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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세계 비보이 42년 역사 첫 메이저 5관왕 '진조'

비보이 '지존' 김헌준 단장, 5년간 매일 9시간 맹훈련
세계대회 심사위원 맡아 7월 부천세계비보이대회 준비

(부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세계 비보이 42년 역사상 첫 메이저 대회 5관왕…세계 대회 80회 이상 우승'

세계 비보이계의 살아있는 전설 '진조'('불살라 오른다'는 뜻)가 이룬 업적이다.

<사람들> 세계 비보이 42년 역사 첫 메이저 5관왕 '진조' - 2

1999년 친구 서너명과 춤을 추기 시작한 진조가 세계 비보이계를 평정하고 대한민국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김헌준(32) 진조 단장 겸 대표는 13일 "5년동안 추석이나 설도 쉬지 않고 매일 9시간씩 훈련했다"며 세계 1위 비결을 공개했다.

김 단장은 1999년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의 말을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다.

즐겁고 재미 있었다. 싫증을 낸 적도 없다. 그때 친구들은 대부분 춤을 그만두거나 떠났지만 김 대표는 춤에 빠져 살았다. 그러다 2001년 '진조'를 결성했다.

진조는 성장을 거듭해 현재 김 단장, 김 단장 동생 헌우, 장지광, 황명찬, 오철제, 이승진, 장석일, 이태규 등 15명의 핵심 멤버와 5명의 예비 멤버, 지원팀 4명 등 총 24명으로 이뤄졌다.

실력을 쌓기 위해 2005년부터 5년간은 다른 팀의 연습실을 빌려 그 팀이 연습하지 않는 시간인 밤 12시부터 오전 9시까지 비지땀을 흘렸다.

뛰어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멤버가 화려하지도 않아 오로지 연습으로 실력을 끌어올리는 길 밖에 없었다고 김 단장은 회고했다.

2004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 비보이 대회를 제패한 뒤 2008년 프랑스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인 '레드불 BC1'에서 우승을 하는 감격을 누렸다.

<사람들> 세계 비보이 42년 역사 첫 메이저 5관왕 '진조' - 3

김 단장은 "생각이나 행동은 자유분방해도 의견을 나눠 일단 결정되면 하나가 돼 끝까지 가는 정신도 메이저 우승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팀원들에게 "최고가 되지 못할거면 춤을 추지 말자"며 강인한 정신력을 심어줬다. 자신도 더 강하게 담금질했다.

고된 훈련과 강철같은 팀워크, 끊임없는 창작으로 진조는 2012년 마침내 세계 메이저 대회 5관왕에 올랐다.

한국 주최 'R16', 이탈리아 주최 '레드불 BC1', 독일의 '배틀 오브 더 이어', 영국의 'UK-비보이 챔피언십', 미국 주최 '프리스타일 세션'을 모두 움켜쥐었다.

세계 비보이 42년 역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후발 주자가 비보이의 역사를 새로 쓴 셈이다.

진조는 요즘 팀원 모두 모여 하루 4시간 정도 훈련한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그래야 친구에게 자극이 돼 더 열심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원들은 늘 새롭고 고난도 기술을 개발한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예술성 높은 기술들을 선보여야 환호를 받고 우승할 수 있다.

무술이나 체조를 응용하고 각자 신체나 체형에 맞는 기술을 찾아낸다. 이론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동작을 개발할 수 있게끔 늘 유연한 생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고된 훈련과 기술개발은 짜릿한 우승으로 이어진다. 지난 5일 프랑스에서 개최된 '2016 Battle VNR 세계비보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올해 만 벌써 4차례 우승했다.

지금까지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것만 80여회에 달한다.

'지존'의 지위에 오르면서 이름있는 세계대회 주최측은 진조 팀원 전체의 여행경비를 대고 VIP로 모셔간다.

김 단장은 "김치가 없으면 한식이 되지 않는 것과 같이 한국팀이 없는 비보이 대회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국 비보이 그룹 가운데 세계 대회에 출전할 기량을 갖춘 팀은 10팀 정도다.

김 단장을 포함해 진조 단원들은 세계대회 선수로만 참가하는게 아니라 심사위원으로도 초빙된다.

김 단장이 올해 8차례 세계대회 심사위원으로 초청받는 등 진조 핵심단원들은 최고의 예우를 받으며 연간 20여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진조는 2012년 부천 문화예술 홍보대사에 위촉됐고, 제1회 나라사랑 어워드·2015 대한민국 최고기록인증(예술부문)·2014 한류힙합부문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을 받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해 다른 예술단체와 함께 한국의 문화를 전파했다. 박 대통령은 공연을 관람한 뒤 진조를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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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조는 국내외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많이 참가하지는 않는다. 세계 최고의 팀으로 위상과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른 팀이 참가할 기회를 주려는 측면도 있다.

김 단장은 "우리는 최고의 팀으로 화려하고 활동도 많이 하지만 국내 비보이의 현실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비보이를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고 있고 점점 저변이 확대되는데 반해 우리는 유행하는 춤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비보이를 보고 즐기면서 정작 자식이 비보이를 하려고 하면 말리는 부모가 많은 점도 그렇다. 수입도 많지 않은 편이다.

김 단장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 살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며 살수 있는 나라가 좋은 나라 아니겠냐"며 "정부에서 전문 문화예술단체에 좀 더 지원해 좋은 후배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끝으로 "우리가 세계대회에 참가하고 우승을 많이 한 경험을 살려 7월에 부천에서 세계대회를 연다"며 "많이 오셔서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

chang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3 06: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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