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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일부 어린이집 집단 휴원 곱게 보기 어렵다

송고시간2016-06-23 16:39

(서울=연합뉴스) 맞춤형 보육에 반발해 전국의 어린이집 일부가 23일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이틀 일정으로 집단 휴원에 나선 어린이집은 한국민간어린이집 연합(한민련) 소속 회원들이다. 한민련은 회원 어린이집 1만4천여 곳 중 1만여 곳이 동참했다고 밝힌 상태다. 무거운 행정처분을 피하려고 가동률을 평소의 20~30%로 낮추는 형태로 축소운영을 했다. 이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진 부모들은 곳곳에서 불편을 호소했다. 이번 집단행동에 최대 어린이집 단체인 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와 한국가정어린이집 연합회가 가담하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자칫 큰 혼란이 빚어질 뻔했다.

정부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유아 보육법은 어린이집이 사전 준비 없이 자의로 시설 운영을 중단하면 일단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1년간 운영을 정지할 수 있도록 했다. 상황에 따라 시설 폐쇄도 가능하다. 집단행동에 가담한 어린이집들이 어떤 행정제재를 받게 될지는 지켜봐야 알겠으나 일단 정상적인 시설 운영으로 봐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단순 영리 기업으로 볼 수만은 없는 어린이집들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집단행동을 벌인 것을 곱게 봐주는 학부모들도 없을 듯하다. 최소한 보육료 집중 신청 기간이 종료되는 24일까지 기다렸다가 신청현황을 분석해서 논리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순서는 거쳤어야 했다고 본다.

7월 1일 시행할 예정인 '맞춤형 보육'은 기존 보편적 무상보육시스템을 부모의 상황에 따라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구분하는 게 골자다. 0~2세 어린이 무상보육은 2012년부터 시행됐으며 모든 아이에게 종일반 보육료를 똑같이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문제는 전업주부의 아이들이 운영의 중심이 되다 보니 당초 12시간으로 설계된 종일반이 현실에서는 7시간으로 축소됐다는 점이다. 갓난아이를 맡긴 맞벌이 엄마는 약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 항의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잘못된 관행을 일상으로 만든 어린이집들이 심각하게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맞춤형 보육을 구상한 출발점에는 예산을 절감하려는 목적과 함께 이런 문제를 교정하려는 의식이 깔려 있다. 물론 어린이집이 처한 어려움도 이해할 측면이 있다. `반일형 종일반' 시스템에 시설과 인력이 맞춰져 있는 어린이집의 경우는 맞춤형 보육이 시행되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저출산 추세까지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정부와 여야는 지난 16일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에서 몇 가지 보완책을 검토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보완책에 맞춤반 보육료 보전과 종일반 대상 완화 등이 들어있다. 만약 이런 보완책이 수용된다면 어린이집의 경영은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는다고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아마도 기존 어린이집 경영체계가 왜곡되지 않았다는 전제를 놓고 계산하면 그럴 것이다. 하지만 현장의 사정은 사뭇 다르고 그만큼 계산은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해법인데 원칙 고수만이 최선이라는 확신은 잠시 유보했으면 한다. 최초 제도의 설계 결함으로 일이 꼬여 있다면 갈등을 푸는 데는 더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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