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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한테 맡기세요" 피해자 찾아와 돈 받아간 보이스피싱

송고시간2016-06-23 15:09

'대포계좌 입금' 전통적 수법 대신 돈봉투로 받아…중국인 등 2명 구속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대담하게도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직접 만나서 돈을 받아낸 소위 '인출책'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형사한테 맡기세요" 피해자 찾아와 돈 받아간 보이스피싱 - 2

중국인 이모(28)씨와 한국으로 귀화한 중국동포 출신 전모(20)씨는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의 지시를 받는 국내 인출책이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국내 인출책은 주로 피해자들이 대포계좌로 입금한 돈을 인출해 중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씨와 전씨는 피해자를 만나 직접 돈을 받아냈다.

수법은 이렇다.

울산에 사는 김모(63·여)씨는 이달 8일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수화기 너머 상담원은 "KT인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 금융감독원과 연결해 주겠다"고 안내했다.

이어 자신을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사람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은행에 있는 예금계좌가 안전하지 않다. 형사를 보내줄 테니 돈을 현금으로 찾아서 형사에게 맡기라"고 경고했다.

이 전화들은 중국 보이스피싱 콜센터가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교묘하게 펼친 덫이었다.

여기에 넘어간 김씨는 시키는 대로 은행에서 1천460만원을 찾아 집 근처 약속장소로 나갔다.

그동안 금감원 직원이라는 사람은 김씨와 계속 통화를 이어나갔다. 피해자 의심을 덜어 신고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목적이다.

잠시 후 김씨 앞에 전씨가 형사를 사칭하면서 나타났다. 한국말이 서툰 이씨는 멀리서 망을 보고 있었다.

전씨는 김씨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마치 금감원 직원과 통화하는 척 연기를 했다.

이어 안전하게 맡아주겠다며 돈 봉투를 받은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이씨와 전씨는 이런 수법으로 7일과 8일 이틀간 3명으로부터 2천86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이 지난달 경기도 안산 일원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7천만원 상당을 가로챈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이씨와 전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3일 "최근 대포통장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고액 인출을 30분 동안 지연시키는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피해자를 직접 만나서 돈을 받는 신종 수법이 생겼다"면서 "확인된 피해자들은 모두 60대 이상이었는데, 형사라는 사람이 직접 눈앞에 나타나니까 오히려 의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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