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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가다…北확성기 소리에 팽팽한 긴장

송고시간2016-06-09 13:00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 "JSA는 한반도 위험 보여주는 장소"

JSA서 약 3㎞ 떨어진 기정동 마을서도 확성기 방송 울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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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은 북한군의 확성기 방송 소리로 시끄러웠다.

북한 여성 아나운서의 선동적인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는 어려웠다.

연합뉴스 기자가 8일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안내로 국내 언론 매체들과 함께 방문한 JSA에서는 팽팽한 긴장이 느껴졌다.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방문한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을 촬영하는 북한 병사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12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방문한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을 촬영하는 북한 병사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취재진을 안내하던 장교는 "북한군이 올해 초부터 JSA에서도 확성기 방송을 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도 확성기 방송을 하며 '맞불 작전'을 벌이고 있다.

JSA에서는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지 않는데도 북한군은 이곳에서 확성기를 가동 중이다.

북측 판문각 계단 위에는 하복 차림의 북한군 1명이 부동자세로 남쪽을 노려보며 서 있었다.

남측 '평화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북한 병사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측 '평화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북한 병사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남측 주요 인사들이 JSA를 방문하면 밖으로 나오는 북한군 수도 늘어난다. 이순진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지난달 12일 JSA를 방문했을 때에도 북한군 여러 명이 나와 남쪽의 동태를 살폈다.

JSA 경비대대장인 권영환 중령은 "JSA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일지 몰라도 긴장이 끊이지 않는 곳"이라며 "북한군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SA에서 북한군과 대치하는 장병들은 지극히 사소한 사건도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안다. 1984년에는 북쪽에서 JSA를 관광하던 옛 소련 외교관이 갑자기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바람에 그를 좇는 북한군과 우리 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우리 군 1명과 북한군 3명이 숨졌다.

이 때문에 북측 판문각과 마주보는 남측 '평화의 집'에는 여러 대의 최첨단 감시장비들이 설치돼 북한군 동향을 샅샅이 감시하고 있었다. 북쪽 판문각에도 몇 대의 감시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취임 직후 JSA를 방문했던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이날 서울 용산에 있는 사령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JSA에 가면 남북한의 차이와 한반도에 현존하는 위험을 분명히 감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SA 3초소에서는 신록이 우거진 숲 뒤로 약 3㎞ 떨어진 곳에 있는 북한의 선전용 거주지인 기정동 마을이 보였다. 북한 인공기가 높이 솟은 기정동 마을에도 북한군의 확성기 방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기정동 마을 너머로는 개성공단 건물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다.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우리 정부의 결정으로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지도 벌써 4개월이다.

현재 JSA와 남북한의 군사력이 밀집된 비무장지대(DMZ)의 우발적인 충돌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은 1953년 6·25 전쟁을 중단한 정전협정이 유일하다.

브리핑하는 중감위 스위스·스웨덴 대표
브리핑하는 중감위 스위스·스웨덴 대표

(서울=연합뉴스) 판문점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인 우르스 게르브르 육군 소장(왼쪽)과 스웨덴 대표인 마츠 잉그맨 공군 소장(오른쪽)이 지난 8일 판문점 인근 중감위 건물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제공]

남북한이 정전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는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NNSC)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중감위는 6·25 전쟁 직후 유엔군사령부가 지명한 스위스·스웨덴, 북한과 중국이 지명한 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 등 4개국으로 출범했지만 지금은 스위스와 스웨덴만 남아 '반쪽'이 된 상태다.

북한이 1990년대 초 북측 지역에 상주하던 체코슬로바키아와 폴란드 대표를 추방하고 중감위 북측 사무실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이후 폴란드는 매년 2차례 판문점에 자국 대표를 보내 중감위 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DMZ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중감위의 감시 대상이다. 중감위는 작년 8월 북한군의 DMZ 포격 도발 때도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당시 우리 군과 미군도 독자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들 3개 기관의 보고서는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중감위의 스위스 대표인 우르스 게르브르 육군 소장은 "(한국군과 미군, 중감위가) 직접 본 것을 토대로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게르브르 소장은 "중감위는 공정하고 독립적인 정전협정 기구"라며 "정전협정이 유효하고 중감위의 활동이 필요한 만큼, 중감위는 JSA에 계속 남아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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