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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섬 불안한 여교사들…섬 성폭행 부끄러운 민낯

학부모·주민이 여교사를 성적 욕망 대상으로 '충격'
섬에서 홀로 근무하는 1천여명 여교사 안전대책 시급
신상털기·지역비하 심각, 성범죄 인식 개선 필요

(신안=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섬마을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가 주민 3명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이 커지고 있다.

학부모이자 이웃 주민인 피의자들은 외딴 섬에 홀로 건너와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힘쓴 새내기 여교사를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삼았다.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 충격은 더 커졌다.

이들에게는 살인죄에 준하는 처벌이 가능한 '강간치상' 혐의가 적용됐다.

이번 사건으로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된 도서 지역의 열악한 관사 문제가 그 민낯을 드러냈다.

육지와 동떨어진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애쓰는 교사들의 어려운 실정도 새롭게 부각됐다.

당국은 뒤늦게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번 사건에서 나타난 무차별한 신상털기, 지역비하, 성범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은 우리 사회에 풀어야 할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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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교사 술 취하자 관사 차례로 찾아 짐승으로

전남 신안의 한 섬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지난달 21일 밤 저녁식사를 하러 홀로 식당을 찾은 여교사에게 술을 권한 뒤 정신을 잃자 2㎞ 떨어진 관사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뒤늦게 술자리에 동석한 이모(34)씨는 박씨가 여교사를 데리고 관사에 들어간 지 1분 뒤, 옆 식당 주인 김모(38)씨는 20분 뒤 관사를 찾아 다음날 새벽까지 차례로 범행했다.

다음날 새벽 정신이 든 피해 여교사는 이상을 감지하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전담팀을 급파, 사건 현장에서 이불과 옷을 수거하고 여교사를 육지의 병원으로 데려가 DNA를 채취했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식당과 관사 주변에서 확보한 CCTV 화면을 토대로 이들을 성폭행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혐의를 부인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 결과 피해자 체내에서 이들의 DNA가 검출되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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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 드러나 최고 무기징역 가중 처벌

사건을 수사한 전남 목포경찰서는 이들을 당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유사강간과 준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범행을 공모하지 않은 점을 들어 3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는 유사·준강간죄를 적용한 것이다.

그러나 추가로 드러난 공모 정황과 여교사의 상해 사실을 근거로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는 강간 등 상해·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강간 등 상해·치상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해지는 살인죄보다 최소 형량은 더 무거운 중범죄다.

경찰은 10일 이들 피의자 3명에게 강간 등 상해·치상 혐의를 적용,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2007년 대전에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서 용의자의 DNA를 채취했지만 신원을 확인할 수 없어 미제로 남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김씨의 DNA와 신상 정보가 확보되면서 여죄가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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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벽지 1인 근무 여교사 1천121명…섬 여교사는 힘들다

도서 지역에 근무하는 여성 교원은 총 3천명으로 이 가운데 37.4%인 1천121명이 홀로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이 45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330명, 인천 182명, 경북 35명 등의 순이었다.

여성 교사가 단독거주하는 관사는 총 364곳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경찰은 사건 이후 교직원 관사 안전관리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있다.

여교사가 단독 거주하는 관사는 CCTV를 설치하고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이장과 부녀회장 등 지역지킴이와 경찰의 공조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낙도·오지에 학교별로 떨어져 있는 관사를 몇개 학교씩 묶어 교사 여러 명이 함께 거주하는 연립주택형 관사를 건립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간호사 등 보건의료 인력과 기업 지방출장소 근무자 등 도서지역에 근무 중인 여성 인력 실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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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망 구축·음주문화 개선 필요…신상털기·지역비하 심각

사건 이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혜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그동안 사회안전망에서 철저히 외면받은 도서벽지 치안과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 김현진 수석부지부장은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인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안전망 부재"라며 "여교사가 2차, 3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서둘러 사건의 마침표를 찍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술자리에서 여성을 성욕의 대상 정도로 생각하는 왜곡된 성문화나 이런 걸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사건이 재발할 수 밖에 없다"며 "우리 사회의 약자를 대하는 잘못된 인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곳이라는 이유로 신안군을 겨냥한 비이성적인 사이버 공격과 무차별적인 신상 털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특정 지역을 겨냥한 도가 지나친 지역 비하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사건이 발생한 마을 주민과 신안군, 군의회, 지역사회단체는 피해자와 그 가족, 국민에게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cbebo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0 15: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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