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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반인륜범죄자, 구속되면 매뉴얼 따라 얼굴공개한다(종합)

경찰, 판단기준 '체크리스트' 마련…지방청 단위 심의위에서 결정
정신질환자 범죄는 신중 검토…가족·아동학대·성범죄는 공개 제한 가능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경찰이 잔혹성을 띤 강력범죄 피의자 얼굴 공개 여부를 지방경찰청 단위에서 구체적 매뉴얼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정신질환이 있는 피의자는 얼굴 공개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살인·약취유인·인신매매·강간·강제추행·강도·조직폭력 등 특정강력범죄로 규정된 범죄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공개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15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지침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범죄 가운데 사회적 파장이 크고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사건에 대해서는 '잔인성 및 중대한 피해', '충분한 증거', '공공 이익', '청소년 여부', '제한 사유' 등 세부 판단기준을 두고, 범죄 유형별로 37∼40개 항목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신상공개 여부 판단에 활용한다.

시신 훼손이나 토막 내기, 장기 적출 등 수법의 잔혹성이나 반인륜성, 흉기 사용, 사전 계획과 증거인멸 등 범행의 치밀성, 여성·아동·노인 등 사회적 약자 대상, 연쇄 또는 상습범, 사망이나 중상해 야기 여부 등이 체크리스트에 포함된다.

사회 불안을 불러일으키고 국민 관심이 집중돼 알 권리 차원에서 신상정보를 공개해야 하는지, 금고형 이상 전과가 있어 재범 방지 차원에서 정보 공개가 필요한지, 피의자가 만 19세 미만 청소년인지 등도 점검 대상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됐거나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했는지, 혐의를 입증할 명확한 보강 증거가 확보됐는지도 공개 여부 판단 기준에 포함된다.

다만 정보를 공개했을 때 피의자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2차 피해가 갈 우려가 있거나 아동학대·성범죄처럼 특례법으로 제한 규정을 둔 경우에는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이어 사건 발생지역을 관할하는 지방청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가 체크리스트를 참고해 심의를 거쳐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종전에는 심의위를 경찰서 단위에서 운영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강력사건을 거치면서 공개 여부 판단 기준이 경찰서나 사건별로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지방청 단위로 심의위를 운영하면 적어도 해당 지방청 관할구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에는 일관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의위에는 변호사, 의사, 언론인, 성직자, 교육자, 심리학자 중에서 선정한 외부 전문가도 3명 이상 참여시켜 의견을 받도록 했다.

공개 시기는 구속영장 발부 이후를 원칙으로 했다. 피의사실에 대한 법원의 1차 판단이 나온 이후를 기준으로 삼겠다는 뜻이다.

다만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이미 실명이 공개된 피의자의 경우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면 구속영장 발부 전이라도 예외적으로 공개 가능하다.

경찰은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이를 언론에 미리 공지하고, 피의자가 경찰관서를 출입하거나 현장검증 등을 위해 이동할 때 얼굴을 모자나 마스크로 가리지 않는 방식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정신질환을 앓는 피의자의 얼굴 공개는 신중히 검토할 방침이다. 정신질환자 범죄는 처벌과 동시에 치료 대상임을 고려해 진료 기록과 전문의 등 의견을 종합,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경기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사건, 서울 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수락산 강도살인사건 등을 계기로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자 이와 관련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5 16: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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