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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위로 들썩이는 中 '우칸촌'…사태 해결될까

송고시간2016-06-17 11:25

中, 농촌 주민 공동재산 '집체토지' 개발 해법 부심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토지 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광둥(廣東)성의 우칸(烏坎)촌이 다시 시위로 들썩이고 있다.

5년 전 '부당한' 토지 강제수용에 맞서 주민들이 석 달여 시위를 벌여 관심을 모았던 우칸촌 사태는 중국 당국의 승인을 거쳐 이례적으로 시위주동자였던 린쭈롄(林祖戀)이 우칸촌 촌민위원회 당서기로 선출돼 나름의 해법을 마련, 문제가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아왔다.

이런 우칸식 해법은 기층이라고 할 촌민위원회가 민주적 선거로 구성·운영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요구가 중국 중앙정부에서 제대로 수용되느냐를 두고 향후 중국 발전 모델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우칸촌 사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주민들이 당국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우칸촌 사태는 2011년 9월 21일 시작됐다. 광둥성 산웨이(汕尾)시 루펑(陸豊)현 둥하이(東海)진 산하의 바닷가 마을인 우칸촌에서 마을 집단 소유로 된 토지가 33만4천여㎡가 촌 당위원회 간부들과 토지개발업자들이 결탁해 개발용도로 강제 수용되자 마을 주민들이 집단 시위에 나선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때부터 공산당은 농촌 토지를 농민단체 소유인 집체(集體) 토지로 정해 개별 농민이 일정 부분 소유권을 갖도록 하고 해당 토지를 매각하려면 관할 농촌 공산당 지부 또는 당 위원회의 감독과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런 점으로 비춰볼 때 우칸촌 주민의 동의가 없는 매각은 '불법'이었던 셈이다.

사실 중국에서 개혁개방 30년동안 농촌 토지는 개발 붐을 타고 지가가 크게 상승해 주민들의 기대이익 실현 기대감이 커졌으며, 우칸촌 사태의 본질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동안 나온 중국 안팎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해당 토지는 홍콩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천원칭(陳文淸)에게 7억위안(1천240억원) 정도에 매각됐는데 우칸촌의 입지로 볼 때 그 가격은 헐값 수준이었다고 한다. 아울러 현지 주민에게 토지매각 보상금으로 500위안(8만8천600원)씩이 건네졌고, 나머지는 부패 관료들이 나눠가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우칸촌 주민들은 해당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 철회와 지역 간부 비리 척결을 요구하면서 현지의 관공서 등을 부수는 등의 과격한 방법으로 수개월여 시위를 벌였다. 그 과정에서 마을 대표가 당국에 구류됐다가 의문사하는 일도 생겼다. 성난 우칸촌 주민들이 아예 당과 공안조직을 몰아내는 극단적 행동을 벌였고, 중국 당국은 인민해방군까지 동원하면서 주밍궈(朱明國) 광둥성 부서기를 아예 입주시키는 방법으로 주민 설득에 나섰으며 린쭈롄을 우칸촌 당 서기로 인정하는 유연함을 보여 사태가 해결되는 듯했다.

이런 장기적인 과격 집단 시위에 중국 당국은 이례적으로 신중하게 대응했다. 재산권의 영역에 속하는 집체토지 갈등인데다 중국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인화성이 큰 문제였기에 현지 주민을 '달래는' 접근을 시도했던 것.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광둥성의 최고위층인 후춘화(胡春華) 당위원회 서기도 뾰족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부패 관료들에 대한 처벌이 우칸촌 주민들의 부차적인 요구였다면 핵심 요구인 부당하게 강제수용된 토지 반환은 5년째 답보상태를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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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우칸촌 주민들은 다시 집단행동에 나선 상태다.

주민들은 우선 법적 절차에 따라 토지 반환을 요구하기 위해 둥하진에 '상팡'(上訪·하급기관 민원처리에 불복해 상급기관에 직접 민원을 내는 행위) 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이달 19일 촌민대회를 열고 신청서 제출 여부를 공식 결정할 계획이다.

린쭈롄은 SCMP에 "지난 몇 년간 우칸촌의 하늘은 새벽이 오기 전의 어둠이 깔린 상태였다"면서 "법과 규정에 따라 토지 반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정부 관리들의 무대책을 질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 주도로 인해 가족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보고, 아예 아내와 이혼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칸촌의 이 같은 토지 반환 요구를 중국 당국이 받아들이는 것은 말처럼 그렇게 쉽지 않아 보인다.

우칸촌의 집체 토지가 개발업자에게 넘겨지는 과정에서 일부 부정부패가 있었겠지만, 중국 농촌 토지의 개발이 우칸촌과 비슷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다른 곳에서도 아우성이 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제2, 3의 우칸촌 사태가 초래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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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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