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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전문가 "대북 돈줄조이기? 北中 중개수수료만 커져"

존박 하버드大 선임연구원, 탈북자 인터뷰 "중국 금융시스템으론 한계""북·중 부품거래 '중개인'이 맡아…금융거래는 지방 소형은행 이용"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관련한 부품조달을 하지 못하도록 전방위적 돈줄 조이기에 나섰으나 현재 중국의 금융시스템으로는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히려 '위험비용'을 높여 북·중 사이에서 부품조달을 알선하고 금융거래를 도와주는 중개인들의 수수료만 불려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금융권 출신의 대북제재 전문가인 존 박 하버드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중간 무기거래에 관여했던 탈북자들을 상대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제재전문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북·중간 거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연구원이 지적하는 현행 미국 금융제재의 한계는 중국 내부의 불투명한 금융시스템에 있다. 중국의 개인기업이 북한으로부터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얼마든지 금융거래를 '대리'해주는데다 거래기관도 미국의 제재 영향권에서 벗어나있는 중국의 소형 지방은행이어서 '돈의 흐름'을 포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던 북한 당국은 중국 내에서 합법적 거래로 위장하고 은닉하는데 능숙해져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돈줄 조이기'의 강도를 높이면 중국으로부터의 북한의 무기 또는 부품조달이 줄어드는게 아니라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인해 북·중간 불법거래에 따르는 중개 수수료만 올라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와 보스턴 컨실턴그룹에서 근무했던 박 연구원은 지난주 한국국제교류재단(KF) 지원으로 개최된 미국외교협회(CFR) 비공개 토론회에 참석해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존 월시 연구원과 함께 대북제재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인터뷰> 美전문가 "대북 돈줄조이기? 北中 중개수수료만 커져" - 2

다음은 일문일답.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결의에 이어 미국이 양자제재를 통해 북한을 상대로 돈줄 조이기를 강화하고 있는데, 금융제재의 효과를 어떻게 보나.

▲제재의 수수께끼다. 제재를 더 많이 가할수록 북한의 WMD 능력은 강화된다. 과거 북한의 무역회사와 국영기업에서 일하던 탈북자들이 하는 얘기다. WMD 프로그램과 관련한 이중용도 물품을 조달할 때는 공식 채널을 피하고 중국의 중개인들을 이용한다고 한다. 또 중국의 개인기업들이 수수료만 주면 북한의 금융거래를 대리해준다. 더욱이 북한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은 거의 지방의 소형은행이다. 제재를 강화한다고 해도 북한과 중국간에 은밀히 이뤄지는 금융거래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다.

-- 제재가 큰 효과가 없다는 말인가.

▲중국의 중개인이나 개인기업들은 미국 등이 제재를 강화할수록 북한에 더 높은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수료를 10배쯤 높여달라고 할 것이다. 북한도 WMD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부품을 어떤 식으로든 조달할 것이다. 이는 미국이나 유엔 안보리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다.

-- 미국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한 것도 마찬가지인가.

▲나라 전체를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강력한 채찍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의 금융기관이라면 위험부담을 안고 북한과 계속 거래를 해야 하느냐, 아니면 미국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차단되느냐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북·중간 금융거래의 특성을 감안해보면 제재의 효과를 장담하기 힘들다. 2005년 BDA 사태를 통해 큰 충격을 받았던 북한은 금융활동 대부분을 중국으로 옮겼고 합법적으로 위장해 거래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거래하는 지방의 소형은행들은 대형 국영은행들과 달리 금융거래의 흐름을 쉽게 포착하기 힘들다.

-- 그러면 BDA 만큼의 제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단 말인가.

▲그렇다. 무방비로 BDA 사태를 겪었던 북한은 이를 피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아냈을 것이다. 중국에서 지금 이뤄지는 금융거래가 바로 그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너무 많은 항생제를 써서 북한은 이미 저항력을 갖기 시작했다.

제재가 완전히 효과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북한이 중동이나 동유럽 지역을 상대로 하는 WMD 확산을 차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그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국은 다른 시스템이다.

-- 어떤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가.

▲미·중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추가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나는 미국과 중국의 전문가그룹이 금융제재의 이행을 점검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정치적 차원을 떠나 시장의 관점에서 제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형태의 협력이 필요하다.

-- 중국이 대북제재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보느냐.

▲중국 정부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우려하고 북한에 실망하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은 장기적으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고 지난달 31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은 것은 제재 이행을 우선시하는 나라의 태도라고 볼 수 없다.

주목할만한 대목은 시 주석이 3년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반(反) 부패운동이 오히려 김정은 정권의 WMD 프로그램에 충격을 줄 수 있다. 북한과의 거래를 돕고 있는 중국의 공산당 간부나 기업인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 부패 운동의 결과에 따라서는 중국 내에서 북한의 활동이 차단되는 결과가 올 수도 있다.

r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3 07: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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