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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소박한 '초미니 교회'서 시름 덜고 가세요

송고시간2016-06-16 06:02

김태헌 목사, 제주에 두번째 8㎡ 규모 교회 건립 추진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누구나 편하게 찾아와서 시름을 덜어낼 수 있도록 작고 소박한 교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제주시 회천동에 '초미니 교회' 건립을 추진하는 김태헌 목사는 "신자·비신자 상관없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 눈물 흘리고 하고 싶은 말도 쏟아내며 치유를 경험하는 공간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목사는 앞서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올레13코스에 8㎡ 규모 '순례자의 교회'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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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문을 연 순례자의 교회는 '올레길의 초미니 교회'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정갈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올레꾼이나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방명록 등으로 추정하기로는 그간 6만5천∼7만명이 다녀갔다. 기독교 신자들은 물론 천주교·불교·원불교 등 다른 종교 신자나 무신론자들도 찾아온다고 한다.

성인 대여섯 명만 들어서도 가득 차는 좁은 공간이지만 결혼식 장소로도 많이 사용됐다.

2013년 1월 첫 커플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1쌍이 이곳에서 평생의 사랑을 약속했다.

장소 이용은 무료다. 신자·비신자 상관없이 서로에게 집중하며 차분하게 예식을 치르고 낭비도 줄이고 싶다면 누구나 환영이다.

최근에는 70대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을 여기서 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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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선뜻 주례로 나서 첫발을 내딛는 부부에게 결혼생활의 지혜를 들려준다. 주례로서 책임감에 사후에도 종종 연락해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고, 부부의 행복을 위해 기도도 한다.

"어쩌다 보니 '주례 전문 목사'가 됐다"며 웃음을 터뜨린 김 목사는 "가끔 신랑 신부 부모님이 결혼식을 성대히 치르고 축의금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는 불만을 갖고 오기도 하지만, 1시간여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그런 불만은 사라지곤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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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작은 교회를 곳곳에 지어 순례자의 교회의 가치를 이어가 보자는 취지에서 미니채플세우기운동재단이라는 비영리 법인을 만들고 용수리에 이어 제주시 회천동에도 초미니 교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 역시 8㎡ 남짓 면적의 소박한 예배당으로 꾸밀 계획이다. 취지에 공감한 한 집사가 부지를 내줬고, 헌금도 일부 들어왔다.

아직 교회를 완성하기에 자금이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지만, 내달 초 착공예배를 하기로 했다.

물질적으로 부담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하늘의 뜻에 맡기고 언젠가는 완성되리라고 생각하며 차근차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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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순례자의 교회를 세운 지 1년이 채 안됐을 때 이야기를 꺼내며 누구나 마음 편히 찾아올 수 있는 작은 교회를 더 짓고 싶은 이유를 설명했다.

2012년 1월의 어느 저녁, 김 목사는 '천당 가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다소 뜬금없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바로 통화 버튼을 눌러 연락해보니 사업 부도로 좌절한 한 남성이 극단적 생각까지 하며 삶을 정리하러 제주에 왔는데, 우연히 순례자의 교회에 들러 한참을 머무른 뒤 생각을 바꿔 바로 돌아가는 비행기편을 알아보러 공항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 목사는 "제가 설교해도 자살을 결심한 사람의 마음을 돌려놓긴 어렵다. 그러나 이 공간을 만들어 놓고 나니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찾아와 치유를 경험하고 가지 않느냐"며 "이런 작고 소박한 예배당이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해 사회적으로도 순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례자의 교회는 쉼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영혼의 쉼터'이며, 이게 바로 종교가 해야 할 순기능"이라며 "전국 곳곳에 이런 취지의 작은 교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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