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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불거진 법인세 논란 "감세효과 없어" vs "경제 찬물"

더민주, 법인세 인상안 발의에 정부·여당 반대법인세보다 고소득자 소득세율 인상·한시적 부가세 활용 거론되기도
[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김수현 기자 = 법인세 인상을 놓고 또다시 공방이 달아오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총선 이후 1당에 오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이명박 정부 이전 수준으로 법인세율을 되돌리겠다며 법안 개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데다 경제 살리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단순히 세수를 위해서는 법인세율 인상보다는 법인들을 상대로 한시적 형태의 부가가치세를 거두는게 좋다는 대안이 나온다.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올리면 세수 확보와 조세 형평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 더민주 '법인세 인상' 시동…"대기업 배만 불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민주 윤호중 의원은 지난 16일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대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법인세 인상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인세율 인상론이 고개를 든 것은 감세 정책이 기업의 배만 불리고 가계에 그 과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며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낮췄다.

법인세율이 낮아지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기업 이익이 개선되면서 가계의 임금과 소비가 덩달아 늘어나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에서였다.

대기업이 성장하면 성장세가 하위 계층에게도 흘러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이른바 '낙수효과 이론'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감세를 통한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국회예산정책처,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2000년 이전에는 개인과 법인의 소득 증가 속도가 비슷했다.

그러나 2010∼2014년 총처분 가능소득의 연평균 증가율은 법인(14.6%)이 개인(4.9%)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 인식에 따라 기업이 소득을 투자나 배당, 임금으로 주지 않고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면 추가 세수를 물리는 내용의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지난해 도입했다.

갈수록 악화하는 재정 여건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법인의 세금을 올려 세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법인세 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윤호중 의원에 따르면 법인세 인상 개정안이 통과되면 연간 3조원 규모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규모가 큰 기업, 작은 기업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며 "담뱃세 인상, 일부 소득세 정비 등을 이미 했기 때문에 법인세를 손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 "법인세는 소득재분배와 무관…경쟁국보다 세율 높아"

반면 정부와 여당은 법인세율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내려 외국 투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려고 경쟁을 하는데 우리만 더 올려놓으면 (외국기업이) 다 도망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도 더민주에서 법인세 인상 움직임이 감지되던 지난달 논평을 내고 "기업에 대한 부담을 늘리면 투자 위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방해하고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법인세율 인상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법인 이득은 최종적으로 임금, 배당 등을 통해 가계로 귀속되는 만큼 세율을 높이면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져 경제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기업 이익이 임금이 아니라 배당에 많이 쓰인다고 하는데 주주 분포를 보면 부자가 아닌 사람들도 꽤 있다"며 "소득재분배를 위해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은 법인세를 잘못 이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22%)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는 낮지만 무역 경쟁국인 싱가포르(17%), 홍콩(16.5%) 등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높이면 외국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지고 높은 자본비용 탓에 외국인 투자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인상 반대 논리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주요 OECD 회원국들이 법인세율을 큰 폭으로 내리고 있어 국제조세 경쟁 측면에서도 세율 인상이 맞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2000∼2015년 OECD 국가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 인하 폭은 7.5%포인트(p)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는 28%에서 22%로 6%p 내렸다.

박정수 서강대 교수는 "법인세는 재정 문제가 심각한 일부 국가만 올릴 뿐 세계적으로도 낮추는 추세에 있다"며 "특히 요즘처럼 국가 간 자본이동이 활발한 때에는 법인세 인상은 더욱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 반복되는 법인세 인상 논란…"법인은 투표권이 없어서"

소득재분배, 조세형평성 등을 목적으로 세율을 조정하려 한다면 법인세보다는 소득세, 그중에서도 고소득구간 근로소득세율을 손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홍 교수는 "2년 전에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3억원 초과에서 1억5천만원 초과로 낮춘 결과 그 구간 소득자들의 세부담만 늘었다"면서 "3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구간을 신설해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수 교수는 "소득재분배는 소득세로 하는 것이지 법인세로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법인세 인상 주장은 정치적으로 소득재분배라는 프레임을 씌우기에는 좋지만 근거가 약하다"고 꼬집었다.

법인세 인상 추진이 여론 저항 없이 손쉽게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득세 인상은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 있으니 자연인이 아닌 법인에 대한 세수를 늘리려는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법인은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소득세, 부가가치세보다 더 쉽게 세율 인상 주장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반복되는 법인세율 인상 논란은 기업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한시적으로 부가세 형태의 목적세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벨기에 등은 법인세의 부가세 형태로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목적세를 부과하고 있다.

porqu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9 06: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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