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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반 필요한 맞춤형 보육 사각지대 어떡하나

송고시간2016-06-22 10:43

입시 준비생·비상시적 아르바이트 등

맞춤반 줄어드는 보육료에 어린이집·학부모 서로 눈치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정부가 다음달부터 강행하기로 방침을 밝힌 맞춤형 보육에서 장시간 보육이 필요하지만, 서류상으로는 입증 곤란한 맞춤반 '사각지대'가 제도시행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맞춤형 보육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맞춤형 보육제도는 0~2세반(만 48개월 이하) 영아에 대한 보육 체계를 하루 1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종일반'과 하루 최대 6시간에 필요할 경우 월 15시간 긴급보육바우처 추가 이용이 가능한 '맞춤반'으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정부는 "홑벌이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적정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맞벌이냐 홑벌이냐에 따라 아이들을 차별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육아 카페 등에는 장시간 어린이집 이용이 필요하지만, 종일반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해 당장 아이를 맡길 데가 없다며 현실적인 괴로움의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A씨는 일 때문에 신랑과 떨어져 살고 있며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지인 사무실에서 임시로 일하고 있지만, 정식 직원이 아니다. 기존 고용체계 틀 밖에 있는 까닭에 취업을 입증할 서류가 없다. 남편과 떨어져 살지만 한부모 가정이 아니고 일을 하지만 취업을 입증할 수 없어서 맞춤반 대상자로 판정을 받았다. 시어머니 역시 일을 하는 상황이다. 다음 달부터 당장 누가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데려오고 돌볼지 방법이 없다.

A씨처럼 맞추반 대상이지만 장시간 보육서비스 이용이 필요한 경우는 적지 않다.

인터넷 육아 카페에 글을 보면 'wind****'씨는 "남편이 돈은 벌고 있지만, 소득을 증명할만한 서류가 없어서 맞춤형 보육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주민센터에서 들었다"며 "잠도 안 오고 하루하루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B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저녁 시간 때쯤 아이를 데리러 어린이집에 가는데, 맞춤반으로 분류된 까닭에 다음 달부터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오후 3~4시 맞춤반 하원 시간까지로 줄어든다.

C씨의 경우 한 달 수십만원 수입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사용자는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영세업체라서 시급이 얼마 되지 않는데 제대로 보험에 가입시켜달라고 항의했다가는 그나마 힘들게 얻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일은 하지만 정식고용된 상태가 아닌 C씨 역시 종일반 보육이 필요하지만 맞춤반 대상자다.

보건복지부는 종일반 보육을 요청할 증빙서류가 없는 경우에는 대신 '자기기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지만 종일반 대상자로 바로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 자기기술서가 증빙서류를 대신할 만큼 종일반 보육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홑벌이 가정이 어린이집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도 맞춤형 보육시행에 앞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정부는 맞춤반에 대해서는 종일반의 80%에 해당하는 보육료를 지급한다. 보육 프로그램이 대체로 오후 4시 이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린이집 입장에서는 사실상 유아 1명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종일반이든 맞춤반이든 비슷한데도 맞춤반 아동에 대해서는 더 적은 보육료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어린이집 원장과 홑벌이 가정 사이에서 미묘한 눈치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어린이집에서는 100% 보육료 확보를 위해 홑벌이 가정이 종일반 자격을 얻기를 바라고 있고 홑벌이 가정 입장에서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천덕꾸러기가 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이 같은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bbaa****'씨는 "(어린이집에서) '다른 맘들은 알아서 종일반으로 신고했다. 맞춤반은 저희밖에 없다'고 했다"며 "'지인이 회사를 운영하는데 재직증명서를 떼어드릴까'하는 이야기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집 상황도 이해는 되지만 아이한테 눈치 줄까 봐 걱정도 된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관련 법률이 증빙서류를 허위로 제출하면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서도 처벌 수위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맞벌이 가정에도 부담이다.

종일반 대상자인 회사원 D씨는 "아이가 오후 4시 넘어서까지 어린이집에 있는데, 맞춤반 아이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뒤 몇명만 어린이집에 남게 될까 봐 걱정이다"며 "아이들끼리 친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편이 갈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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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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