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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를 푸르게…한국이 미얀마에 심은 '희망의 숲'

미얀마 사막화지역 조림사업 현장…韓 개발경험 전수
맨땅 드러난 미얀마 중부 건조지역
맨땅 드러난 미얀마 중부 건조지역(바간<미얀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미얀마 중부의 건조 지역 풍경. 누런 맨흙이 드러난 가운데 듬성듬성 나무나 덤불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2016.6.13
kimhyoj@yna.co.kr

(바간<미얀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얀마의 첫 통일 왕조가 화려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천년고도' 바간. 지난 8일 행정수도 네피도에서 바간을 향해 차를 달리자 어느 순간부터 창밖 풍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네피도 인근의 푸른 들판이 사라지고 누런 맨흙이 드러난 가운데 듬성듬성 나무나 덤불이 서 있는 광경이 나타났다.

바간이 자리한 만달레이주(州)를 비롯해 사가잉주, 마그웨이주 등 미얀마 중부 건조 지역은 미얀마 전체 평균의 20%에 불과한 강수량에 기후변화, 과벌목 등이 더해져 심각한 사막화 현상을 겪고 있다.

한국 정부 무상원조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바간 지역에서 지난 1998년부터 4차에 걸쳐 산림조성 사업을 펴는 이유다.

나무에 물 주는 미얀마 주민
나무에 물 주는 미얀마 주민(바간<미얀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얀마 중부 바간에서 진행되는 한국국제협력단의 4차 산림조성 사업 지역에서 현지 주민이 나무에 물을 주고 있다. 2016.6.13
kimhyoj@yna.co.kr

◇축구장 1천200개 넓이에 '한국 숲' 조성

바간 냥우 지역에 펼쳐진 코이카 2·3차 조림사업지에 들어서니 비교적 빽빽이 심어진 나무들 덕에 푸르름이 눈에 들어왔다. 2004년부터 조성된 2차 조림지의 경우 나무들이 줄기는 얇지만 4∼5m 높이로 훤칠하게 자라 있었다.

미얀마 자연자원·환경보전부 산하 건조녹화국의 바 카웅 과장은 민둥산에 가까운 과거 사진을 보여주며 "나무를 심은 뒤 주변 마을에서도 농사를 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사막화는 기온 상승과 강수량 감소의 악순환을 불러와 지역의 농업 생산성을 저하한다. 반대로 나무를 심게 되면 토양이 빗물을 머금으면서 주변 식생이 좋아진다. 농업 수확량이 증가할 뿐 아니라 조림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은 지역 주민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도 있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전했다.

코이카 지원으로 만들어진 숲은 총면적 840헥타르(ha)로 축구장 1천200개 넓이, 90만여 그루에 달한다.

1, 2차 사업 때는 미얀마 정부가 나무를 심고 코이카는 전문가 파견, 기자재 지원을 했지만 3, 4차 사업은 우리 산림청과 비정부기구(NGO) '푸른아시아'가 실제 조림도 맡아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오는 8월부터는 관리 책임도 미얀마 정부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개량형 화덕으로 음식 만드는 미얀마 주민
개량형 화덕으로 음식 만드는 미얀마 주민(바간<미얀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얀마 중부 바간 마을 주민이 한국국제협력단의 산림조성 사업 일환으로 지원받은 개량형 화덕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2016.6.13
kimhyoj@yna.co.kr

조림지 보존을 위해 주민들이 땔감용 나무를 덜 베도록 열효율이 높은 개량형 화덕을 인근 5천800여 가구에 설치했고 저수지와 우물도 보수했다.

개량형 화덕을 지원받은 조림지 인근 마을 주민 쳐 에인(35·여) 씨는 "예전에는 한번 요리하면 땔감을 10개 정도 써야 했지만 지금은 반으로 줄었다"며 "숲이 새로 생겨서 일자리도 많아지고 시원해졌다"고 말했다.

◇한국, 개발경험 전수로 對미얀마 원조경쟁 뚫는다

산림조성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뿐만 아니라 저개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우리나라의 경험을 전수한다는 의미도 있다.

식민 지배와 전쟁을 거치며 헐벗었던 국토를 조직적인 조림사업으로 푸르게 바꾼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산림녹화에 성공한 드문 사례로 꼽힌다.

코이카 도움으로 조성한 숲
코이카 도움으로 조성한 숲코이카 도움으로 조성한 숲
(바간<미얀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미얀마 중부 바간 지역에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지원으로 조성된 산림. 2016.6.13
kimhyoj@yna.co.kr

바 카웅 과장은 "한국도 1970년대에는 언덕에 나무 하나도 없는 나라였지만 한 그루씩 심은 것이 지금의 산림이 됐다"며 "언젠가 미얀마도 그렇게 큰 숲을 가진 나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고유의 발전 경험은 개혁·개방과 신정부 출범 이후 각국의 공격적 '원조경쟁'이 벌어지는 미얀마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는 부분이기도 하다.

코이카의 올해 대(對)미얀마 원조 계획은 2천358만 달러(276억원)이다. 올해부터 미얀마가 ODA 중점협력국에 포함되면서 액수가 크게 늘었지만, 압도적 1위 원조국인 일본(2014년 기준 2억여 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는 규모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한 중국도 인프라 개발, 에너지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막대한 원조를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농촌개발, 산림조성 등과 함께 미얀마의 향후 발전 계획 설계를 지원할 정책 역량 강화에도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모델로 한 미얀마개발연구원(MDI) 설립 사업 등이 그 사례다.

김인 코이카 전략기획이사는 "지난 20년간 베트남이 우리나라의 원조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면, 이제는 미얀마에 많은 지원을 해야 할 때"라며 "10년 후 미얀마가 '넥스트 베트남'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3 12: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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