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전국이 주목했던 농촌 기숙형中 "문 닫을 일 걱정할 판"

학생 감소 문제 현실화…머잖아 존폐 위기 불 보듯 충북교육청 혁신학교 지정, 문호 넓혀 활로 모색


학생 감소 문제 현실화…머잖아 존폐 위기 불 보듯
충북교육청 혁신학교 지정, 문호 넓혀 활로 모색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충북도교육청이 2009년 기숙형 중학교 설립 계획을 발표했을 때 전국이 깜짝 놀랐다.

학생 수가 줄어 폐교가 거론되는 농촌 3∼4개 중학교를 통합, 학생들에게 기숙사와 급식, 교육활동 비용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발상은 매우 획기적이었다.

전국 최초의 기숙형 중학교는 2011년 문을 열었다. 내북·속리·원남중학교를 통합한 보은군 삼승면의 속리산중학교다. 도교육청은 126억4천만원을 들여 원남중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기숙사와 다목적실, 식당 등은 새로 지었다.

전국이 주목했던 농촌 기숙형中 "문 닫을 일 걱정할 판" - 2

도교육청은 당시 기숙형 학교가 도·농 학력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지역 이미지 개선에 한 몫할 것으로 봤다. 학부모들이 통합에 찬성한 이유이기도 했다.

기숙형 중학교가 문을 열자 교육계가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었고, 외국에서도 견학했다.

도교육청은 2013년 3월 괴산군 감물면에 두 번째 기숙형 중학교인 괴산오성중을 232억7천만원을 들여 신축 개교했다. 감물·장연·목도중학교를 통합한 학교였다. 기숙사와 특별활동실, 다목적교실 등을 갖췄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좋은 시설과 교육 프로그램을 즐기며 학력을 쌓고 인성을 기르길 바랐다. 조손가정 학생이나 편부모 자녀에게는 돌보는 측면에서 안성맞춤 교육 시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순기능만 존재하지 않았다.

괴산오성중의 경우 기숙사에 입사하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다. 학교 측은 이들을 위해 통학버스를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기숙학교인데도 2대의 통학버스를 운영하는데 작년 한 해만 9천700만원의 예산이 들었다. 이 학교는 2학기부터 평일에는 통학버스를 운행하지 않기로 했다.

전국이 주목했던 농촌 기숙형中 "문 닫을 일 걱정할 판" - 3

아직은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아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한 중학생들에게 기숙사 생활을 시키는 것이 비교육적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충북교육발전연구소는 지난해 "사춘기 학생들이 자율권 없이 기숙형 중학교에 들어가면 심리적 박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숙형 학교에 반대했던 주민들 사이에는 아이를 건사할 능력이 없거나 돌보기를 꺼리는 부모가 위장 전입해 학교에 떠맡긴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농촌지역 학생이 줄면서 입학생 확보가 여의치 않아졌고, 이런 현상이 가까운 장래에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괴산오성중 학생 수는 2013년 141명, 2014년 130명, 작년 141명이었다가 올해 128명으로 떨어졌다. 속리산중은 2001년 97명, 2012년 123명, 2013년 149명, 2014년 170명 등 증가세를 보이다가 작년 165명, 올해 145명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갓난아기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농촌 사정을 고려할 때 학생 수 감소로 오래지 않아 기숙사 빈방이 눈에 띄게 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애초 역기능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지역 주민 전체가 아니라 학부모를 대상으로만 통합 찬반 의견수렴을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도내에는 2개 기숙형 중학교가 추가로 들어선다.

단양군 영춘면에는 가곡·단산·별방중학교를 합친 가칭 단양 기숙형 중학교가 건립돼 내년 3월 문을 연다. 상촌·용문·황간중학교가 통합하는 가칭 영동 기숙형 중학교는 2019년 3월 황간면에서 개교한다.

이들 학교도 교육부 설립 인가 규모에 못 미치는 학생 수로 문을 연다.

27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공사가 한창인 단양 기숙형 중학교는 150명 수용 규모이지만, 통합 대상 3개교 재학생과 해당 학구 신입생(현 초등학교 6학년)을 고려할 때 1∼3학년 78명으로 첫해를 맞는다. 영동 기숙형 중학교는 재학생 164명(수용 규모 210명)으로 개교할 것으로 분석됐다.

도교육청은 학생 수 감소가 현실화된 기숙형 중학교 대응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미 골조 공사가 진행된 단양은 기숙사 공간 일부를 임시 특별활동실로 활용하는 방안을, 영동은 설계를 변경해 기숙사를 170명 규모로 축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농촌에는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려는 귀농·귀촌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교육청은 기숙형 중학교 학구 내 귀농·귀촌인들이 자녀들의 기숙 생활을 원치 않으면 통학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숙형 중학교는 전임 이기용 교육감이 도입했다. 기숙형 중학교에 비판적이면서도 이 전 교육감의 정책을 승계한 김병우 교육감은 여러 문제를 안은 기숙형 중학교를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고민 중이다.

읍·면의 다른 중학교를 장기적으로 기숙형 중학교로 흡수하면 학생 수 확보 걱정을 떨칠 수 있겠지만, 소규모 학교 인위적 통폐합에 반대하는 김 교육감이 이 방안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없다.

김 교육감은 "기숙형 교육의 장·단점을 두루 살펴 학생을 돌보는 위주의 기능에 교육적 비전과 대안을 입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단기적으로 학생·학부모·교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공약인 행복씨앗학교(충북형 혁신학교) 프로그램을 추가 개교하는 기숙형 중학교에 결합할 것으로 보인다.

행복씨앗학교는 교사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주입·강의식·문제풀이식 수업을 지양하고 협동·협력 학습, 프로젝트 수업 등을 지향하는 곳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연을 교실 삼고 스승 삼으려는 산촌유학 수요를 겨냥, 기숙형 중학교 입학 문호를 전국에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점쳐진다.

jc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27 07:0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광고
AD(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