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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우승 '싱글맘' 안시현 "딸한텐 늘 미안해요"

2014년 복귀 후 중하위권 맴돌다 깜짝 메이저 우승
3주 전에도 선수생활 고민…"딸 얼굴 보고 다시 힘 얻었다"

(인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딸 아이는 내가 우승한 줄도 몰라요. 꽃다발 받고 카메라가 막 찍으니까 그게 신나는 거죠. 우승해도 미안한 마음은 여전해요."

12년 만에 우승 '싱글맘' 안시현 "딸한텐 늘 미안해요" - 2

19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안시현(32·골든블루)은 대회장에 자주 다섯살바기 딸 그레이스를 데리고 나온다.

안시현은 2011년 말 결혼했지만 2년 만에 이혼했다. 이후 혼자서 딸을 키우면서 선수로 뛰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선수 가운데 유일한 '싱글맘'이다.

안시현은 딸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공식 연습일, 프로암, 그리고 대회로 이어지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딸은 친정 부모님이 맡아 보살핀다.

투어 선수의 휴식일인 월요일도 온전히 딸과 시간을 보내기 어렵다. 그래도 월요일 아침과 오후는 모녀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이다.

월요일이면 안시현은 그레이스에게 아침을 먹이고 손수 유치원까지 데려다 준다. 연습하러 갔다가도 딸이 유치원을 마칠 오후 다섯 시 반이면 귀가한다. 딸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대회에 출전할 때 안시현은 딸에게 "엄마, 굿샷하러 가도 돼?"라고 물어본다. 딸은 "응, 그런데 일찍 와야 돼"라고 대답한다.

대회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벼울 리가 없다.

19일 한국여자오픈 시상식이 끝나고 안시현은 딸을 안고 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엄마가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구석에 얌전히 앉아 있던 그레이스는 "엄마, 오늘 잘해서 상 받았다"고 마냥 즐거운 얼굴로 생글거렸다.

안시현은 "우승했다고 해서 그레이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덜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시현은 "늘 미안하다. 그리고 대견하다"고 덧붙였다.

안시현은 한때 한국여자골프 최고 인기 스타였다. 2003년 LPGA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 우승으로 신데렐라가 됐다. 미모와 골프 실력을 둘 다 갖춘 '얼짱 골퍼'의 원조가 안시현이다.

그러나 2011년 결혼과 2012년 출산, 그리고 2013년 이혼으로 이어진 3년 세월이 지난 뒤 투어에 복귀한 안시현은 더는 정상급 선수도, 인기 스타 플레이어도 아니었다.

안시현은 "투어에 복귀한 2014년에는 자신이 있었다. 컨디션도 좋았다. 그때 자신감과 컨디션대로라면 아마 우승도 한두번 했을거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 털어놨다.

출산한 뒤 몸은 예전 전성기 때 몸이 아니더라는 얘기다.

투어 복귀 첫해 상금랭킹 32위, 작년 상금랭킹 42위에 머문 그는 "작년부터 목표를 수정했다. 이왕 시작했으니 그만 둘 때 후회없이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9차례 대회에 출전했는데 하위권을 맴돌았다. 공동17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그는 "3주 전에 대회를 마치고 더는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 둬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딸 얼굴 보노라니까 여기서 그만 두면 안되지 라는 마음이 들었고 다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딸이 안시현을 다시 일으켜 세운 셈이다.

안시현은 이번 우승이 뜻밖이다.

"사실 우승할 줄 몰랐다. 정체기라서 하반기나 잘 하자고 마음 먹었다"는 그는 "난코스에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아무래도 바람을 맞아도 내가 더 맞았고 어려운 핀 위치도 내가 더 겪었고, 긴 러프에서도 내가 더 많이 쳐보지 않았나"라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안시현은 "어디는 피해야겠다는 건 잘 알고 쳤다"면서 "나흘 합계 이븐파가 목표였고 그걸 해냈다. 페어웨이 지켜야 하고 러프를 피하자는 전략이 다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16번홀 15m 버디 퍼트가 떨어졌을 때 그는 "소름이 돋으면서 이제 됐다. 편하게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우승을 확신한 것이다.

안시현은 자신을 신데렐라로 만들었던 2003년 CJ 나인브릿지 클래식 우승보다 이번 우승이 더 기쁘고 값지다고 힘줘 말했다.

"그땐 아무것도 모를 때였다.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맛보고 어려움을 헤쳐나간 끝에 이룬 이번 우승이 훨씬 값지다"고 그는 말했다.

안시현은 "언제까지 선수로 뛸지는 모르겠다"면서 "힘들고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선수 생활이 즐겁다"고 덧붙였다.

안시현은 "후배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면서 "무엇을 이겨내야 하는지는 다들 스스로 잘 안다"고 의미심장한 조언을 남겼다.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9 19:1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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