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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난사' 美대선정국 흔드나…對테러 공방전 가열될듯

트럼프, 테러대응 놓고 대여공세 '호재'…힐러리 '신중모드'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게이클럽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 미국 대선정국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경선국면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선 대결을 준비 중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로서는 이번 사건을 어떤 식으로든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공방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평가되는 이번 사건은 그 성격과 원인이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정가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올랜도 총기난사' 美대선정국 흔드나…對테러 공방전 가열될듯 - 2

이번 사건은 아직 정확한 범행동기가 나와있지 않지만 일단 급진 이슬람주의에 경도된 20대 청년이 불특정 다수를 향해 총격을 가한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3년 4월 보스턴마라톤 테러사건을 일으킨 차르나예프 형제나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범 사이드 파룩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에서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이 총격 직전 이슬람 국가(IS)에 충성 맹세를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미국내 테러 대응체계에 또다시 중대한 '구멍'을 드러낸 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일차적으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특히 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직접 연계된 '증거'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후반에 예기치 못한 큰 악재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부각시키는데 안간힘을 써온 공화당의 트럼프로서는 정치적으로 이득을 노릴 수 있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을 오바마 행정부의 대(對) 테러 정책이 실패한 근거사례로 활용하며 오바마와의 정책적 차별화를 선명히 드러내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본선의 맞상대가 될 클린턴을 향해 '오바마=클린턴'이라는 식의 프레임을 내걸어 보다 효과적인 공세를 펼 수 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급진 이슬람 테러주의자들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옳았다고 축하하는 지지자들에 대해 "감사한다"며 "나는 축하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강인함과 경각심을 원한다. 우리는 현명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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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실질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클린턴은 정치적 대응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주요 국내외 어젠다를 놓고 오바마와 정책적 동조화를 꾀해온 클린턴으로서는 현 정부의 테러대응 체계에 큰 허점을 드러낸 이번 사건이 자신의 선거캠페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클린턴은 트위터에 "아침에 일어나서 플로리다의 충격적인 뉴스를 들었다"며 "더 많은 정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러한 끔찍한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 내 마음은 함께 한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클린턴으로서는 테러 대응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총기규제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무분별하게 총기판매와 소지를 허용한 것이 무려 50명의 목숨을 야기한 대형참사로 이어진 주요한 원인이 됐다는 식으로 논점을 돌리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미국총기협회(NRA)의 로비를 받고 있는 트럼프에 맞불을 놓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급진적 이슬람주의와 연계된 테러로 귀결된다면 단순히 총기를 막으면 테러를 막을 수 있다는 식의 총기규제론은 먹혀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찌됐건 이번 사건으로 다시금 수면위에 떠오른 테러 대응문제는 본선 국면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한가지 주목할 변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 공포증'(이슬라모포비아·Islamophobia)이 미국 사회 내에 다시금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이것이 대선민심에 어떤 식으로 투영될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로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슬림 일시 입국금지'와 같은 기존 공약의 정당성을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최근 멕시코 연방판사를 인종편향적으로 비난한 것처럼 또다른 역풍을 자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3 02: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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