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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수수 혐의 KT&G 민영진 前사장 1심 무죄…검찰 반발(종합2보)

송고시간2016-06-23 15:33

법원 "금품 공여자 허위진술 가능성"…검찰 "이러면 부패수사 불가·즉시 항소"

'별건·압박 수사' 지적…"자금원 추적·제3자 진술 등 갖고 추궁해 진술 확보"

KT&G 민영진 전사장 1심 무죄·석방
KT&G 민영진 전사장 1심 무죄·석방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협력업체에서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구속기소된 민영진(58) 전 KT&G 사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석방됐다.
23일 민 전사장이 서울중앙지법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부하 직원과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 등)로 구속기소된 민영진(58) 전 KT&G 사장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석방됐다.

법원은 돈을 건넸다고 자백한 이들이 다른 수사 및 재판에서 검찰의 선처를 받으려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검찰은 "이런 식으로 무죄가 선고되면 부정부패 수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즉시 항소 방침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현용선 부장판사)는 23일 "민 전 사장에게 금품을 줬다고 한 부하 직원과 협력업체 측이 금품 액수나 전달 방법, 전달 동기 등에 대한 말을 바꾸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모든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민 전 사장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스스로 말한 직원이 정작 법정에선 금품 액수나 금품 마련 방법 등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 금품 공여자로서 납득이 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판단했다.

KT&G 협력업체 지정에 대한 사례의미로 민 전 사장에게 딸 결혼식 축의금 3천만원을 줬다고 한 협력업체 대표 역시 금품을 실제 전달한 사람이 누구인지, 얼마를 줬는지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이미 다른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민 전 사장과 관련해 검찰의 추가 수사를 받게 되자 궁박한 사정을 벗어나기 위해 허위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민영진 무죄ㆍ정옥근 무죄 취지 재심리"…검찰 '굴욕'

[앵커] 검찰이 지난해 유독 공을 들였던 두 사건에 대해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구속기소한 전직 KT&G 사장은 무죄로 풀려났고, 방산비리의 핵심으로까지 꼽혔던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은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습니다. 굴욕적인 결과에 검찰은 당혹감이 역력합니다. 정호윤 기자입니다. [기자] KT&G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년가량 이어졌고, 전·현직 사장 2명이 연달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유독 공을 들인 사건이지만, 백복인 사장의 구속영장은 기각됐습니다. 수사 초기부터 타깃이 된 민영진 전 사장은 억대 금품을 챙기고 뇌물까지 받은 혐의가 적용돼 지난 1월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금품을 줬다고 한 사람들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민 전 사장은 석방됐습니다. <민영진 / 전 KT&G 사장> "너무 억울한데, 그동안… 뭐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지위를 이용해 방산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방산업체가 정 전 총장 아들 회사에 준 후원금을 정 전 총장의 이익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으로, 단순 뇌물죄는 성립이 안된다는 이유입니다. 1심에서 징역10년, 2심에서 징역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추락한 해군의 별은 일단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검찰은 민영진 전 KT&G 사장의 무죄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할 방침입니다. 또 정옥근 전 총장 사건은 적용 법리를 바꿔서 다시 법정 다툼을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재판부는 민 전 사장이 중동 담배유통상에게 '파텍필립', '롤렉스' 등 명품 시계를 받고 특혜성 계약을 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특혜성 계약이 아니었으며, 민 전 사장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게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은 민 전 사장이 2010년 청주 연초제초장 부지를 매각할 때 공무원에게 6억원대 뇌물을 주도록 지시한 혐의(뇌물공여)도 있다고 봤으나 법원은 민 전 사장 휘하 직원의 독단적 행동으로 판단했다.

민 전 사장은 2009년∼2012년 협력업체와 회사 관계자, 해외 바이어 등에게 인사 청탁, 거래 유지 등을 명목으로 현금, 명품시계 등 금품 1억7천900만원을 챙긴 혐의로 올해 1월 구속 기소됐으며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선고 이후 검찰 관계자는 "금품을 줬다는 진술이 법정에서도 유지됐는데도 무죄 선고가 사실상 부정부패 수사가 불가능해진다"며 판결에 대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법원이 사실상 '별건·압박 수사'를 통해 허위 진술을 받아낸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데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뇌물로 전달했다는 자금원이 수사에서 확보돼 있었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뇌물을 제공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여러 정황을 갖고 추궁한 결과 사실대로 진술을 받아낸 것"이라며 "그런데 다만 수사를 받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허위진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앞으로 이 사건 뿐만 아니라 부정부패 수사 전체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서라도 즉시 항소를 해서 다퉈봐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민 전 사장은 무죄 선고를 받자 눈시울이 붉어진 채 재판부에 머리를 숙였다. 수감 기간 머리가 하얗게 센 그는 석방 후 취재진에게 "무슨 말을 하겠나. (얘기는) 다음에 하자"며 준비된 차를 타고 떠났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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