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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차기 정·부통령 '불편한 동거'…취임식도 따로

두테르테, 정당·정책 다른 차기 부통령 '냉대'…내각서 배제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차기 필리핀 정부에서 여야의 처지가 뒤바뀌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야당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여당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당선인을 '홀대'하면서 양측 갈등에 따른 정국 불안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이 관행과 달리 오는 30일 대통령과 부통령 취임식을 함께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로브레도 부통령 당선인 측 보이엣 디 정권인수팀장은 "두테르테 당선인 측으로부터 취임식 별도 개최를 선호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공동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그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 취임식이 성대하게 열린 마닐라 리살공원 '퀴리노 그랜드스탠드' 광장 대신 대통령 궁에서 500여 명을 초대해 간단한 음식을 곁들인 '조촐한' 취임식을 열 계획이다.

두테르테 당선인 측은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대통령 궁 홀에 대통령과 부통령의 손님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차기 정·부통령 '불편한 동거'…취임식도 따로 - 2

필리핀에서 정·부통령 취임식이 따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두테르테 당선인이 의도적으로 소속 정당과 정책 목표가 다른 차기 부통령을 따돌린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대선 후보가 같은 당에서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후보를 정하지만, 대통령과 부통령 투표는 각각 실시하기 때문에 이들 당선인의 소속 정당이 다른 경우가 발생한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최근 차기 내각을 구성하면서 로브레도 당선인을 배제했다. 부통령이 장관이나 장관급 각료직을 함께 맡게 하는 관행을 무시한 것이다.

그는 그 이유로 부통령 선거에서 떨어진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친구'인 마르코스 주니어 상원의원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두테르테 당선인이 '피비린내 나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사형제 부활을 추진하고 있지만 로브레도 당선인은 반대 입장을 보이는 등 정책 노선이 다른 것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헌법에 부통령의 업무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로브레도 당선인이 두테르테 당선인의 부재 시 대행 역할을 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로브레도 당선인이 제 목소리를 낼 경우 두테르테 당선인과 충돌, 정국 긴장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차기 정·부통령 '불편한 동거'…취임식도 따로 - 3

kms123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6 11: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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