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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아동 40%는 '노동자'…아동노동 근절위한 NGO 노력 이어져

카트만두 벽돌공장서 하루 12시간 중노동…학대에도 노출세이브더칠드런, 대안학교·기술교육으로 '희망주기 사업'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최평천 기자 = #1. 방글라데시 소년 바부(10)는 2년 전부터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다듬고 얼음을 운반하는 험한 일에 내몰렸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함께 살게 된 새 아버지가 도통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 10시간 일하고 버는 돈은 한 달에 고작 1천560타카(약 2만3천원).

동생까지 일을 시키느니 차라리 자신이 더 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 열심히 생선 상자를 날랐다. 동생만큼은 꼭 학교에 보내 좀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고 싶었다.

#2. 바랏(11)은 불과 여섯 살 때부터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벽돌공장에서 일했다. 부모님이 고향인 롤파에서 좀처럼 일자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카트만두로 이사했다.

네팔 아동 40%는 '노동자'…아동노동 근절위한 NGO 노력 이어져 - 2

제대로 보호장구도 갖추지 않은 채 맨손에 맨발로 벽돌을 만들던 바랏은 부모와 함께 1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학교에 등록했으나 여전히 집안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이번에는 '호텔 보이'가 됐다. '배움의 길'을 갈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아동노동 반대의 날'인 12일.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한국에서 멀지 않은 동남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수많은 어린이가 극도로 열악한 환경의 노동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네팔과 방글라데시는 아동 노동 문제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네팔 노동부의 2008년 실태 조사를 보면 5∼17세 아동의 40.4%인 31만4천여명이 노동을 한다. 이중 19.7%인 6만2천여명은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위험한 직종에서 일하거나, 착취·폭력에 노출됐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까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트만두의 벽돌 공장들은 네팔 아동이 가장 많이 일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하루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강요받는다. 작은 방을 남녀 구분 없이 숙소로 쓰기 때문에 성적 학대의 위험에도 노출된다.

방글라데시도 일하는 5∼17세 아동이 740만명에 달한다. 이중 130만명이 적절한 보호장비나 휴식시간 없이 공장에서 위험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12년부터 방글라데시 아동 노동자 지원 사업을 벌여왔다. 초점은 아이들에게 적절한 휴식시간과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데 맞춰졌다.

공장 고용주 연합단체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보호장비와 휴식시간을 제공하는 내용의 '아동행동강령'에 서명하도록 설득했다. 공장지대 근처에 '학습과 놀이 센터'도 만들어 아이들이 틈틈이 교육 기회를 얻도록 했다.

바부도 지난해부터 하루 30분, 때로는 2시간씩 짬을 내 이곳에서 수학과 알파벳을 배우고 미술과 음악 수업에 참여한다.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으나 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네팔에서도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노동 근절을 향한 노력이 2014년부터 계속됐다.

네팔의 아동 노동자들은 대부분 롤파 지역 출신이다. 롤파는 2006년까지 12년간 지속한 내전이 시작된 지역이어서 피해가 컸던 데다, 오지에 있어 발전이 더뎠다.

일자리가 없다 보니 많은 어른이 카트만두로 향했고, 아이들도 덩달아 험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롤파 지역에서 농업교육을 하고 비료를 제공해 농업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왔다. 가구제작, 재봉, 석공 등 다양한 직업교육도 했다.

그 결과 일자리가 점차 늘고 많은 사람이 롤파로 귀향했다.

바랏 가족도 그중 한명이다. 고향으로 돌아와 호텔에서 일하던 바랏은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대안학교에 등록해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 꾸준히 학교에 다닌다. 방과 후에는 염소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돕는다.

대안학교에서 밀린 공부를 따라잡고 하루빨리 정식 학교에 입학하는 게 목표다.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부모가 아동을 노동 현장으로 내몰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장기적으로 양질의 직업을 가진 어른이 많아져야 한다"며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기술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2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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