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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인조잔디ㆍ우레탄트랙 중금속 오염 '무방비'

송고시간2016-06-09 07:03

유해검사 '전무'…2010년 이전 시설은 납 기준조차 없어민간 체육시설은 다수 학생 이용에도 유해검사 아예 제외

유해 인조잔디 및 우레탄 트랙 조사
유해 인조잔디 및 우레탄 트랙 조사

유해 인조잔디 및 우레탄 트랙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공공체육시설 인조잔디 운동장 및 우레탄 트랙 등에 대한 유해성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서울시 이촌 한강공원 인근 우레탄 바닥이 설치된 야외 농구장에서 학생들이 농구를 하고 있다.

공공시설 인조잔디ㆍ우레탄트랙 중금속 오염 '무방비' - 2

(전국종합=연합뉴스) 온 국민이 사용하는 공공체육시설에 깔린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이 안전에 무방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금속 오염 등 우려가 있는데도 유해성 검사를 전혀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 운동장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에서 납이 검출돼 교육 당국이 전수조사와 함께 교체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2010년 이전에 만들어진 학교 밖 체육시설이 위험하다. 당시에는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 납 등 한국산업표준(KS)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탓이다. 정부 당국과 지자체는 기준 미비 등을 이유로 단 한 번도 유해검사를 하지 않았다.

정부가 전국 공공 체육시설 현황조사에 나섰지만,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민간시설은 조사 대상에서 아예 빠졌다.

전문가들은 중금속에 오래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노후한 인조잔디와 우레탄은 서둘러 걷어내야 한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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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공공체육시설 인조잔디·트랙 유해검사 '전무'

경북 상주공설운동장에는 설치된 지 20년 정도 된 우레탄 트랙이 있다. 노후됐음에도 그동안 교체는커녕 유해물질 검사를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지역 육상 꿈나무 수십명이 거의 매일 이 트랙을 돌며 운동한다. 시민 체육대회, 육상대회 등 각종 행사도 1년에 수차례 열린다.

경북에만 이런 공공체육시설은 약 3천400 개다. 149곳은 인조잔디가 깔렸다.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관리하는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말 동호회나 단체 체육대회 장소로 인기 있는 대관 시설이다. 2002년 경기장에 우레탄 트랙을 설치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유해성 조사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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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공공체육시설 관리 실태는 전국이 비슷하다.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 관리나 점검 체계가 없다. 2010년 이전에 인조잔디, 우레탄 트랙의 납 KS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은 탓이다.

2년여 전 학교 인조잔디에서 납이 과다 검출돼 교체할 때도 정부 당국과 지자체는 학교 밖 인조잔디를 수수방관했다.

뒤늦게 학교 밖 공공체육시설의 인조잔디 운동장 2천703개소 중 2010년 이전에 설치한 1천167곳의 유해성 조사에 나섰지만, 현황 파악에만 수십 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수박 겉핥기' 전수조사?…민간체육시설 조사 대상 제외

문화체육관광부는 인조잔디 파일(잎)과 충전재(고무알갱이)에 포함된 중금속, 휘발성 유기화합물, 다환방향족탄화수소 등 유해원소 함량을 측정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규정한 인조잔디 품질기준(0KS 3888-1)을 토대로 한 유해성 조사다.

인조잔디 유해조사에만 10억여원이 투입된다.

기준에 맞지 않으면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을 폐쇄하거나 이용을 제한하도록 하고 개·보수 비용도 지원한다.

당국의 이번 조사에서 민간 체육시설은 빠져 있어 체육시설 유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민간 체육시설에는 유·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축구나 풋살, 야구, 농구 등을 가르치는 스포츠 센터가 많다. 민간시설 조사를 병행하지 않으면 인조잔디나 트랙에서 뛰노는 어린이와 학생에게 중금속 노출 위험이 지속할 수밖에 없다.

납 KS 기준조차 없는 축구 골대, 농구대 등에 바른 도료 등 체육시설을 전부 점검하지 않고 특정 시설만 조사하는 것도 한계다.

문체부 관계자는 9일 "지금은 인조잔디와 우레탄 전수조사만으로도 벅차다"며 "민간시설 조사는 자칫 규제로 비칠 수 있어 현재로는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 "납 저농도 장기 노출 때 인지기능 약화"

전문가들은 납 등 중금속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체육시설 점검과 운영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박재범 아주대 산업의학과 교수는 "저농도 납에 장기간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을 준다"며 "혈중 납 농도가 높은 학생의 학습능력과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역학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하다면 문제 시설을 서둘러 철거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명호 춘천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은 비용이나 환경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며 "아이들은 코와 바닥 사이 거리가 짧아 유해성분을 더 많이 들이마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유해 논란이 있는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 시설 중 내구연한이 지나거나 연한이 남아도 문제가 있으면 철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해용 이주영 이종민 심규석 김용민 한무선 이영주)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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