.

이날 오전 8시 대서양 관문인 아구아 클라라 갑문을 통과한 중국 코스코 선사의 코스코 쉬핑 파나마호가 가툰 호수를 지나 8시간여만인 오후 4시께 태평양 쪽 관문인 코콜리 갑문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념식 참석자들은 일제히 컨테이너 선박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르포> "우리 힘으로 새 역사 썼다"…새 운하로 날개 단 파나마 - 2

파나마 국민은 새 운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미국의 자본과 기술로 1914년 지어진 기존 운하 옆에 보란 듯이 102년 만에 독자적으로 새 운하를 완공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파나마 제2의 유력지인 라 이스테야 데 파나마는 이날 1면 머리기사 제목으로 '운하 확장…날개 단 파나마'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개통식에 초청된 파나마인들의 대부분은 한 손에 파나마 국기를 든 채 우리나라의 한복에 해당하는 흰색 상의에 검은 바지를 입고 참석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가정주부 안드레아 가블로(35ㆍ여) 씨는 "오늘은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한 날"이라며 "우리의 힘으로 새 운하를 선보이게 돼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날 캘리포니아에서 운하를 견학하려고 학생 10여 명과 파나마 기존 운하의 태평양 쪽 갑문인 미라플로렌스를 찾은 엘레나(46)는 "102년 전에는 미국이 함께 했지만 이번에는 파나마 혼자서 운하를 건설했다"며 "파나마는 작은 나라지만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다.

파나마는 제1 갑문과 제2 갑문으로 된 기존 운하 옆에 제3 갑문과 독(dock)을 새로 건설함에 따라 전체 선박 수용 능력을 배 이상으로 늘렸다.

기존 파나마 운하는 길이 304.8m, 폭 33.5m, 깊이 12.8m다. 7만t급 이하 선박만 지나갈 수 있다. 새 파나마 운하는 길이 427m, 폭 55m, 깊이 18.3m로 20만t급 배도 지나갈 수 있다.

파나마 운하의 선박 수용 능력이 배가됨에 따라 특히 동북아시아와 미국 동부, 미국 동부와 태평양연안 중남미국가를 오가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대형선박의 운송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스카르 바산 파나마운하청 부사장은 "확장한 파나마 운하는 지역 해상물류 시장은 물론 세계 해상물류 시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할 수 없었던 대형선박의 경우 운송 거리가 줄어든 덕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만큼 고객 입장에서 보면 승률 높은 베팅"이라고 강조했다.

파나마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 스캔들로 촉발된 파나마 금융시스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번 운하 확장을 통해 불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르포> "우리 힘으로 새 역사 썼다"…새 운하로 날개 단 파나마 - 3

국민은 운하 확장이 경제성장과 고용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대학에서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하는 가브리엘(21)은 "새 운하가 파나마의 국제물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운하 공사가 끝나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관산업이 활성화되면 향후 고용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파나마는 최근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7%에 이르는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마는 2007년 9월부터 총 공사비 53억 달러(6조2천500억 원)를 투입한 이번 공사로 향후 10년 이내에 통항 수입이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운하가 파나마 경제에서 직접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친다. 그러나 운하와 관련된 물류 산업 등 전체 연관산업까지 합하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3%를 차지한다.

파나마 정부는 국제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항만시설 외에 지하철, 교량, 도로, 공항, 병원, 호텔, 주택, 전력 등 관련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미 최초의 지하철 1호선을 2014년 파나마시티에 완공한 데 이어 지하철 2호선을 2015년 10월부터 건설하고 있다. 조만간 지하철 3호선 입찰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기상 코트라 파나마 무역관장은 "파나마 정부가 추진하는 인프라 프로젝트 중 우리 기업의 참여가 유망한 분야로는 화력과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전력 분야와 함께 지하철 3호선 건설, 제4 교량 건설, 아동병원, 항만건설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운하의 안전성과 건설의 질, 경제적 지속가능성 면에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새 파나마 운하: 위험한 도박'이라는 제목의 탐사보도 기사를 통해 중국발 경기둔화와 해상운송 시장 침체 등 좋지 않은 외부 환경과 운하 자체의 안전성 문제 등으로 파나마 새 운하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파나마가 운하 확장의 수혜를 보려면 연계된 항만시설의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머스크의 미주 담당 이사인 안토니오 도밍게스는 "국제 선사들이 파나마 운하를 더 많이 이용하려면 파나마의 항만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미국 동부와 멕시코 만, 카리브 연안국, 남미 등 주요 목적항의 항만시설도 함께 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전 세계 해운 물류량의 14.2%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선사다.

penpia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27 06: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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