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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두리 해안사구, 바람과 모래가 빚어낸 예술 작품

(태안=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남북으로 뻗은 충남 태안의 리아스식 해안은 장장 530㎞에 달하고, 곳곳마다 절경을 끌어안고 있다. 이중 으뜸은 원북면에 위치한 신두리 해변이다. 신두리 해변에는 다른 곳에 없는 신두리 해안사구와 두웅습지 등 두 가지 볼거리가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무려 1만5천 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만들어진 생태계의 보고다. 해안사구는 파도에 의해 밀어 올려진 모래가 썰물 때 햇볕에 마르고 오랜 세월 바람에 의해 해안 주변으로 쌓인 모래언덕이다. 신두리 해안사구의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는 겨울철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북서 계절풍이 옮겨 놓은 것이다.

신두리 해안사구, 바람과 모래가 빚어낸 예술 작품 - 2

‘한국의 사막’으로 불리는 신두리 해안사구는 길이 3.4㎞에 폭 500∼1천300m로 파도와 바람이 빚고, 그리고 시간이 깃든 합작품이다. 최대 높이 19m를 정점으로 좌우로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이 장관이다. 모래언덕 뒤로는 곰솔 숲이 병풍처럼 빙 둘러쳐져 있다. 신두리 해안사구는 모래언덕과 습지가 공존하기 때문에 사막지대라 할 만한 모래밭 생물과 늪지대라 할 만한 습지 생물이 나란히 공존한다.

◇ 습지도 공존하는 국내 최대 규모 해안사구

신두리 해안사구 탐방로는 걷기 좋고 운치도 있다. 이곳 출신 장원호 생태해설사는 “몇년 전부터 아까시나무 등 외래식물을 다 걷어내고 있지만 곰솔과 아까시나무가 심어지기 전에는 온통 모래언덕이었다”며 “많은 방문객이 모래를 밟다 보니 사구의 높이가 점점 깎여서 어쩔 수 없이 지정된 탐방로를 통해서만 신두리 해안사구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예전엔 바람이 심한 날이면 밤새 모래 언덕 하나가 생겼다가 없어졌다고 한다. 탐방코스는 총 3개로 A코스는 1.2㎞로 30분, B코스는 2㎞로 60분, C코스는 4㎞로 2시간 정도 걸린다.

신두리 해안사구, 바람과 모래가 빚어낸 예술 작품 - 3

신두리 해안사구 탐방로에 들어서면 부드러운 곡선이 일품인 거대한 모래언덕이 펼쳐진다. 처음 보는 이국적인 모래언덕에 감탄하며 나무덱 탐방로를 따라 모래언덕 입구에 오르면 초승달 모양 모래언덕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모래언덕은 바람이 불어오는 바다 쪽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그 뒷면은 가파르게 깎여 있다. 바람의 땅이라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바닷바람이 쓸고 간 모래언덕에는 고운 물결무늬가 새겨져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모래바람이 모래언덕 너머로 흩어진다. 흡사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낯설고 이색적인 풍경이다

나무덱 탐방로를 따라 모래언덕 사이를 걷다 보면 명주잠자리 유충인 개미귀신이 파놓은 모래 함정이 눈을 즐겁게 한다. 신두리 해안사구의 터줏대감인 개미귀신은 일명 개미지옥이라는 깔때기 모양의 함정을 파고 그 밑에 숨어 있다가 떨어지는 개미나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다. 이따금 표범장지뱀이 지나간다. 등 쪽에 호랑이 얼룩 반점이 있는 표범장지뱀은 행동이 날쌔고 곤충을 잡아먹는다.

신두리 해안사구, 바람과 모래가 빚어낸 예술 작품 - 4

모래언덕에는 갯그령과 통보리사초가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 모래땅을 비집고 촘촘히 고개를 내민 이 사구식물들의 뿌리는 매우 길어 모래를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신두리 해안사구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언덕을 내려와 왼쪽 탐방로로 접어들면 사막 같은 풍경은 사라지고 곰솔생태숲이 이어진다. 바닷가 주변에서 자라기 때문에 해송이라고도 불리는 곰솔은 잎이 소나무보다 억세다. 곰솔생태숲을 지나면 억새가 군락을 이룬 억새골에 들어선다. 억새골은 넓게 펼쳐진 사구와 함께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억새꽃이 피는 가을에는 환상적이다. 이어 오래전 운석이 떨어졌다는 작은별똥재를 지나면 해당화동산이다. 7월까지 꽃을 피우다가 방울토마토 크기의 붉은 열매를 맺는 해당화는 해변 모래땅에 무리 지어 생육하는 장미과 낙엽 관목이다. 예전에는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각종 개발과 생태계 변화로 구경하기 어려운 꽃이 됐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추는 해당화의 진한 향기에 취하다 보면 신두리 해변에 닿는다. 단단한 해변을 걷다 보면 다른 곳보다 작은 모래 경단이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엽낭게와 달랑게는 모래를 잔뜩 삼키고 자기가 좋아하는 먹이만 빼먹은 후 모래를 뱉는다. 그러고 나서 모래를 둥글게 말아 놓는 특성이 있다. 해안사구 보존을 위해 해변 곳곳에 모래포집기를 설치했다. 해변에서 다시 해안사구로 오르면 순비기 언덕에 닿는다. 최고급 향수로도 사용되는 순비기나무는 모래가 바람에 의해 유실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사구 형성에 중요한 식물이다.

신두리 해안사구, 바람과 모래가 빚어낸 예술 작품 - 5

사구 남쪽에는 길이 200m, 너비 100m, 최대 수심 3m의 두웅습지가 있다. 사구가 형성되면서 모래 속으로 빗물이 들어가 지하수가 됐고, 그 지하수가 바다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여 만들어진 것이다. 신두리 해안사구 면적의 0.5%를 차지한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람사르습지로 지정돼 있지만 우리나라 해안사구에 인접한 습지로는 규모가 제일 크다.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맹꽁이, 표범장지뱀을 비롯해 수생식물인 붕어마름, 갈대 등 동식물 수백여 종이 서식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생명체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금개구리다. 금개구리는 울음주머니가 발달하지 못해 큰 소리로 울지 못하고 그 소리도 매우 짧다. 산란은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이어진다.

사구가 생성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훼손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90년 이후 사유지를 중심으로 숙박시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해안사구는 보통 모래밭에 지나지 않았다. 개발 탓에 훼손되기 시작한 해안사구는 지난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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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Tip) : 신두리 사구센터>

신두리 해안사구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한 신두리 사구센터는 해안사구에 대한 정보를 입체와 영상으로 재현한 체험공간이다. 4E(흥미, 체험, 교육, 효율)가 접목된 전시실에 들어서면 프롤로그부터 시작해 바람언덕(신두사구, 시간의 흔적), 모래언덕(생태서식지 신두사구, 신두사구 친구들, 두웅습지 친구들), 신두언덕(사구가 아파요, 신두사구 지킴이, 신두아카이브, 샌드아트), 에필로그(또 만나, 신두사구)로 이어지는 전시물로 이뤄져 있다. 모래를 직접 만지면서 그림을 그려보는 샌드아트도 체험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

chang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13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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