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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대우조선 수사' 남상태·고재호 비리 규명에 집중

'9년 장기집권' CEO…분식회계·경영비리 토대로 부당지원·유착의혹 추적회사·산은·회계법인 등 관계자 소환 대상·일정 검토
남상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
남상태,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연합뉴스TV 캡처]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김수남 총장 체제에서 대형 부정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첫 수사 대상이 된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중심에는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이 자리잡고 있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를 이끈 두 전직 최고경영자가 도합 1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분식회계와 경영진 비리, 대주주인 산업은행 및 외부감사 회계법인과의 유착, 정·관계 비호 의혹 등이 쌓여 곪아터졌다는 게 검찰 안팎의 평가다.

검찰이 외부 자금 지원을 받아 연명해온 사실상의 공기업인 대우조선 수사를 통해 부실·비리 경위와 책임 소재를 가릴 경우 두 사람의 책임 규명이 핵심이란 점에서 형사처벌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특별수사단은 압수물 분석 등을 통해 초반 역량을 분식회계와 경영진 비리에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일 본사와 거제시 옥포조선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내부 문건과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 무리한 사업·지인에 특혜…부실경영·비자금 의심

경영진 비리 의혹은 대우조선 감사위원회가 검찰에 낸 진정서 내용이 토대가 됐다. 개인 비리 의혹까지 포함됐다.

감사위는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에 ▲ 오만 선상호텔 사업 ▲ 서울 당산동 사옥 매입 ▲ 삼우중공업 지분 인수 ▲ 부산국제물류 관련 부당계약 ▲ 중량물 운반용 특수선(자항선) 해상운송 위탁 사업 등을 지적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부분 남 전 사장 시절 이뤄졌다.

오만 선상호텔 사업은 이사회에 허위로 보고해 결정됐다는 게 감사위 주장이며, 삼우중공업 지분 인수는 '고가 인수' 의혹을 받는다.

선상호텔과 당산동 빌딩 사업에서는 남 전 사장의 측근으로 거론되는 유명 건축가 이창하씨에게 일감 몰아주기 등 특혜가 돌아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원이었던 이씨는 협력업체에서 공사 관련 청탁 대가 등으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2009년 구속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씨가 남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지만, 당시에는 이씨 개인비리로 수사가 마무리됐다. 이씨와 업체를 연결한 것으로 의심받던 그의 형은 캐나다로 도주해 잠적했다.

특별수사단의 압수수색 대상에 이씨 사무실과 자택이 포함되고, 가족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사업 특혜와 비자금 의혹이 규명될지 관심이 쏠린다.

자항선 해상운송 위탁 사업은 남 전 사장의 대학동창 정모씨가 최대주주인 회사와 특혜성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올해 1월 감사위가 창원지검에 낸 추가 진정서에는 대우조선이 지난해 3분기까지 4조5천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다. 고 전 사장이 해양플랜트 사업 수주를 추진하면서 '저가 수주'로 손실을 입혔다는 게 골자다.

◇ 지원받아 부실 감췄나…유착·비호 실체는

조선업계에선 2008년을 정점으로 수주 잔량이 줄어들고 중국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가 하락으로 장기불황마저 우려됐다. 하지만 회사는 '저가 수주'를 내걸고 제살깎기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적 달성과 회사 외형 유지를 위해 상선 분야의 수주 감소 및 대외 경쟁력 하락을 해양플랜트 수주로 뚫는다는 전략이었다. 명분은 그럴 듯했지만 회사 사정과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장밋빛 청사진'이었던 셈이다.

결국 경영상 무리수가 이어졌지만 회사는 누적 적자 등 실적 부실을 눈속임하는 데 급급했다. 그 배경에는 경영진이 연임 달성을 위해 손실을 감췄고, 대주주 및 회계법인과의 유착이나 정관계의 비호까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국민 혈세로 수조원대 자금을 투입한 배경은 무엇인지, 방만경영을 전혀 몰랐는지도 관심사다.

이 과정에 정·관계 인사의 부당한 권한 행사나 이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로비의 존재 역시 의심되는 상황이다.

회계감사를 맡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막대한 손실을 제때 인식하지 못한 경위, 회사와 유착 가능성도 살펴야 할 사안이다.

검찰은 진정 내용을 포함해 그간 제기된 의혹을 모두 들여다 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의 재직 기간이 총 9년인데 이 기간 경영 관련 비리가 중점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내사 과정부터 감사위가 서울중앙지검, 창원지검에 접수한 진정과 관련한 내용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 우선 분식회계 규모 산정…이후 책임 묻는다

대우조선은 2013년 4천409억원, 2014년 4천711억원 흑자를 냈다고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각각 7천784억원, 7천429억원의 적자를 봤다. 2년간 2조원대 손실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2010년부터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부실 문제가 공론화하자 올해 3월 뒤늦게 회사에 재무제표 수정을 요구했다.

여기서 발견된 차액 등을 중심으로 분식회계 규모를 산정하는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윤곽이 드러나면 해당 시기에 회사를 이끈 고재호 전 사장의 책임 소재, 산업은행과 안진회계법인의 묵인이나 공모, 추가 분식회계 가능성 등에 수사의 초점이 옮겨갈 공산이 크다.

고 전 사장은 최근 소액주주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부에 낸 서면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계수치 조작을 지시한 사실이 결코 없다. 대규모 손실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최고경영자의 묵인 내지 지시 없이 분식회계가 진행될 가능성은 극히 낮고, 조 단위에 이르는 회계 부실을 모를 리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두 전직 사장의 측근을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과 산업은행, 회계법인 담당자 등 관계자 소환 일정을 검토 중이다.

song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2 0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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