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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만난 한-중 작가 "문학으로 본 양국 현실 흥미로워"

'제10차 한중 작가회의'서 양국 작품 낭독·토론
'제10차 한중 작가회의' 개막
'제10차 한중 작가회의' 개막(서울=연합뉴스) 7일 오전 경상북도 청송 객주문학관에서 열린 '제10차 한중 작가회의'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문학 작가들은 2007년부터 매년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양국의 역사, 문화, 문인들의 현재 활동을 공유하는 '한중 작가회의' 행사를 열어왔다.
[경북 청송군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엄청난 사이렌 소리가/허공에 붕 떠있는 원기둥 같소/나는 덩달아 가다가/시뻘건 바다를 발견하였소/풍덩 하고 뛰어들면/정말로 통쾌할 것이언만/나는 엄두가 나지 않소"

7일 오후 경북 청송군문화예술회관에는 중국 쭝런파 시인의 시 '불 끄기'를 박세현 시인이 한국어 번역본으로 읊는 목소리가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이날 오전 개막한 '제10차 한중 작가회의'의 주요 행사인 작품 낭독회와 토론회에서 양국 작가들이 모여 앉아 서로의 작품을 소리내 읽고 감상했다.

중국 시인들은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하지만 책에 쓰인 시를 읽으며 작품을 감상했고 한국 시인들은 박 시인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시 구절을 천천히 음미했다.

시는 소설에 비해 길이가 훨씬 짧아 완성된 작품 전체를 읽고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이 있음에도 양국 작가들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폭이 컸다.

쭝런파 시인은 중국 지린(吉林)성 작가협회 부주석으로, 루쉰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중국의 유명 시인이다.

쭝런파의 시 3편을 낭독한 박 시인은 "첫 번째 시 '느낌'은 제목처럼 이해하기가 부드럽고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불 끄기'였는데, 시가 아주 현대적이고 자기 안의 절박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아서 아주 잘 읽었다"고 감상평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시를 쓰게 된 창작 동기가 궁금하다"고 물었다.

쭝런파 시인은 "현실세계는 역설적이어서 늘 동기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는 원하는 것에 뛰어들어가지만 결국 원래의 동기와 다르게 되는 경험을 모든 개개인이 하게 된다. 그런 역설이 이 세계가 돌아가는 규칙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시를 쓰게 됐다"고 답했다.

'제10차 한중 작가회의' 참가한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
'제10차 한중 작가회의' 참가한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청송=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7일 오후 경상북도 청송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10차 한중 작가회의'에서 한국과 중국 문인들이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고 작품의 주제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의 문인들은 2007년부터 매년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양국의 역사, 문화, 문인들의 현재 활동을 공유하는 '한중 작가회의' 행사를 열어왔다.

이어 쭝런파 시인이 박세현의 시 '내 시 어떤가요', '문장강화', '저 한국문학사' 3편을 중국어 번역본으로 낭독했다.

'내 시 어떤가요'는 "나는 알고 있어요 당신/내 시 건성으로 읽는다는 거/내 사정도 그리 다르지 않아요/시라는 게/공들여 읽으면 남는 게 없다는 거/사랑할수록 외로워지잖아요(…후략)"라는 내용으로 시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 시다.

쭝런파는 "이 시는 솔직하고 자연스럽다. 대화체로 이뤄지는데, 숨어있는 독자나 친구에게 얘기하는 식으로 전개돼 아주 자연스러우면서도 사람의 본질적인 얘기를 잘 하고 있다"며 "박세현의 시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다.

문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양국의 서로 다른 지역과 문화에 대한 화제로 번지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소설 분과 토론회에 참여한 윤고은 작가가 중국 창춘(長春) 출신의 작가 장순푸의 수필 '조각의 도시'를 낭독하고 나서 "'조각은 인류 문명의 형상적인 기억이다'라는 문장에 공감이 많이 됐다"는 감상을 얘기하자 장순푸 작가는 "언젠가 꼭 창춘 조각공원을 찾아달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조각공원이 100㏊에 달해 직접 와보면 '만주 벌판이 이렇게 넓은 세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창춘에는 옥수수 등 식량이 많이 나는데, 여기 와보니 한국 분들이 밥을 조금씩만 먹던데, 장춘에는 곡식이 많아 여러분들처럼 먹으면 식량이 남아돌 것"이라는 농담을 던져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미경의 소설 '달콤한 게 좋아'를 읽은 중국의 슝잉 작가는 "이 소설은 한국의 모자간 이야기를 통해 세대차이를 보여주는데, 중국도 비슷하다. 부모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젊은이들, '등쳐먹는 족속'을 일컫는 말도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정미경 작가는 "부모자식의 관계는 다른 모든 관계가 깨져도 본질적인 관계로 느껴졌는데, 이제는 그게 좀 흔들리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 사회 현상에 주목하면서 어떤 방법이 없을까 질문을 던져본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소설 분과 토론의 좌장을 맡은 정과리 문학평론가는 "10년 전 한-중 작가회의가 처음 장족의 걸음을 떼어 이제 10번째 걸음을 걷고 있는데, 지금은 코끼리처럼 걸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이 서로 이해하는 폭이 넓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in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6/07 17: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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