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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옥시의 가습기 피해 보상안, 이 정도로 되겠나

(서울=연합뉴스)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가 지난 1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내놓은 보상안은 여러모로 미흡하다. 옥시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피해자들의 눈높이에서 보상안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옥시가 피해자들에게 밝힌 보상안에 의하면 1ㆍ2등급 피해자의 경우 사망하거나 100% 상해 피해를 본 경우 1억5천만 원, 다른 1ㆍ2등급 피해자에게는 1억 원 이상의 위자료 지급안을 제시했다. 치료비와 장례비, 다치거나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근로 활동으로 벌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수입, 위자료 등을 산정해 이런 안을 내놨다는 것이다. 옥시는 한국 법원이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사망 시 위자료 기준액을 1억 원으로 정한 것을 고려했는데 이보다 많이 지급하는 것이라는 설명도 달았다.

옥시는 공정성과 투명성의 원칙을 바탕으로 1ㆍ2등급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했으나 내용을 뜯어보면 무엇이 공정하고 투명하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우선 한국 법원의 사망 위자료를 기준으로 했다는 내용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 사건은 검찰 수사에서 옥시 측이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고 가습기 살균제를 개발ㆍ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인체 무해' '아이들에게도 안심' 등의 허위 광고까지 했다. 옥시는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흡입 독성 실험 결과를 반박하려고 대학교 연구팀까지 동원해 조작된 실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검찰은 지금까지 전 경영진과 연구소 관계자, 대학 교수 등 6명을 구속했다. 이로 인한 피해를 우발적인 교통사고나 산업재해와 같은 시각으로 본다는 것은 이 사건 피해자들을 대하는 옥시의 무신경과 무책임을 드러낸다. 옥시의 보상 설명회에 참석했던 피해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보상안은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피해자 가운데는 자녀와 부모 등 온 가족이 피해를 본 사례도 있고, 3등급 피해자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에 대한 보상책은 자세하게 제시되지 않았다. 어린이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는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데 1억여 원의 위자료로 암울한 미래까지 보상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피해자가 어른일 경우 그로 인해 양육 과정에 문제가 생기거나 보호받지 못한 자녀에 대한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피해자들이 처한 다양한 상황에 대한 고려가 부족해 성의 없는 보상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명회에 나왔던 아타 울라시드 사프달 옥시 대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이 원하는 대로 만드는 게 보상안"이라며 7월까지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말이 허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1ㆍ2등급 피해자는 181명(사망 73명)에 달한다. 돈으로 보상한다고 해서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과 분노가 덜어지긴 어렵겠지만, 보상안에는 이들에 대한 옥시의 사죄와 피해 구제의 진정성을 충실하게 담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9 16: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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