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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섬> '파도가 빚은 곳' 서해의 끝 백령도

놀 섬…오밀조밀한 '콩돌해변'·파도가 깎아낸 절경 '두무진'
아름다운 순례길따라 기독교역사 둘러볼까…고즈넉한 중화동

(백령도=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쉬이 길을 내주지 않는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꼬박 4시간이 걸리는데 물길이 나쁘거나 안개가 끼면 갈 방법이 없다.

그만큼 아직 사람의 손길이 덜 탔다. 바람과 파도가 깎아 낸 자연이 전부다.

인적 드문 왕복 2차로를 달리다 보면 너른 바다에 우뚝 선 기암절벽부터 천연 해변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대자연이다.

◇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달리다…심청각∼사곶 해변∼콩돌해변

백령도를 찾는 여행객은 용기포항을 거친다.

용기포 터미널 앞은 늘 손님을 기다리는 픽업 차량과 관광버스로 복작댄다. 비로소 '섬에 왔다'는 실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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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에서 가볼 만한 곳은 대부분 해안선 주변에 빙 둘러있다. 절경을 놓치지 않고 구경하려면 렌터카를 빌리는 게 편하다.

거의 모든 길이 왕복 2차로라 갈림길을 만났을 때 오른쪽으로만 꺾으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섬 주민들은 "사흘이면 백령도 지리를 손바닥 보듯 꿸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섬 동북편 진촌리에서 굽이진 언덕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심청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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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전의 무대였다는 사실을 기리기 위해 인당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치마폭을 잡고 곧 바다로 뛰어들 듯한 심청의 동상이 생동감 있다.

전시관 안에는 심청이 환생하는 장면과 심청전과 관련한 판소리, 영화, 고서가 있어 호기심 많은 이의 발길을 이끈다.

심청각의 고운 처마 아래로는 야트막한 성벽뿐 시야를 가릴 것이 없다.

심청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300석에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와 하늘만이 맞닿아 있다. 그 사이로 북녘 장산곶 땅이 아스라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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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는 원래 황해도 장연군에 속했다가 광복 후 옹진군에 편입된 땅답게 '먼나라 이웃나라' 북한과 코끝을 맞댔다.

심청각은 북한과 12㎞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날씨가 좋으면 장산곶에 있는 북한 포진지까지 볼 수 있다.

심청각 앞에 놓인 망원경 3대마다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사곶 해변에서 먼발치서 바라본 바다를 몸으로 느낄 차례다. 다시 진촌리를 지나 백령남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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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곶 해변을 살짝 밟아보면 여느 해수욕장보다 단단하다. 해변에는 차가 지나간 바퀴 자국이 선명하다.

물이 빠지면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할 정도여서 한국전쟁 때 미군이 비행장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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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나폴리 해안과 함께 전 세계에 두 곳밖에 없는 천연비행장이다.

해변 뒤편에는 키 높은 방풍림이 새파랗게 우거져 있다. 물장구를 치기보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닐기 좋은 해안, 딱 그렇다.

남포리 오금포 남쪽 해안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아기자기한 콩돌해변이 나온다. 햇빛에 달궈진 자갈이 색색의 모래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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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빚어 모나지 않은 자갈들은 바닷물에 젖어 보석처럼 빛난다. 작은 새알 같은 돌끼리 몸을 부비며 '차르르' 소리를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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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m에 걸쳐 깔린 자갈은 피부염에 특효라고 하는데, 맨발로 걷는 게 좋다.

손바닥만 하던 자갈은 바다와 가까울수록 콩알 만하다. 그야말로 '콩돌'이다.

해안 양쪽 끝 규암 절벽이 쪼개진 뒤 바닷물에 깎이고 깎이면서 만들어진 자연의 걸작이다.

콩돌을 자근자근 밟으며 서편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바라보면 더할 나위 없다.

해변 입구에 있는 파라솔 밑에서 땀을 식히며 막걸리를 한잔 해도 좋다.

◇ '걷기 좋은 풍경' 넘치는 백령도 남서편

섬 북서편의 작은 어촌마을 골목길 끝에는 갈매기 우는 두무진 포구가 반긴다.

두무진은 '뾰족한 바위들이 머리털 같다'해서 두모진(頭毛鎭)이라 불리다가 '장군 머리 형상 같다'해서 두무진(頭武鎭)으로 바뀌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수억 년을 거쳐 형성됐다는 기암절벽은 육지에서 봐도 배를 타고 봐도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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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정박한 유람선을 뒤로 하고 폭신한 데크 길을 오르면 가파른 기암 절벽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결과 질감까지 생생하다.

