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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가습기살균제 1·2등급 피해자 배상안 확대(종합)

성인 위자료 최고 3억5천·영유아 사망 총 배상액 10억 제안피해자들 "살면서 겪을 여러 어려움 고려 안 해" 반발
옥시 '사과와 배상 논의의 장'
옥시 '사과와 배상 논의의 장'(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6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3회 옥시레킷벤키저 사과와 배상 논의의 장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이 참가 등록을 하고 있다. 2016.6.26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옥시가 위자료를 높인 새 배상안을 내놨다.

옥시는 또, 기존에 고수하던 '보상' 대신 위법행위에 따른 손해가 발생했을 때 쓰는 '배상'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일부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배상안이 여전히 다양한 피해 사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어린이 피해에 대한 배상도 부족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 대표는 26일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1·2등급 피해자와 가족 등 약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가량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피해자분들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힘드시겠지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옥시는 이날 내놓은 새 배상안에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를 최고 3억5천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가족의 사망으로 겪었을 다른 가족구성원의 고통까지 고려해 위자료를 기존의 1억5천만원보다 높였다는 게 옥시의 설명이다.

피해자의 과거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일실수입(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일을 해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 등은 이전과 동일하게 산정해 배상한다.

앞서 옥시는 한국 법원이 교통사고·산업재해 사망 시 위자료 기준액을 1억원으로 정한 것을 바탕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망 또는 100% 상해 피해자의 경우 1억5천만원, 다른 1·2등급 피해자는 1억원 이상의 위자료를 배상하겠다고 밝혔지만 피해자 측은 수용을 거부했다.

피해자들과 이견이 컸던 영유아·어린이의 사망·중상 사례의 경우는 일실수입을 계산하기 쉽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배상 총액을 10억원으로 일괄 책정(위자료 5억5천만원 포함)하기로 했다.

다만, 경상이거나 증세가 호전된 어린이는 성인처럼 치료비·간병비·일실수입·위자료 등을 따로 산정해 지급하겠다고 옥시는 설명했다.

옥시 제품을 포함해 복수의 가습기 살균제를 쓴 경우는 옥시가 먼저 배상하고, 추후 해당 업체에 비용을 청구할 계획이다.

기존 안보다 확대된 배상안이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배상 총액을 10억원으로 제시한 영유아 사망 사례의 경우 위자료·치료비·장례비·간병비 등을 빼면 일실수입을 2억원대 초중반으로 책정했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자녀가 꿈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을 2억원 남짓한 금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는 게 피해자들의 의견이다.

다양한 피해 사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피해자는 "폐질환 때문에 아이가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하는데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이런 어려움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임신 기간 가습기 살균제를 써 피해를 본 한 여성은 "아이를 낳고 음악학원을 차릴 계획이었지만 임신 당시는 주부였다"며 "산모 피해 사례가 많은데 이럴 경우 일실수입을 어떻게 산정해 배상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아내가 폐 이식수술을 받았다는 참석자는 "국내에서는 폐 이식을 받고 가장 오래 산 사람도 10년을 못 산 것으로 안다"며 "이런 사례는 '중상'이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 아내를 간호하느라 (남편이) 일자리를 잃은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중 산모가 태아와 함께 사망한 경우, 산모가 호흡이 힘들어 유산한 경우, 옥시 제품을 사용한 뒤 3·4등급 판정을 받은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옥시는 다음 달께 배상안을 확정하고 올해 배상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혀 배상안 수용을 거부하는 피해자들과 이견을 좁히는 데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설명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사프달 대표는 "피해자 분들을 존중하고 그분들이 원하는 배상 방식을 찾기 위해 '보상'이 아니라 '배상'이라는 단어를 썼다"며 "옥시에 대해 피해자와 한국인이 느끼는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사프달 대표는 추후 배상안을 다시 수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큰 틀은 마련됐다고 본다"며 "보험 가입에 대한 어려움 등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더 넓은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cin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26 19: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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