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건설기계노동자 "눈앞에서 트럭 전복돼도 안전은 뒷전"

송고시간2016-06-09 06:30

신호수·안전관리자 있으나마나…"안전 문제 알아도 지적 못해"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임금도 떼이는 현장에서 안전을 지켜달라는 건사치죠"

서울 구의역 안전문 사고와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지만 아직도 대다수 공사 현장에서 '안전은 뒷전'이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일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8일 공사장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을 토로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하루종일 토목·건축 공사에 사용되는 굴착기, 덤프트럭, 지게차 등 기계류를 운전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공사장에는 덤프트럭이며 굴착기가 위험한 지반을 피해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안내하는 신호수를 둬야 하지만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검단신도시 택지개발공사장에는 신호수가 1명 있다. 그마저도 일당 8만∼10만원짜리 일용직이다.

하루 단위로 갈리는 신호수들은 공사 현장이나 안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

제대로 된 안전 인력과 다이크(안전 턱)·지반 침하 보강 등 대책이 전무한 탓에 건설기계가 전복되거나 쓰러지는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건설기계노동자 "눈앞에서 트럭 전복돼도 안전은 뒷전" - 2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매년 평균 760명의 노동자가 건설 현장에서 사망한다.

특히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하루 8∼10시간 일하면서 점심시간 외에는 '차'에서 내려오지 못하는 등 고강도 노동에 시달린다.

운전자가 높은 건설기계에서 내려오다 발을 헛디디는 사고가 잦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 노동자는 "공사장은 대부분 복잡하고 지반 구조도 빈약해서 신호수의 존재는건설기계 작업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보다 못해 내가 직접 신호수를 가르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원청업체가 고용한 안전관리책임자는 단 1명뿐이다. 택지개발공사장의 노동자 수나 공사장 규모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춘무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서인천지회장은 "책임자가 있어도 헬멧 안 쓴 사람을 나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라며 "하청업체는 서류 상에만 안전관리책임자를 올려놓고 실제 현장에는 얼굴도 비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임금 체불은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15t 덤프트럭 기준으로 건설 시공 예산에 반영되는 표준품셈은 일당 8시간에 60만원이다.

검단신도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하루에 손에 쥐는 돈은 전국 평균보다 10만원 가량 낮은 35∼38만원 선이다.

35만원을 받아 하루 기름 100ℓ를 주유하면 기름값만 약 11만원이 든다. 일반 자동차보다 훨씬 비싼 보험료도 지불해야 한다.

일감이 규칙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보통 한 달에 열흘 정도 일하면 월급은 150만원 남짓이라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그마저도 하루이틀 체불되거나 어음으로 주는 경우도 있다.

"내일 트럭 1대가 필요하니 나오라"는 전화를 받으면 다음 날 일을 나서는데 자칫 공사 현장에서 원·하청 업체에 밉보이면 큰일이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 서부건설기계지부 건설노동자들은 LH(한국주택토지공사)를 상대로 안전과 체불 임금 문제를 해결하라며 LH 검단사업단 앞에서 노숙 투쟁을 하고 있다.

LH는 지난해 12월 인천 검단신도시 택지개발공사를 원청업체인 대방건설에 발주했다.

김두문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조직부장은 "노동자들이 공사장에서 계속 일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안전 문제조차 제대로 지적할 수 없는 구조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chamse@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

CID : AKR20200401048000063

title : "30년 지기가 내 여자친구 성폭행"…친구 살인범 법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