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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후기 쓴다" 협박에 주문도 안한 음식값 내줘(종합)

송고시간2016-06-22 14:17

전국 배달음식업체 200여곳 등쳐 400여만원 챙긴 30대 구속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군포=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한 스포츠의류매장 종업원인 최모(32)씨는 마땅한 직업이 없어 생활고에 시달리던 지난 2014년 문득 과거 음식점에서 햄버거를 주문했다가 이물질이 나와 음식값을 환불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돌려주던 직원의 태도가 인상깊었던 최씨는 이를 악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음식값을 계산하고 돌려받는 '공짜식사'만으로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 아예 음식을 주문도 하지 않고 주문한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처럼 꾸며 돈을 받아내기로 하고 같은 해 2월 처음 실행에 옮겼다.

부산의 한 족발전문점에 전화를 걸어 "배달 온 족발에 머리카락이 들어있으니 환불해달라"고 요구해 3만원을 받는데 성공하자 최씨의 범행은 더욱 대담해졌다.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부산뿐만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까지 범행 대상을 넓히기로 하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전국의 배달음식 업체 1천100여곳의 전화번호를 확보해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 프렌차이즈를 포함한 256곳이 최씨에게 속아 넘어가 적게는 5천원에서 많게는 3만3천900원까지 모두 430여만원의 음식값을 최씨에게 송금했다.

최씨는 의류매장에서 일을 하는 도중에도 배달음식 업체에 전화를 걸어 음식값을 요구하는 등 최근까지 범행을 이어가다 수사에 나선 경찰에 지난 8일 검거됐다.

주문도 받지 않은 음식값을 내준 배달음식 업체들은 입소문에 예민한 사업 특성상 "환불해주지 않으면 인터넷 후기를 나쁘게 쓰겠다", "시청에 신고하겠다"는 최씨의 협박이 두려워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최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배달음식 업체들이 이물질이 나온 확실한 증거를 요구해 최씨의 범행 시도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음식은 이미 버리고 없으니 음식값의 반이라도 돌려달라"는 말에 소액인 점을 감안해 울며겨자먹기로 음식값을 내주기도 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최씨를 구속하고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러한 범죄에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주문 이력을 꼭 살펴보고 이물질이 나온 증거를 요구, 확인이 될 때까지 환불절차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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