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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TV쇼 진품명품 민속품 감정위원 양의숙씨

"제주는 나의 뿌리…사라지는 자연, 문화 안타까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돌담, 해녀, 제주어 등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제주의 문화는 모두가 보물이에요. 있는 그대로 아끼고 보전해야 합니다."

KBS TV쇼 진품명품에서 민속품 감정위원으로 활동하는 제주 출신 고미술 전문가 양의숙(70) 예나르 화랑 대표는 22일 제주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이처럼 말했다.

<사람들> TV쇼 진품명품 민속품 감정위원 양의숙씨 - 2

그는 제주공항에 도착하기 직전 하늘에서 제주를 바라보며 문득 가슴이 '덜컹'하고 내려앉을 때가 있다고 한다.

해마다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제주의 모습에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을 느끼기보다는 자신의 기대와 달리 옛 모습을 잃어버린 제주를 보며 당혹감을 느낄 때가 많아 도착하기 전부터 불안감이 엄습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광풍에 휩싸여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는 집값, 땅값을 위태롭게 바라보다 보면 저절로 한숨이 나올 정도다.

제주는 그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고미술에 심취하게 된 시작점과 같은 곳이다.

대학원에서 목공예를 전공하던 스물여섯 시절 양의숙씨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제주 반닫이'였다.

가족 몰래 자신의 귀한 물건을 옷가지와 함께 숨겨두기도 했던 옛 여인네들의 보물창고와 같은 공간 반닫이(궤).

당시 양 대표는 석사 논문으로 제주 반닫이의 장식 변천에 대해 쓰면서 고미술에 빠져들었다.

그는 "투박하고 실용적인 제주 반닫이는 우악스럽긴 해도 굉장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며 "외국의 한 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장은 화랑에 전시된 제주 반닫이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공연시각에 늦은 적이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굴무기(느티나무를 일컫는 제주 방언)로 만들어진 제주 반닫이는 목재의 질이나 조형미에서 가치가 매우 높다.

돌이 많은 척박한 제주 토양에서 갖은 인고를 겪으며 자라난 굴무기는 가야금 재료로 최고로 친다는 '벼락 맞은 오동나무'에 견줄 만하다.

<사람들> TV쇼 진품명품 민속품 감정위원 양의숙씨 - 3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예전의 제주 반닫이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오래돼 볼품없어졌다', '시집가는 딸에게 새것을 만들어 주려 한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조상으로부터 전해져 온 제주 반닫이를 잘라내 그 재목으로 전혀 다른 새로운 가구로 만들어 쓰는 사람들이 늘었다.

제주 반닫이의 진가를 모르고 벌어진 일이다. 이렇게 사라진 제주 반닫이가 전체의 3분의 1가량이나 된다.

양 대표는 "이 정도 되면 문화재 훼손에 가깝다"며 안타까워했다.

더구나 "제주 반닫이는 내재한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팔도 각 지역의 반닫이 가운데 가격이 가장 싸다. 오히려 현대 가구보다도 싼 경우도 있다"며 제주에서조차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미술의 가치를 단순히 가격으로만 결정할 수는 없지만,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격만큼 확실한 수단도 없다.

보존상태나 조형미와 더불어 현존하는 고미술의 개수와 소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에 비례해 가격이 매겨지는데 제주 반닫이는 이 같은 기준으로 볼 때 너무나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문화는 문화를 누리는 사람들의 것이다. 문화를 제대로 알고 누리는 사람이 문화의 주인이 되는 것"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제주는 어디까지나 제주다운 것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제주의 자연, 문화를 있는 그대로 물려줘 현 세대가 아닌 우리 다음 세대가 누리고 더 가꿀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양의숙씨는 시간을 내어 자신이 소장한 500점이 넘는 민속품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자식 보듯 남편 보듯 알뜰히 살뜰히 지녀왔던 소중한 물건들과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어떤 식으로든 고향과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6년 대원군이 50대 후반에 그린 석란도(33.5×116.5㎝)를 제주현대미술관에 개관 기념으로 기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제주도립무용단 창작 공연 '춤, 홍랑'을 보고나서 제주 여인 홍윤애(洪允愛·홍랑)와의 사랑으로 유명한 조정철(趙貞喆·1751~1831)의 '정헌처감록'(靜軒處坎錄)을 제주도에 기증하기도 했다.

bj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23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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