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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수익 '눈먼돈' 오명 벗는다…나눠먹기관행 12년만에 메스

기재부·조세재정연구원 심층평가 마무리…최종 개선안 발표 임박
기금사업 성과평가 강화…법정배분율 개편 가능성
복권수익 '눈먼돈' 오명 벗는다…나눠먹기관행 12년만에 메스 - 1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정해진 비율에 따라 각 기관에 배정되는 복권기금 법정 배분제를 12년 만에 손보기로 했다.

일부 법정배분 기금사업의 평가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나눠먹기식으로 배분되는 현행 제도하에서는 저성과 사업에 복권수익이 낭비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13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복권기금 심층평가 보고회를 연 뒤 조만간 최종 개선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는 작년 9월부터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외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연구팀을 꾸려 복권기금 법정배분 사업군에 대한 심층평가를 진행했다.

기재부는 최근 연구팀으로부터 최종 결과 보고서를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

정부는 배분율이 법으로 정해져 있는 탓에 기금사업이 비효율적이고 기금 운영의 유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이미 내부적으로 내린 상태다.

복권위원회도 법정 배분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정부의 인식에 공감하고 정부와 함께 개선안을 준비 중이다.

개선안에는 복권기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금사업의 성과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이 담긴다.

구체적으로 저성과 사업에 대해서는 배분 예산을 삭감하거나 법으로 정해놓은 배분율을 축소 조정하는 등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복권기금의 배분율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사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번 개선안은 성과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존의 나눠먹기식 관행이 대폭 손질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권수익을 배정받던 지방자치단체에 빨간 불이 켜졌다.

매년 안정적으로 들어오던 복권수익 기금의 불안정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종안 발표가 임박하면서 최근 지자체로부터 진행 상황을 묻는 문의 전화가 기재부에 빗발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자치단체의 법정배분 사업의 문제점은 복권기금 심층평가를 담당하는 조세재정연구원이 작년에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작년 10월 기재부에 제출한 '복권기금사업 성과평가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 지자체 법정배분 사업은 선정기준이 구체적이지 못한 데다 사업주체의 의지도 떨어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법정배분 지자체 사업은 일회성 신규 건설 사업이 많아 개별 지자체가 복권기금 평가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며 "이는 사업 성과 부진의 원인이 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한 기준 없이 정상적으로 선정되는 지자체 사업 선정과정을 제도화하고 평가 결과를 공개해 타당성이 낮은 사업이 선정되는 경우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속사업보다 신규사업의 평가가 현저하게 낮게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사업은 사업추진체계와 모니터링 배점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속사업과 평가 기준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복권기금은 복권 판매액에서 당첨금과 운영비를 뺀 수익금과 소멸시효가 지난 당첨금 등을 재원으로 하는 기금이다.

2004년 제정된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설치된 이 기금은 매년 35%는 법으로 정한 사업에 사용되고 65%는 복권위원회가 선정한 소외계층을 위한 공익사업에 쓰인다.

복권기금의 나눠먹기식 오명은 대부분 법정 배분사업에서 비롯된다는 평가다.

법정 배분사업에 할당된 복권기금은 제주도와 그 외 지자체에 각각 17.267%, 과학기술진흥기금 12.583%, 국민체육진흥기금 10.371% 등 10개 기관에 배분된다.

배분율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 제정 당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던 복권발행업무가 복권위원회로 통합되면서 이전에 복권을 발행하던 기관의 기득권을 반영해 정해졌다.

법정배분 사업군에 들어가는 복권기금은 2013년 5천233억원, 2014년 5천468억원, 지난해 5천392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나눠먹기식 관행을 없애고자 2011년 자금 소요에 따라 배분율을 ±20% 가감하도록 한 복권기금 성과 배분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평가 결과를 반영해 처음엔 배분액을 깎았다가 해당 기관이 사업계획을 늘리자 삭감분 일부를 벌충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복권위 차원에서도 법정 배분제의 문제점이 있다는 인식이 분명히 있다"며 "현재 제도에서도 복권사업에 대한 성과평가가 있긴 하지만 법정 배분비율 자체가 정해져 있다 보니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고 말했다.

porqu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3 06: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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