뾰족하게 깎인 절벽은 약 4㎞에 걸친 해안선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다. 오랜 세월 파도와 비바람에 깎이면서 각양각색인데, 코끼리를 닮은 바위와 장군바위가 유명하다.

두무진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해안을 따라 운항하는 유람선을 타야 한다.

높이가 50m나 되는 암회색 해식애(海蝕崖)가 병풍처럼 해안을 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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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때 두무진 입구를 찾으면 파식대 앞에 돌개바람이 분다. 바닷물 거품이 함박눈처럼 흩날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번 백령도 취재때 보지 못해 안타깝고 아쉬웠다.

백령도 순례길의 종점은 섬 남서편에 있는 중화동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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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는 19세기 밀려든 선교의 물결과 함께 뿌리를 내렸다. 백령도가 속한 대청 군도는 그 물결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다.

1898년 백령도에서 참사 벼슬을 지냈던 허득이 복음의 씨앗을 받고 함께 유배된 김성진, 장지영 등과 한학 서당에 중화동 교회를 지었다.

우리나라에선 새문안교회 다음으로 세워진 장로교회다.

바로 옆에 있는 백령기독교역사관에서는 100년 넘은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9세기 초부터 백령도에서 진행된 선교 기록을 모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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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로 향하는 '중화동 순례길'은 손꼽히게 아름답다.

조용한 시골길을 따라 주홍빛 지붕을 얹은 민가가 있고 연회색 벽에는 백령도의 기독교 역사를 담은 벽화가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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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곳곳에서 만나는 '빨간 다라이'도 반갑다. 까나리가 제철이라 갈매기가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까나리 액젓을 담그는 고무통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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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막바지에는 작은 규모의 중화 포구가 있다.

사곶이나 콩돌해변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풍경만은 뒤지지 않는다.

완만한 곡선을 그린 짙푸른 바다에 쪽배 한 척이 유유히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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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편·요금

-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모니플라워호(2천t급)나 코리아킹호(534t급)를 타면 된다. 두 배 모두 하루 1회 운항하고 백령도까지 4시간이 걸린다.

성인 기준 왕복 요금은 13만1천500원이다. 중고생은 11만8천500원, 경로 우대 요금은 10만5천500원이다. 다만, 성수기, 주말, 공휴일에는 할증이 붙어 1만원가량 더 비싸다.

'서해5도 방문의 해'를 맞아 연평·백령·대청도를 방문하는 다른 지역 주민들은 반값으로 할인된다.

성인 기준 왕복 요금이 6만6천500원, 중·고생 6만원, 경로 우대 요금이 5만3천500원이다. 1박 이상 묵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5∼12월 할인하는데, 예산이 소진되면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인천 시민 반값 할인, 장애 1∼3급 50% 할인, 4∼6급 20% 할인, 20명 이상 단체 10% 할인 등 다양한 할인제도가 있으니 꼼꼼하게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국가유공자 할인 혜택도 있다. 할인을 받으려면 신분증을 지참하면 된다.

- 섬내 교통편

개인택시, 마을·관광버스, 렌터카(1일 5만∼6만원) 운영

마을버스 농어촌 공영버스(하루 5회 운행, 사곶 버스 정류장 출발)

▲ 숙박업소

백령도 동북편에 있는 진촌리가 번화가다.

식당, 숙박업소, 잡화점 등이 몰려있어 대다수 여행객이 이곳에 짐을 푼다.

모텔과 민박 77곳이 옹진군 홈페이지에 등록돼 있다. 하루 숙박비는 5만원 선이다.

자세한 정보는 옹진군청 홈페이지(http://www.ongjin.go.kr/tour/)를 참고하면 된다.

▲ 음식

백령도 곳곳에서 별미인 홍합 돌솥밥을 맛볼 수 있다.

점심에 사곶 냉면을 맛봤다면 저녁은 돌솥밥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진촌리 '뚱이네 맛집'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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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지은 밥에 알 작은 홍합, 미나리, 쑥갓, 김이 올라갔다. 짭조름한 양념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쫄깃한 홍합과 풋풋한 미나리가 씹히면서 입맛을 돋운다.

가격은 8천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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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문의는 백령면 총무팀 노승환(☎032-899-3514)씨에게 하면 된다.

cham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4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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