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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아있지?"…휴대전화로 이산가족 찾는 부룬디 난민들

국제적십자위원회, 휴대전화 지원해 가족·친구 연결 도와

(키레헤<르완다>=연합뉴스) 김수진 특파원 = "동생아, 아직 살아있지? 몸은 건강한 거지?"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사흘 앞둔 지난 17일(현지시간) 르완다 마하마(Mahama) 난민 캠프에서 만난 크리스(19·가명)는 휴대전화 너머로 부룬디에 있는 열한 살 남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도 키갈리에서 동쪽으로 270㎞가량 떨어져 있는 마하마 난민 캠프는 작년 4월 르완다 정부가 국경을 넘어 피신해 오는 부룬디 난민들을 위해 설립했다. 50만㎡가 넘는 부지에 7만8천여명이 머물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가 늘고 있다.

부룬디는 지난해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3선 연임을 하면서 내전 위기에 휩싸였다. 정부군이 반대세력을 무력으로 진압해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6월 현재 28만여 명이 이웃 국가로 피난했다.

"아직 살아있지?"…휴대전화로 이산가족 찾는 부룬디 난민들 - 2

난민들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피난길에 가족과 헤어진 사람들은 누구보다 심적 고통이 크다.

지난해 4월 13살 여동생과 10살 남동생을 집에 두고 르완다로 도망쳐 온 크리스는 "동네에 정부군이 들이닥쳐 나 같은 젊은이들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고 죽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살아남기 위해 가족들을 다 두고 도망쳐야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루하루 동생들의 소식을 궁금해하며 살아가던 그는 ICRC에서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민 캠프 내 ICRC 천막을 찾았다. 전화기를 가진 부룬디 다른 이웃들에게 전화를 걸어 어렵게 동생들과 연결이 됐고, 무사하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ICRC는 각국에 있는 ICRC 대표단과 사무소, 현지 적십자사 등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처럼 헤어진 가족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이들이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인적사항 등을 적어 가족을 찾는 'RCM(Red Cross Message)'를 주로 활용하는데, 긴급 대응이 필요한 지역에서는 휴대전화로 연결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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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의 ICRC에서 이 사업을 맡고 있는 이브라힘 두쿠제는 "지난해 부룬디에서 정치적 분쟁이 시작된 뒤 상황이 매우 위급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가족들을 연결해 주고자 곧바로 휴대전화 연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지난해 9월 부룬디를 떠나 온 에프라시(36) 가족도 뿔뿔이 흩어졌다가 마하마 캠프에서 다시 한 데 모일 수 있었다.

남편과 7명의 자녀를 둔 그녀는 "작년 8월 남편이 먼저 르완다로 피신했고 며칠 뒤 아이 3명이 피난 행렬에 동참했다"며 "임시 수용소에 도착한 아이들이 ICRC가 제공한 전화기로 남편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해 결국 만났고, 한 달 뒤 르완다에 도착한 나와 4명의 아이 역시 같은 방법으로 가족과 재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난민들의 ICRC 휴대전화 이용 횟수만 7만4천 건에 이르며 이를 통해 홀로 국경을 넘어온 어린이가 가족을 만난 경우가 약 110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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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로 유입되는 난민 숫자가 늘고 있는 만큼 서비스 이용자도 매일 증가세다. 하루 250명에서 400명이 전화를 걸기 위해 ICRC 천막을 찾는다.

이날도 난민 수십 명이 가족의 소식을 알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이른 아침부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용자가 많은 데 비해 휴대전화가 3대뿐이어서 한 사람당 주어지는 통화 시간은 딱 3분이다.

순서를 기다리던 한 여성은 "3분이라도 통화를 시도하려고 아침부터 3시간 정도를 기다렸다"며 "부룬디에 계신 어머니 소식이 너무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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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개인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으면 공용 전화를 이용하는 대신 태양광 충전기가 비치된 차량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해 직접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앞서 ICRC는 이들에게 르완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심카드 950개를 제공했다.

두쿠제는 "어려움에 처한 난민들이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을 볼 때 큰 행복과 보람을 느낀다"며 "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현장 조사를 통해 휴대전화나 심카드 제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ogog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9 1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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