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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구조조정 순항…채권단 대주주 지위로

해운동맹체 가입도 수월 전망…내달 주주총회
한진해운[117930] 유동성 악화…연체로 협상 고군분투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이지헌 박초롱 기자 = 10일 현대상선[011200]이 해외 선주들에게 앞으로 지급할 5천300억원의 용선료를 인하하기로 합의서를 체결함에 따라 현대상선의 채무 구조조정이 사실상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용선료 인하로 현대상선은 청산의 위기를 벗어났지만 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회복 측면에서 보자면 이제 겨우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한숨을 돌렸지만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기업 정상화를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 기업 정상화 추진 2막으로…동맹체 가입 총력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성공시키면서 기업 정상화의 2막을 향해 달려가는 모양새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 2월부터 진행해 온 용선료 협상 결과 컨테이너 선주사들과 20% 수준의 용선료 조정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벌크선주사와 25% 수준에서 용선료 조정 합의 의사를 확보했으며, 이달 중에 모든 선주사와 본계약 체결을 완료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앞서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5차례에 걸쳐 열린 사채권자 집회에서 현대상선은 총 8천42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안을 100% 가까운 동의로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구조조정의 가장 큰 고비로 여겨지던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이라는 큰 산 두 개를 사실상 넘어선 셈이다.

현대상선 채권단은 회사와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해운동맹 가입을 조건으로 하는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다음 고비는 초기 멤버에서 배제됐던 글로벌 해운동맹체 가입 추진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을 타결하면 해운동맹 가입도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달 안에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의 동의서 확보 작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 다음 달 주주총회 후 채권단 대주주로…경영진 교체될 듯

출자전환 후 현대상선은 새로운 지배구조로 새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7대 1로 줄이는 무상 차등감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다음 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차등감자의 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채권단과 사채권자가 보유한 채권의 출자전환과 함께 대주주 차등감자가 확정되면 현 회장 측 지분율은 1% 미만으로 떨어지고, 현대상선은 지배권이 채권단에 넘어간 상태에서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게 된다. 또한 현대그룹 계열에서도 분리된다.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 정부는 8일 관계장관회의에서 해운업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장기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업계 이해도가 높은 해운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하는 등 경영진 교체와 더불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장기운송 계약, 해외 터미널 확보 등으로 안정적 영업기반을 다지면서 새로운 선박을 짓고 노후 선박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선대를 개편해 영업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지난 3월 마련한 12억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 펀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수요 변화에 따라 규모와 대상 선종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1일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고 채권단 및 사채권자의 출자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돼 부채비율이 400% 이하로 떨어진다면 언제든지 선박펀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 난항…양대선사 합병 가능성 여전

현대상선보다 늦게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해외 선주들을 대상으로 용선료 조정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는 1차 협상을 완료한 상태다. 곧 구체적인 조정 내용을 협의하는 후속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1천억원 규모의 용선료 연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연체액은 이번 달에 2천억∼3천억원대로 불어날 수도 있다.

한진해운은 당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대로 4천112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말까지 H라인 해운 잔여지분과 벌크선 매각, 일본 도쿄 사옥 일부 유동화 등으로 650억 원가량을 확보했다. 이달에는 런던 사옥 매각 잔금과 상표권 유동화 수익 등을 통해 추가로 약 66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자율협약 조건 중 해운동맹 가입만 완료한 상태다. 용선료 협상이 순탄하게 이뤄져야 이달 17일로 예정된 1천900억원 규모의 사채권자 채무재조정도 성공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에서 해운사들의 정상화 노력을 최대한 지원하되 실패하면 원칙에 따라 처리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특히 한진해운에는 "소유주가 있는 만큼 개별 회사 유동성은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추가 지원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도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대주주 차등감자와 출자전환이 이뤄져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부상해 경영권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와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모두 구조조정에 성공하면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채권단이 양사의 합병을 재검토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저가 운임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덩치를 키우며 비용을 줄이는 '치킨 게임'을 벌이고 있다"며 "해외 시장 분석가들 역시 한국의 1, 2위 선사가 결국은 합병의 길을 택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p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0 15: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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