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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놀림·게이·경찰 꿈 무산'…올랜도 총격범의 굴절된 삶

WP, 오마르 마틴 일생 집중해부…어릴적 심각한 심리·행동장애 겪어경찰관의 꿈 품어…버지니아 공대 총격 후 훈련 동료들 위협하다 '퇴출' 보디빌딩으로 '헐크' 근육질 몸매…두번째 부인 만나면서 종교정체성 강화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49명의 무고한 목숨을 빼앗은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테러범인 오바르 마틴(30)은 어린시절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채 화를 많이 내고 친구들과 잦은 불화를 겪는 등 심각한 심리·행동장애를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뚱보'라는 놀림을 받았고, 학교 급우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했으며, 성인이 된 후 경찰관이 되려는 꿈을 품었으나 주변을 위협하는 언행 때문에 중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1면 톱으로 출생부터 학창시절, 직장, 결혼, 종교, 성적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마틴의 일생을 집중 해부한 기사를 실었다. WP는 "문제를 자주 일으키고, 말수가 적으며, 남성적(마초)이며, 분노가 많았던 올랜도 총격범의 불안한 삶"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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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에 따르면, 1986년 11월 뉴욕에서 출생한 마틴은 어린 시절을 플로리다주 해안가에 위치한 포트 세인트 루시에서 보냈다.

아프간계 무슬림인 마틴의 가족은 평범한 미국의 가정으로 보였다.

매년 이슬람 단식 성월(聖月)인 라마단 기간, 주변 무슬림과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는 풍습을 지켰지만 부인과 여자 형제들은 머리에 두건을 두르지 않는 등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마틴의 문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일삼고 주변에 화를 자주 내는 '앵그리 보이'(Angry Boy)였다. 때때로 여자 아이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보여 아버지가 교장실로 불려가는 일이 흔했다.

마틴 카운티 고등학교에 진학한 마틴은 수학을 듣던 중 동료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문제가 돼 학교에서 쫓겨났고, 2001년 행동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스펙트럼' 대안학교로 보내졌다.

당시 9·11테러가 마틴의 정신 세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 교사가 교실에서 TV를 틀어줬고 두 번째 비행기가 뉴욕 쌍둥이 빌딩에 충돌하는 장면이 나오자 마틴은 기뻐하며 웃었다고 당시 같은 반 학생이었던 사람들이 증언했다. 그는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내 삼촌이다. 나에게 총을 어떻게 쏘는 지 가르쳐줬다"고 주장해 교장실로 불려갔다.

괴짜로 알려진 마틴은 과체중인 탓에 '뚱보'라는 놀림을 지속적으로 받았고 '야만적인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일례로 마틴이 스쿨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으면 뒤통수를 얻어맞기 일쑤였다.

그가 농담을 하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틴 카운티 고등학교로 다시 보내진 마틴은 주변에 특별히 종교적이라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보낸 케네스 윈스탠리는 "마틴이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를 가졌다고 볼만한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3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마틴은 2006년까지 '퍼블릭스' '월그린' '뉴트리션 월드' '골드 짐' '홀리스터 클로딩' '제너럴 뉴트리션 센터'(GNC) 등지에서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받고 짐꾼, 계산원, 영업사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화나와 엑스터시를 즐기기도 했던 그의 동성애 취향이 이때부터 나타났다.

동성애자임을 공개 주장한 새뮤얼 킹을 비롯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게이 나이트클럽을 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틴은 신체상의 변화도 보였다. 보디빌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스테로이드를 맞으며 근육질의 몸매를 만들었으며, 틈날 때마다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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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은 당시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2년제 인디언 리버 커뮤니티 칼리지의 범죄학과에 입학한 마틴은 성인들을 구금하는 플로리다 주 교정시설에서 시간당 14달러를 받고 일했다.

당시 포트 세인트 루시의 경찰관인 스티브 브라운은 "마틴은 나무랄데가 없는 친구"라며 "마틴과 같은 친구가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밤에 편히 잠을 잘 수가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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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07년 봄 인디언 리버 스테이트 칼리지의 경찰 훈련학교에 등록해 경찰관의 꿈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마틴은 이곳에서 총기를 정확히 다루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마틴의 '이상행동'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문제가 됐다.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사건(2007년 4월16일)이 발생한 직후 훈련을 같이하는 동료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언행을 일삼은 것이다.

그는 한 동료에게 "내가 캠퍼스에 총을 휴대하고 들어가면 신고할 것이냐"고 말한 것으로 공식 기록에 나와있다. 평소 수업시간에도 잠을 자는 등 불량한 태도를 보였던 마틴은 결국 쫓겨나고 만다. 다만 형사 기소되지는 않았다.

'경찰관의 꿈'이 좌절된 마틴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호업체인 G4S에 취직했다.

총기휴대 자격증을 가진 명실상부한 경호원이 된 것이다.

WP는 "스쿨버스에서 과체중으로 놀림을 당했던 마틴은 이제 총을 지닌 헐크가 됐다"며 "그는 경찰관이 아니었지만 누구도 그 주변에 얼씬거리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마틴은 계약직 경호원으로서 비행청소년 보호시설과 골프장, 지방법원 등지에서 근무했다.

그는 동성애적 성적 취향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결혼했다.

첫 상대는 뉴저지 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시스토라 유시피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통해 만나 2009년 4월 결혼식을 올렸다. 평범한 듯했던 결혼생활은 9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마틴이 부인을 지속적으로 구타하고 정신적으로 괴롭혔던 것이다.

마틴은 또다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통해 두번째 부인을 만났다. 캘리포니아주 로데오에서 성장한 팔레스타인계 무슬림 여성인 누르 자히 살만(30)과 만나 포트 피어스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매우 지적이고 자상하며 외향적인 성품의 소유자인 살만은 무슬림으로서의 신앙심이 깊었다. 결혼 1년만인 2011년 9월 마틴은 살만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이 때부터 마틴은 무슬림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됐다. 두 사람은 아들과 함께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우디아라비아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움라'라고 불리는 비정기 프로그램이었다.

마틴은 또 포트 피어스 이슬람센터에 자주 나가 조용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맘'(이슬람 성직자)인 샤피크 라흐만이 찾아와 마틴 부자를 위해 기도를 해주기도 했다.

마틴의 종교생활 이면에는 그러나 '게이'로서의 생활도 있었다. 특히 'Jack'd'나 'Grindr'과 같은 게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자주 활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랜도에 거주하는 코드 세데노(23)는 "마틴이 자꾸 접근해왔으나 나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현재로서는 마틴이 정확히 어떤 동기에서 범행을 저질렀는 지가 여전히 미스터리다. WP는 수사당국이 마지막 행적에서 주요한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틴이 공격용 소총과 권총을 구입한 것은 6월 첫째주였다. 그가 일정 시점에 실탄을 구입할 때는 부인인 살만이 동행했다. 지난 5∼9일 올랜도로 와 범행장소였던 '펄스'를 사전 답사할 때도 부인이 함께 있었다.

10일 포트 피어스 이슬람센터에서 마틴은 살만과 3살짜리 아들과 함께 한시간 넘게 기도를 했다.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슬람 테러지도자에게 충성 서약을 한 마틴은 모든 준비를 끝낸 뒤 12일 새벽 충격적인 테러를 감행했다.

r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9 03: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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