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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시늉뿐인 양성평등 정책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양성평등위원회를 열고 '양성평등정책기본계획 2016년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핵심은 지난해 전체 육아 휴직자 가운데 5.6%이던 남성 비율을 올해 6.7%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 밖에 일·가정 양립의 고충 상담을 하는 지원사업소를 6곳에서 82곳으로 확대, 여성이 육아휴직할 수 있게 대체인력 채용 지원 규모를 지난해 1천 명에서 올해 5천 명으로 증대, 양성평등 실태조사 등이다. 육아 휴직자는 지난해 여성이 8만2천467명, 남성이 4천872명이었다. 비율을 목표대로 6.7%로 늘리면 남성 육아 휴직자는 많아야 6천~7천 명이 될 것이다. 이 정도로 양성평등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다른 정책들도 양성평등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볼 수 없는 지엽적인 것들이다. 물론 여성가족부가 정부 부처 중 인력과 예산이 가장 적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놓을 수 있는 대책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문에 총리 주재 양성평등위원회를 만든 만큼 고작 이 정도를 양성평등 정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실망스럽다. 이번 계획 중에는 고용부 등 관련 부처가 이미 시행 중인 것들을 모아서 '재탕' 발표한 것들도 있다.

우리 사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으로 경제 성장과 사회 유지가 어려울 정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여성에 대한 연이은 범죄로 국민이 불안해 하고 여성혐오 논란이 뜨거운 상황이다.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은 이웃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남성육아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파격적 재택근무 계획과 너무 대비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출산 위기를 겪고 있는 일본에서 여성들의 출산과 경제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도요타는 전체 사원 7만2천 명 가운데 관리직 2만5천 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단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는 파격적인 재택근무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부모가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하고, 특히 남성이 육아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늘리고, 경력 단절을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은 '여성이 활약하는 사회'를 구호로 내걸고 있으며, 기업들이 여성 인력을 발탁할 수 있도록 '여성활약추진법'을 만들었다.

한국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13년 기준 49.9%로 남성의 72%에 훨씬 못 미친다. 그나마 여성들이 종사하는 직종은 임금이 낮거나 하위직이 많다. 살인, 강도 등 전통적 강력 범죄가 꾸준히 줄고 있는데도 여성에 대한 범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살인, 강도, 방화, 강간 등 4대 강력 범죄 피해자 중 여성의 비율은 1995년 29.9%였으나 2011년 71.2%로 상승한 뒤 2013년에는 90%에 이르렀다. 정부는 입만 열면 저출산을 우려하고 출산율을 높이겠다며 이런저런 정책을 내놓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서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큰돈 들이지 않고 의식과 문화를 바꾸어서 출산율과 경제성장률을 높일 방법이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다. 남녀차별을 일거에 없앨 수는 없지만 이를 주도해야 할 정부에 양성평등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가부장적인 남녀차별 의식, 남성우월주의가 사라져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도 감소할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0 14:2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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