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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조선업…구조조정 반발 노조 파업 결행할까

"당장 파업 돌입은 아니다"면서도 결행 의지 비쳐…협상 주도권 장악 의도
정부·채권단 "파업하는 조선소 지원 배제"…상황 복잡

(거제·울산·창원) 이경욱 장영은 이정훈 기자 = 정부와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궁지에 내몰린 조선업체 노동조합이 일제히 파업을 결의했거나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나 STX조선해양 노조는 이미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쟁의발생 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이어 파업 찬반투표를 예고했다.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오는 29일께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장 상황이 다르다 보니 이들 노조 사정도 조금씩 다르지만 조선업 불황에 따른 위기와 구조조정 상황은 함께 맞닥뜨렸다.

회사측과 채권단은 자구노력과 함께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밀어붙이고 있고 대규모 감원 사태에 직면한 노조는 위기상황에 공감하면서도 고용을 최대한 유지하려고 마지막 카드를 빼든 형국이다.

이에 정부는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예고하며 노조가 파업에 나서는 조선소에 대해서는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다. 채권단은 파업시 금융지원을 끊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그만큼 상황은 복잡하다.

이들 노조는 "파업을 결의하더라도 당장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상황을 봐가면서 파업 돌입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조선업은 물론 전체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조선소 노조는 정부와 채권단, 회사측 입장을 지켜봐가며 파업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여서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

◇ 삼성중 노동자협의회 29일께 파업 찬반투표

삼성중공업은 대체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 왔다.

위기의 조선업…구조조정 반발 노조 파업 결행할까 - 2

정식 노조를 허용하지 않는 그룹 분위기 탓에 삼성중은 노협을 통해 임단협을 진행해 왔다.

그만큼 노협 또한 타 노조와 비교할 때 '온건'한 편이었다.

그런데 삼성중 노협이 지난 23일 거제시내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안에 반대하면서 거리시위를 벌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노협은 오는 29일께 사측의 구조조정안을 놓고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노협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바로 사측이 자신들과 제대로 대화를 하지 않은 채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 15일 아침 사내방송 등을 통해 임원들 임금 반납과 1천500명 희망퇴직 등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공개했다.

2018년 말까지 3년간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약 1천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노협은 현판을 떼 사측에 전달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변성준 위원장 등 노협 간부들은 자구계획 발표 직후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사무직 직원들에게 절대로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말라고 독려하고 다녔을 정도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의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노협 관계자는 "노협이 사측의 유일한 교섭단체임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안을 만들 때 전혀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파업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그 이후 투쟁 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 노협 소속 근로자는 6천여명이다.

노협의 또다른 관계자는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파업 주도권을 노협이 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협은 지난 22일 사측에 쟁의발생 신고를 했다.

삼성중 노협은 일반 노조와는 다르지만 파업권을 갖고 있고 수차례 부분파업에 나선 전례가 있다.

◇ 대우조선 노조 "특수선 분리 반대"…파업 시기 저울질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4일 투표 노조원 85% 찬성으로 파업을 선택했다.

돌입 시기만 남겨두고 있다.

파업을 결의해놓긴 했지만 이후 대우조선 노사는 의외로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폭풍전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사업부문별로 점심시간을 이용해 선전전에 나서고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잠잠한 상태다.

노사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부분은 바로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

잠수함, 수상함 등 군함정을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부문은 대우조선의 알짜배기 사업 분야다.

연매출이 1조원에 육박한다. 그나마 대우조선에서 살릴 만한 분야라고 채권단 등이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기의 조선업…구조조정 반발 노조 파업 결행할까 - 3

노조는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 결사 반대를 내세우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조선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금융지원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노조는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가 시작되면 금융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수선 사업부문이 떨어져 나가면 적자상태인 나머지 사업부문은 말그대로 '껍데기'가 될 것이고 구조조정은 가속화할 것으로 노조는 우려하고 있다.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는 연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조는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가 본격화하는 시점을 파업 돌입 시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측과 채권단 등의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는 단계"라며 "특수선 사업부문 분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이런 뜻을 채권단에 직접 전달했다.

◇ 현대중 노조, 쟁의 조정신청 해놓고 "파업" 압박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벌써부터 파업 투쟁에 나서겠다고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회사의 구조조정 시기와 겹치면서 노사관계가 여느 때보다 불안하다.

노조는 지난달 10일 상견례 이후 10여 차례 교섭했지만 아직 사측과 합의한 안건이 하나도 없고 교섭 책임자인 사장이 협상장에 나오지도 않는다면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다.

실제로는 회사가 조선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의 하나로 정규직 임직원 900여명이 일하는 설비지원 부문을 분사하려는 등 구조조정 방침에 강력히 맞서기 위해서라는 것이 현대중 안팎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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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이미 지난 17일 대의원대회에서 참석 대의원 130여 명 만장일치로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20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도 했다.

아직 협상 결렬 선언도 하지 않았지만 일찌감치 파업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중노위에서 '임단협안에 대한 노사의 이견이 커 조정이 어렵다'며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 파업권을 확보한다.

그러나 노사 간 대화가 더 필요하다며 행정지도를 내리면 성실히 협상에 임해야 한다.

노조는 이에 따라 중노위 결정을 지켜본 뒤 전체 조합원 1만7천여명을 상대로 파업 돌입 찬반투표도 실시할 전망이다.

노조의 파업 수순 밟기는 구조조정 시기에 대응하기 위해 투쟁을 서두르는 모양새로 보인다.

백형록 노조위원장도 최근 울산 본사에서 열린 전체 조합원 집회에서 "회사가 설비지원 부문에 대한 분사를 추진하고 있어 언제 비정규직이 될지, 임금이 반토막 날지 불안하다"며 "힘 있는 파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공언했다.

구조조정 저지를 촉구하며 백 위원장을 포함해 노조 지도부 4명이 삭발까지 했다.

파업권이 확보되면 점거를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투쟁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현대중 노조는 2014년부터 강성 노선의 집행부가 들어선 뒤부터 매년 임단협 때마다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올해 파업을 단행하면 3년 연속 파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임단협 시기에 회사의 구조조정까지 맞물린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 투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STX 노조 "최악상황 대비 쟁의권 확보"

금속노조 STX조선지회는 2013년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갔지만 매년 쟁의행위 돌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해왔다.

위기의 조선업…구조조정 반발 노조 파업 결행할까 - 5

노조는 이달 15일부터 3일간 쟁의행위 돌입 찬반투표를 실시, 조합원 987명 중 767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543명(70%), 반대 220명(29%), 무효 4명(1%)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STX조선지회 관계자는 "2013년 자율협약 체결 이후 4년간 임금을 올리지 않았다"며 "사측에서 자구계획이라며 임금 삭감과 직원 감축, 근로자 복지 후퇴 등을 추진하려 한다"고 성토했다.

이번에도 올해 사측과 교섭에 들어가면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쟁의행위 찬판 투표를 한 것이다.

투표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노조도 잘 안다.

따라서 파업돌입 게획은 현재로서는 없다.

2013년 자율협략 체결 이후 임금이 계속 동결됐고 사측에선 임금 삭감과 직원 감축, 근로자 복지 후퇴 등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미리 쟁의권을 확보한 것이다.

kyung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26 07: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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