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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벤치 클리어링, 징계해도 왜 끊이지 않을까

송고시간2016-06-23 15:13

발생 원인은 대부분 빈볼과 과격한 슬라이딩

벤치 클리어링 참가 안 하면 '겁쟁이'로 손가락질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 21일 SK와 LG의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가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5회말 류제국(LG)이 김강민(SK)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졌고, 1루로 가려던 김강민은 방향을 바꿔 마운드로 돌진했다.

둘은 주먹을 휘둘렀고, 나광남 주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다.

이때 SK와 LG 선수단은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말 그대로 '벤치를 텅 비우는' 벤치 클리어링은 금세 진화됐지만, 볼썽사나운 주먹질에 야구팬은 눈살을 찌푸렸다.

같은 날 마산구장에서도 송은범이 박석민의 등 뒤로 공을 던진 게 빌미가 돼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KBO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류제국과 김강민에게 각각 제재금 300만원과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 징계를 내렸다.

벤치 클리어링 뒤에는 징계가 항상 따라붙는데 왜 야구장에서 끊이지 않는 것일까.

◇ 프로야구 통산 벤치 클리어링 징계는 총 41건 = KBO 리그 역사상 최악의 벤치 클리어링은 1990년 6월 6일 삼성-OB전에서 일어났다.

당시 양 팀 선수는 22분 동안 난투극을 벌여 6명의 선수가 퇴장당했고, 말리던 김동앙 주심은 갈비뼈가 부러지기까지 했다.

심한 폭력을 행사한 일부 선수는 형사 입건됐다.

이런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벤치 클리어링 갈등은 그라운드 안에서 해결한다.

그렇다고 해서 처벌이 가벼운 건 아니다. 벌금은 기본이고, 야구 선수에게 가장 뼈아픈 출장 정지까지 따라붙는다.

난투극으로 따로 퇴장과 KBO 징계까지 받은 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41건이다.

류제국과 김강민에 앞서 벤치 클리어링으로 징계를 받은 최근 사례는 작년 5월 27일 두산 민병헌과 홍성흔이다.

당시 민병헌은 더그아웃에서 그라운드로 야구공을 던져 출장 정지 3경기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처분을 받았다.

홍성흔은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몸싸움에 가담해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받았다.

난투극으로 인한 KBO 리그 최초의 퇴장과 징계는 1982년 8월 17일 김종윤(해태)과 김용운(MBC)으로, 각각 10만원씩 벌금을 냈다.

가장 많은 벌금이 매겨진 건 500만원으로 2건 있었다.

2004년 8월 5일 방망이를 들고 삼성 더그아웃에 난입한 틸슨 브리또(SK)와 2007년 5월 4일 안경현(두산)에게 빈볼성 공을 던진 뒤 몸싸움을 벌여 뒤로 넘어뜨린 봉중근(LG)이 각각 이와 같은 처벌을 받았다.

2001년 9월 18일 펠릭스 호세(롯데)는 1루 주자로 있다가 동료에게 빈볼을 던진 배영수(삼성)의 얼굴을 가격해 정규시즌 잔여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300만원을 냈다.

◇ 벤치 클리어링, 대부분 빈볼로 시작 = '야구란 무엇인가'를 쓴 레너드 코페트는 야구공에 대한 두려움을 타격의 화두로 꼽았다.

투수가 던진 공은 미사일과 다름없고, 타자는 두려움과 싸우며 타격 기술을 발전시킨다고 주장했다.

'혹시라도 맞으면 안 되는데'라는 두려움을 숨긴 타자가 정말 몸에 맞으면 그 고통과 분노는 상상 이상이다.

공에 맞은 타자는 투수가 실수로 던졌다고 판단하면 참고 넘어가지만, 일부러 던졌다는 확신이 들면 마운드로 돌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선수끼리 말다툼만 붙어도 양 팀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진다.

깊은 슬라이딩으로 주자와 야수의 충돌이 잦은 2루 근처도 주된 싸움터다.

지난달 16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텍사스-토론토전에서 2루수 루그네드 오도어(텍사스)가 병살을 막기 위해 깊은 슬라이딩을 한 호세 바티스타(토론토)의 얼굴을 가격했다.

작년 바티스타의 과격한 홈런 세리머니, 그리고 연달아 나온 사구로 양 팀은 기회만 엿보고 있다가 주먹질 한 번에 제대로 싸움이 붙었다.

그 결과 벤치 클리어링 역사상 가장 정확한 주먹질을 했다는 평가까지 받은 오도어는 7경기, 빌미를 준 바티스타는 1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다.

신경전을 벌이다 벤치 클리어링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다.

2009년 10월 19일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타자 정근우(SK)의 땅볼을 투수 서재응(KIA)이 잡았다.

서재응은 1루에 천천히 던져 아웃을 잡았는데, 정근우는 '왜 늦게 던지느냐'며 항의해 말싸움이 붙었다.

평소였다면 그냥 넘어갔을지 모르지만, 한국시리즈에서 긴장과 피로가 극에 달한 양 팀은 벤치 클리어링을 벌였다.

◇ 참가 안하면 벌금은 없지만 '겁쟁이' 취급 = '무조건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지면 나가야 한다'는 선수단 내부 규정은 없지만, 선수 사이에서는 다음 날 선발투수를 제외하면 모두 참가하는 게 불문율이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벤치 클리어링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벌금을 매기는 구단은 없다.

KBO 리그 A구단 관계자는 "따로 벌금을 거두지 않는 건, 다들 뛰어나가는 게 너무 당연하기 때문이다. 굳이 강제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라면서 "선수단 벌금은 투수의 1루 베이스커버 미숙, 태만한 주루 플레이가 나왔을 때 걷는다"고 설명했다.

B구단 관계자 역시 "만약 벤치 클리어링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가 나온다면, 벌금을 걷기에 앞서 손가락질을 받는다. 고참 선수가 귀찮다고 안 나가면, 후배들로부터 대접을 못 받는다. 우리 팀 역시 벌금을 안 거둔다"며 이를 확인했다.

야구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벤치 클리어링이지만, 선수들은 팀워크를 확인하는 기회로 삼는다.

설령 내가 잘못해서 싸움이 나더라도, 같은 팀 동료는 날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그라운드로 뛰어나간다.

벤치 클리어링은 선수들이 기 싸움에서 눌릴 수 없다는 승리욕을 표현하는 자리가 되기도 한다.

C구단 감독은 베테랑 투수를 지목하며 "이 선수를 1군에 두는 건, 벤치 클리어링을 대비해서다. 우리 팀은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 앞장설 선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D구단의 프로 4년 차 선수는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을 때 몸싸움 중간에 휘말렸는데, 코치님이 투수라고 막아주더라"며 '난투극'을 통해 역설적으로 동료애를 느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선수들이 느끼는 팀워크 강화와 동료애와 달리 프로야구가 어린 팬들까지 좋아하는 스포츠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집단 몸싸움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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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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